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 번째 이야기 - 여행 그리고 공항(3) -

:: 언젠가 Bonjour~ 샤를드골공항 #CDG, 프랑스 ::


내가 파리의 샤를 드골 공항(링크, wiki)을 처음 방문하게 된것은 15일간의 1997년 세계청소년 대회(W.Y.D. 1997 파리)를 마친 뒤 출국 할 때 였다. 시내에서 약 27km 떨어져 있으며 파리를 동경하는 수 많은 여행자들이 프랑스를 방문하는 관문인 샤를 드골 공항(Paris-Charles de Gaulle International Airport, 위치/링크)

내가 처음 이 공항을 들렀을 때는 공항의 규모나 북적임은 내 눈에 들어오지 않았다. 당시 15일간의 여정을 안전하게 마쳤다는 것에 안도하였고, 공항안에서 만난 세계적인 지휘자 정명훈 씨에 눈이 팔려 내가 출국하는지 집에 가는지 정신을 못 차렸기 때문이다. 물론 그때는 이 공항을 다시 찾을 수 있을지 꿈에도 생각 못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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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a-cdg88 by dsearls 저작자 표시동일조건 변경허락 CCL(BY-ND)
샤를드골공항에서 가장 뇌리에 남는건 역시 곳곳에 있는 무빙 워크.. #CDG, 프랑스
 

지금까지 총 7번을 갔던 유럽일정 모두에 '파리'가 포함되어 있었고 1997년 출국, 2000년 출국, 2003년 입국, 2004년 입국, 2005년 두 번의 입국 등으로 가장 많이 들렀던 공항이지만 언제나 아쉬움이 남는 곳 이다. 그 이유는 시간에 쫓겨 공항 안 밖을 충분히 못 봤기 때문이다. 공항은 단순히 입국과 출국을 하는 기능적인 면 뿐만아니라 다양한 문화가 공존하고 활용되는 공간이기 때문이다.
 


그져 짐 찾기에만 바빴던...
2004년 여름, Baggage Reclaim #CDG, 프랑스
 

프랑스의 디자인 및 건축 감각을 높이 샀던 것은 여행 중 한 건축가 형님께 들은 파리 시내의 관광지 이야기를 통해서 이다. La Defense(링크, 위치)에서 바라보는 '개선문' 과 '에펠탑' 의 각도가 정확히 45도라는 것과 샹젤리제 거리부터 La Defense까지 사이의 파리 지하철 1호선 구간이 위성에서 촬영했을때 한치의 오차도 없이 일직선이라는 것이 었다.

11년전 들은 이야기지만 아직도 뇌리에 강하게 박혀 있는 이 이야기를 통해 분명 파리의 관문인 샤를 드골 공항에도 특별한 요소가 숨어 있지 않을까 생각해 볼 수 있었다. 근데 그것이 무엇일까??
 


Terminal E del Aeropuerto Charles de Gaulle - París 2003
Terminal E del Aeropuerto Charles de Gaulle - París 2003 by Lucy Nieto 저작자 표시비영리동일조건 변경허락CCL(BY-NC-ND)
분명 이러한 모습에도 건축가의 의도가 숨어 있을꺼야... #CDG, 프랑스
 

곰곰히 생각해보면 나라는 놈은 언제가부터 공항을 방문 했을 때 처음에 느꼈던 설레임이나 방가움을 점점 잊으며 입국과 출국 전, 공항 내부에서 보는 활주로 그리고 항공기, 하늘... 그런 모습들만 집중하여 카메라에 담았던 것 같다. 그래서 인지 다시 한번 샤를드골공항을 다시 방문하여 천천히 공항 내 외부를 천천히 내 마음과 카메라 렌즈에 담아보고 싶은 생각이 든다. 분명 처음 만났던 1997년 그리고 마지막으로 만났던 2005년과는 다른 모습을 보여줄거라 믿으며 말이다.

그렇다면 어떠한 마음으로 이곳을 만나야 그 설레임을 다시 찾을 수 있을까..?
곰곰히 생각해 볼 문제이다.
 


도착하면 내가 탄 비행기와 방겨운 활주로만 뇌리에 남아서 였을까?
2004년 여름, 에어프랑스에서 내린 뒤... #CDG, 프랑스


만남도 그렇지 않을까?
 
어떠한 만남이 익숙해 지면 그만큼 설레임이나 방가움은 어느덧 사라지고 새로운 만남만을 갈망 할 때가 있다. 거미줄 처럼 엮여있는 지하철 망을 가진 파리에 7번이나 갔다해서 내가 다 아는 듯 열차를 타고 그것에 대해 다 아는듯 이야기하며 설레임이라고 이야기 했던 시간은 잊은 채 즐거운 추억만이 존재 하는양 그곳을 떠올린 적이 있었다. 이 얼마나 어리석고 오만이 가득찬 생각인가...


다음에 방문 할 때에는 꼭 Charles de Gaulle Airport, 당신 부터 꼼꼼히 보고 여행을 하고 싶다. 그것이 내가 파리를 더욱 의미있게 기억 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믿기에..

그떈 진심으로 미소지으며 함께 인사할 수 있겠지... ' BonJour, Madame Monsieur~! ' 라고... :)
 


다시 가고픈 파리.. 더 알고 싶은 샤를 드골 공항으로...
2005년 가을, 두바이(DBX) 경유 파리(CDG)행 EK073편
 

:: 알고보면 먼 그곳... 칸사이국제공항 #KIX, 일본 ::

칸사이국제공항(링크, 위치)는 기존의 오사카공항의 과밀화를 방지하고 소음을 최소화 하고자 인공섬을 만들어 1994년에 개항한 곳이다. 공항을 들어가고 나가기 위해서는 약 4km 에 이르는 교량을 지나가야 하는데 그곳에서 보는 항공기의 이착륙은 정말 볼 만하다. 

