다음 날 아침의 카루이자와역 부근

간밤에 녹았다고 생각했던 눈은 밤을 지나며 그 만큼 또 내려있었다.



:: 또 다른 겨울... ::


전 날 꽤나 많은 맥주와 술을 마셨지만, 숙취가 크지는 않다.


' 아마도 천천히 많은 이야기를 하며 마신 탓이었을 것이다. '


라고 혼자 생각을 하였다.


창 밖을 보니 하얀 눈이 전날과 다르게 더욱 펄펄 내리고 있었다.


' 오늘도 분명 눈이 많이 쌓여있겠구나.. ' 라는 생각과 함께 우선 호텔 프론트에 짐을 맡기었다.


그리고 어제 케빈이 소개 해 준, 아침식사가 근사하다는 카페로 향하였다.


마을 주민들은 꽤 신속하게 눈을 치우고 있었다.



자기 집 앞의 눈은 정말 철저하게 치우는 사람들...

도로도 조금 위험해 보였으나, 위험하게 운전하는 차는 보이지 않았다.



카페로 향하는 길은 온통 눈 그리고 눈..


사람들은 각자의 집 앞에서 눈을 치우고 있었으며, 눈을 처음 본 듯한 외국인(?) 관광객들은 어제와 다르지 않게 연신 셔터를 누르고 있었다.


그렇다.


이곳은 이곳을 바라보는 각자에게 다른 인상을 주는 그런 곳이다.


우리나라의 눈이 내리는 곳과 스키장도, 여기의 이러한 분위기와 같을까?

뜬금없이 우리나라의 관광산업이 걱정되기 시작했다.


눈을 처음 본 것도 아니지만, 그 눈에 비추어진 빛에 부신 눈을 껌뻑이며 카페를 향해 뚜벅뚜벅 걸어갔다.


눈을 바쁘게 치우고 있는 동네 주민들의 풍경을 셔터로 담고 싶었지만, 눈을 치우는 모습을 바로 앞에서 찍는다는게 무언가 미안하였다. 

( 그래서 조금 벗어난 곳에서 몰래 담았다... )


그리고 그들의 움직임은 나의 눈에 담았다.


그들의 생활과 그들을 모습을...


카페로 걸어가는 길은 거리 상으로 멀지는 않았으나, 

만만치 않은 길 이었다.



마치 최근에 봤던 영화 ' 파운더 ' 의 맥도날드 황금마차의 느낌이 났던 맥도날드.



전날 케빈이 소개 해준 카페는 카루이자와역에서 빠른 걸음으로 약 20분 정도가 걸렸다.


얼음길과 눈길을 조심히 걸어 도착한 카페는, 나무가 무성한 동네 한 자락에 자리하고 있어 고즈넉한 분위기를 자랑하였다. 



카페 근처 복잡한듯 복잡하지 않은 듯 있던 안내판



카루이자와의 카페 オキザリス



20여분을 걸어 도착한 카페 オキザリス(오키자리스) 는 눈 덮인 풍경과 아주 잘 어울리는 그런 건물이었다. 

도착하니 주인 부부인듯한 두 명은 무언가 준비로 분주하였으나, 이내 나를 인지하고 자리를 안내 해 주었고 메뉴를 가져다 주었다.


내부는 난로로 따뜻하였고, 조용하고 아늑한 느낌의 실내에서 좋은 아침식사를 할 수 있을 것만 같았다.


오늘의 첫 손님이라고 말을 꺼낸 그들에게 100엔을 할인 받은 950엔의 아침식사를 주문하였다.


오전 7시에서 11시 30분까지 세트메뉴는 100엔 할인!

이라고 적혀있다.



뭔가 정겨운 분위기의 실내



난로는 실내를 따스하게 해 주었다.


주문한 메뉴는 ' オムレップレートセット、パン付き ' ( 빵이 포함된 오믈렛 플레이트 세트 ) 였고,

음악을 듣고 어제와 오늘의 여정을 정리하며 기다려 보았다.


먼저 커피부터...

커피는 난로에서 끓인 물로 만들었다고 한다.


그리고 이내 곧 메뉴가 나왔는데, 메뉴판에 찍혀있는 사진과 별반 차이가 없었다.

( 결국 그것을 만들어서 찍고 만든 메뉴판이었을 테니... )


이곳 까지 걸어온 몸을 녹여준 커피 한 잔.



메뉴판에 있는 사진과 너무 다르지 않아서 더 기분이 좋았던 오믈렛플레이트



평소 빵을 즐겨 먹지는 않았지만, 

정성스레 준비된 메뉴는 다 먹어줘야...



계란은 적당히 익었으며, 소시지의 짭조름한 소금은 아침을 깨우는데 부족함이 없었다.

난로 위에서 끓은 물로 한 주전자를 가져다준 커피도 적당히 우려진(?) 맛이 일품이었다.


그렇게 하루의 일정을 생각 해 보고, 어제의 하루도 돌아보니 어느덧 급하게 열차를 타야 할 시간이 다가왔다.


잘 먹었다는 인사와 함께, 할인된 950엔을 건네고 オキザリス에서 나왔다.


카페에서 너무 시간을 잘 보내고 있었는지, 근처의 雲場池(쿠모바이케) 들른 뒤 역으로 향한다는 사실을 깜빡하였다.


발걸음을 빨리 재촉해야 했지만, 눈 길 때문에 속도가 나지 않았다.

( 물론 사진도 찍느라 )



급하게 둘러본 雲場池(쿠모바이케)

겨울의 정취를 느낄 수 있는 곳이다.



겨울의 색이 어울리는 호수는 어디나 멋지다.

#雲場池 #쿠모바이케



雲場池를 급하게 둘러보고, 빙판길을 스케이트 타 듯이 달려 호텔로 향하였다.

하지만, 급해도 눈에 들어오는 풍경을 사진으로 담는 것도 빼 놓지 않았다.


오래된 흔적의 안내판

雲場ノ池通り(쿠모바노이케토오리, 쿠모바이케길)


전 날 들렀단 케빈바도 놓치지 않았다.

KEVIN's Bar



호텔에 도착하자 마자 맡겨둔 배낭을 훔쳐가듯이 빼내어, 카루이자와역으로 향하였다.

( 짐을 찾을 때 열차 시간까지 약 5분이 남아 있는 상태였다. )


눈 길을 안전하게(???) 달리어 플랫폼으로 도착하자,

정확히 1분 뒤에 타카사키(滝沢)로 향하는 신칸센이 플랫폼으로 들어왔다. 그리고 타키자와에서 신칸센을 갈아타고 도쿄 와이드패스로 갈 수 있는 최북단인 GALA유자와 역으로 향하였다.


조금 늦을 법도 한데, 정확하게 들어왔다. 

공식시간 1분 전에만 도착해도 어찌되든 탈 수 있다. ( 하지만 몇 초라도 늦으면 못 탄다. )



타카사키역에서 열차를 바꾸어 다시 북쪽으로 향하였다.

이제는 新潟方面(니가타방면)의 신칸센이다.


타카사키로 돌아오며 사라졌던 눈의 풍경은 다시 북쪽의 터널을 지나 그 모습을 드러내었다.

적당히 빠른 니카타행 신칸센은 이러한 운치(?)가 있다.


눈을 발견한 아이들의 ' 우아~~ ' 라는 탄성이 흘러나온다.

갑작스럽게 펼쳐지는 눈 세상에 어른인 나도 속으로 탄성이 나오니 아이들은 어련하겠는가.


아이들의 순진한 탄성을 들으니 갑자기 나를 닮은 아이를 만나고 싶다는 생각도 들었다.

그러다 이내 곧 그 마음은 사그러든다.


' 왜 일까... '


모르겠다. 그 마음은 어찌 설명 할 길이 없다.


유자와에치고 역에 내려 다시 GALA유자와로 향하는 기차에 몸을 식었다. 이 동네는 갈 수 있는 스키장이 많아서인지 스키나 보드를 가지고 온 사람들이 각자의 길로 발 길을 재촉한다.


越後湯沢駅(에치고유자와역)에서 스키장이 있는 ガーラ湯沢駅(GALA유자와역)으로 가는 열차로 갈아탈 수 있다.



' 내년에는 일본에 스키장 여행을 와야겠다. ' 

그러한 생각이 드는 순간이었다.


좌측에 평쳐진 설산과 그 아래의 가옥들.

우측에 평쳐진 눈길과 그 위의 차들.


모두 하얀 세상이다.


GALA 유자와 역은 입구에서부터 스키장의 모든 것을 가지고 있었다.


인포메이션 센터, 렌털샵, 탈의실, 곤돌라 입구, 슬로프 도착지점, 기프트샵, 온천까지..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광고문구인 JR의 SKISKI(スキスキ)

스키스키~ 좋아좋아~ ( '스키'는 일본말로 '좋다' 라는 표현이다 )


슬로프 도착지점...

곤돌라 또한 이 건물에서 출발한다.



' 참 일본다운 발상의 스키장이다. ' 


그런 생각이 들었다.


스키를 타는데 있어 역에 도착하면 모든 것을 마치고 다시 역에서 출발 할 수 있는 그런 곳이다. 밖에 나갈 일은 스키나 보드를 타러 가는 것 뿐인 곳이다.


대충 둘러보고, 그냥 온천에 몸을 담구었다.




스노보드를 타고 갈 여유는 없었으니 온천이나..



와이드패스 소지자는 할인이 된다.


작지만, 따스하였다.

작지만, 편안하였다.

작지만, 쉬기에 충분하였다.


그런 온천이었다.

온탕과 냉탕을 오가며, 작은 온천을 즐긴 뒤 수영장의 벤치에서 잠을 청 하였다.


피곤해서였을까. 이내 곧 잠이 들고 30분의 꿀잠을 잔 뒤에 깨어났다.


이내 곧 준비를 하고, 동경으로 바로가는 열차를 다른 관광객들과 함께 기다렸다.


겨울 한시 운행하는 갈라유자와역에서 동경으로 바로 향하는 2층짜리 신칸센...

다시 도쿄로...



' 내년에 꼭 다시 와야지 ' 


하는 다짐을 뒤로 하고, 다시 동경으로 향하였다.


도시로 돌아왔다



하루가 지나감을 창 밖의 석양을 보며 알게되었다. 


나리타 공항에 도착하여 바로 나가노로...

나가노에서 만끽한 겨울의 풍경은 그렇게 끝나버렸다.


약 1시간 반의 시간이 지나자 동경에 들어왔고, 우에노(上野)를 지나 타카다노바바(高田馬場)로 향하였다.


그렇게 이틀째 여정도 지나가고 있었다.


The End of Human's Weekend Travel No.3

#humantravel #weekendtravel #flyhuman #KARUIZAWA #GARAYUZAWA #갈라유자와 #일본스키장 #신칸센


해질녘 그리고 후지산

이날은 꽤나 맑은 날 이었다. 여행에서 맑은 날은 기분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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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Fly Hum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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