2004년 일본인 친구 노구치의 집인 교토에서 한 달간 머물며 일본어를 공부하고 출국 할 떄 처음 방문 했던 것 같다. 오직 공항을 위한 인공섬은 처음 보았기 때문에 그 모양새나 규모에 놀랄 수 밖에 없었다.

저 멀리 공항과 본토를 잇는 교량이 보인다.
2004년 여름, 한국에 돌아가기 전 GATE앞 #KIX, 일본
 

하지만, 사진을 다시 정리하며 잊어 버렸던 추억을 하나 더 기억하게 되었다. 나는 이미 출국전에 누군가를 마중나가기 위해 이 곳을 들른 적이 있던 것이었다. 기억의 퍼즐을 하나 둘씩 맞춰보니 그날은 오사카에서 약속이 있어 교토에서 그리로 이동하였고 다시 오사카의 南海線(링크, 난카이센/일본어)을 타고 칸사이공항까지 갔었다. 공항으로 누군가를 마중나간다는 사실이 너무 즐거워 신나는 기분으로 그 머나먼 길을 갔던 것 같다.

기나긴 교량을 지나며 뜨고 내리는 항공기를 봤던 기억이 이 떄의 기억이었다니...

하지만, 여정의 시작점이 되지 못하는 공항에서의 추억은 그렇게 잊혀 질 수 있구나라는 생각이 든다. 그래서 여행지에서 중간 중간 우연히 들르게 되었던 공항에 대해 곰곰히 되 뇌어 보았지만 잘 떠오르지 않는다. 단순히 공항이 마음에서 멀어서 그런것은 아닐텐데...

왜 그랬을까???
 


그래 이 날 처음 칸사이 공항을 갔었다. 일기장에는 2004년 8월 14일로 적혀있다.
2004년 여름, 칸사이 공항으로 가는 길... #KIX, 일본


그 뒤 2006년 고베에서 교환유학을 하기 위해 다시 찾은 것을 시작으로 수 없이 갔던 이 곳, 확실한 것은 고베가 되었건 교토가 되었건 칸사이 공항은 나에게 너무 멀었다는 것이다. 그 물리적인 거리가 마음의 거리로 이어진 것은 아닌가 생각해 본다. 그렇게 많이 갔지만 확실히 기억에 남는건 공항이 아주 길다는 것과 고베 산노미야로 오는 리무진 버스 요금이 1700엔이라는 것 정도이기 때문이다. 

출국을 위해 칸사이 공항을 들렀을 때는 언제나 남은 코인으로 KIRIN의 一番搾り를 구입하여 마시곤 하였다. 그러면서 지나간 시간 중 잊을 건 잊고 남길 것은 남기며 탑승 시간까지 기다렸다. 떄로는 그 시간이 아주 길기도 하였고 짧기도 하였다. 맥주 한캔을 기울이며 일기도 쓰고 엽서도 쓰며 정리하는 시간이 그리 나쁘진 않았다. 속 시원하게 한국으로 돌아갈 수 있었으니깐...

그럼에도 불구하고 2004년 여름 칸사이 공항에서 출국하는 항공기를 기다렸던 시간을 잊을 수 없었던 것은, 당시 유유부단하고 자신감도 없었던 나의 모습을 지울 수 없어서 였다. 한달의 교토 생활이 1년으로 느껴졌던 그 때, 자신을 용서할 수 없었던 그 기억이 지금 문득 떠오르는 건 아마도 지나간 추억이 나에게 주는 조언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오늘 그때의 조언이 지금의 나에게 어떠한 변화를 줄지 곰곰히 생각해 본다. 
 


Kansai Airport
Kansai Airport by Makenosound 저작자 표시비영리변경 금지 CCL(By-NC-SA)
기나긴 공항 안 Gate 앞에서 오늘도 많은 이들이 기다림의 시간을 갖는다. #KIX, 일본

:: 기다림 #WAIT ::

공항을 한 단어로 정의하자면 나는 '기다림' 이라고 말하고 싶다.
새로운 만남과 아쉬운 헤어짐을 기다리는 이들에게 

공항까지의
공항에서의
공항으로부터의 기다림의 무게는 저마다 다르다.


그 무게는 출국 시 게이트를 지나 항공기에 탑승하여 이륙할 때... 그리고
입국 시 각자의 목적지를 향하는 길에 본인이 가장 잘 아는 방법으로 잴 수 있지 않을까??

하지만, 그게 무엇이든 그 '기다림' 뒤에는 기쁨과 슬픔, 행복과 두려움 그리고 즐거움과 지루함이 공존한다. 우리 각자의 가슴속에 기억되는 '공항'이 즐거운 여행의 시작을 알리는 동시에 즐거운 '기다림' 과 사랑스러운 '만남'을 우리에게 선사해주는 존재로 남길 바라며...

그리고 언젠가 이 글타래의 한 부분에 다시 '공항'이라는 주제로 이야기를 할 수 있겠지...? ^^

The End of Travel Essay No.3

by Human

여행은 만남입니다.

오늘도 수 많은 사람들이 '기다림' 과 함께 새로운 '만남'을 찾아 간다.
2010년 여름, 인천공항 주차장 #ICN, 대한민국
Posted by Fly Huma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