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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UMAN TRAVEL/Essay

[휴먼의 여행에세이] Travel Essay 일곱 번째 이야기 - 여행 그리고 이동(4) -

by Human 2011. 7. 18.
( 30여 시간 째 달리는 버스는 나를 추운 겨울부터 여름까지의 풍경을 보여 주었다. )
2007년 2월 라스베가스로 향하는 Grey Hound 안, 미국


일곱 번째 이야기 - 여행 그리고 이동(4)

:: 이동 그리고 풍경... ::

불과 한달 전, 대한항공의 A380 첫 취항을 타기 위해 동경을 갔을 때 후지산을 가까이에서 보기 위해 신주쿠에서 열차를 타고 후지산 근처의 도시 중 하나인 御殿場(링크, 고텐바)로 향하였다. 小田急(링크, 오다큐) 열차를 타고 1시간여를 가는 동안 눈에 익숙한 풍경은 내 눈을 채워 주지 못했다. 설상 가상으로 일본의 장마가 시작하였으니 비가 내리는 광경만 실컷 봤다고 해야할까..?

무언가 눈으로 담으려는 기대를 많이해서 인지 실망만 가득 담아왔던 시간으로 기억되고 있다. 



( 무엇을 보고 있니...? )
2011년 6월 고텐바로 향하는 오다큐센 전철안, 일본


눈으로 확인 할 수 있는 우리의 세상, 특히 이륙 중인 항공기에서 바라보는 세상은 우리 눈에서 점점 작아진다. 그리고 이내 곧 우리가 사는 세상의 단편을 보여주고 얼마 지나지 않아 우리가 고개를 뒤로 젖혀야 볼 수 있는 푸른 하늘로 인도해 준다. 탑승객들이 내는 크고 작은 소리와 항공기의 엔진소리를 뒤로 하고 창 밖으로 푸른하늘의 풍경과 움직임을 바라 보는 시간은 휴먼이 가장 좋아하는 시간이다. 

그 풍경은 출발지에 대한 그리움이자, 도착지에 대한 설레임이다.
그 풍경은 기나긴 비행 중에 떠오르는 수 많은 생각을 정리 해 주는 친구같은 존재이다.

그래서 푸른하늘을 만나는 그 시간이 나는 너무 좋다. 그리고 언제나 그 시간을 자주 갖고 싶다.


( 8개월여의 워킹 생활을 마치고 돌아가는 비행기 안에서 참 많은 생각이 들었다. )
2009년 여름 한국으로 돌아오는 콴타스 항공기 안, 일본->한국 상공 )


반면에, 도로 위를 달리는 버스나 차 안에서 바라보는 세상은 때로는 천천히 그리고  때로는 빠르게 우리의 기억속에 자리 잡는다. 2006년 캄보디아로 봉사활동을 갔을 때 수도인 프놈펜에서 캄보디아의 북부 도시 스덩스렌(링크, Stung Treng)까지는 택시를 수배해서 이동하였는데 400KM 가 조금 넘는 도로 혹은 흑길을 달리며 그들이 사는 모습을 단편적으로나마 볼 수 있었던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

택시 한대에 8명이 탑승 한 모습.
한글 로고가 그대로 남아있는 화물차를 수입해 운전하는 사람들.
마치 우리나라의 경부선을 만들 듯 캄보디아의 새로운 도로를 새로 내기 위해 자재들을 길 옆에 세워두고 작업을 하는 모습.
천천히 달려야 했던 작은 도시의 시장길에서 창 밖에서 우리를 신기하게 바라보는 모습들.


그리고 ...

어느하나 기억에서 지워지지 않고 나의 머리속에 생생히 남아있는 그 때의 기억은 장시간의 이동으로 피곤한 나의 몸과 눈을 다시 깨워주어 내가 몰랐던 풍경을 추억이라는 페이지에 한 컷 한 컷 저장하게 해 주었다.


( 이름모를 작은 마을을 지나며... )
2006년 2월 프놈펜에서 스덩스렌으로 향하는 택시 안, 캄보디아


눈에서 본 창 밖의 광경이 자극이 되어 우리의 머리에

' 이건 놓치면 안되... '
라는 메세지를 전달 해 주는 순간, 우리의 손은 소지하고 있는 카메라로 가며

' 이렇게 찍어 봐야지... '
라는 생각과 함께 이내 곧 셔터를 누르게 된다.

' 에이 더 잘 찍을 수 있었는데 '
라는 생각을 하는 것도 잠시,  그 순간을 잠시나마 남길 수 있다는 생각에 감사하고 다시 그러한 자극이 오기를 기다리며 창 밖에서 눈을 떼질 못한다.


( 이곳에서 다시 24시간을 남쪽으로 내려가며 보았던 오로라의 기억... 가슴속에 남아 있다. )
2000년 여름 북유럽 최 북단 기차역 Narvik 역 앞, 노르웨이


하지만, 셔터로 남기는 추억보다 가슴속에 남기는 추억이 오래오래 남는 때가 있다.
2000년 여름 북유럽에서 가장 북쪽에 있다는 나르빅(링크, Narvik)역에서 스톡홀름으로 내려오는 야간 열차에서 봤던 밤의 기차 밖 광경을 지금도 잊지 못하는데. 나의 가슴속에서는 그것을 ' 오로라(링크) ' 라는 존재로 기억하고 있기 때문에다. 달리 증명할 방법이 없으나 가슴속에 남아있는 그 때의 추억은 평생 잊지 못할 것이다.

또렷하게 기억하기 위해 떠올리고 떠올릴 것이기 때문에... ^^


( 기억해 내려하면 할 수록 기억하기 어려운 장면들도 있다.. )
2005년 2월 루체른에서 인터라켄으로 이동하는 기차 안, 스위스


기억을 더듬어 보자. 창 밖의 어느 풍경이 우리의 가슴속에 남아 있는지...
그때가 언제였는지, 어디를 가고 있었는지 같이 더듬어 보자. 그 기억을 통해 알게되는 새로움과 함께 세상을 더욱 넓게 볼 수 있는 기회를 찾을 수 있지 않을까.?


창 밖의 풍경이 가지고 있는 이야기를 짧은 시간 스쳐지 나가며 알 수는 없지만 가끔 그것을 향해 물음표(???)를 떠올린다면 그것을 느낌표(!!!)로 만들기 위해 더 많은 이야기를 우리의 가슴속에 새길 수 있을 것이다. 

그 이야기를 언제나 많은 사람들과 즐겁게 추억 할 수 있는 여러분의 이동이 되길 바라며  :)

The End of Travel Essay No.7

human

여행은 만남입니다.

( 내 기억이 맞다면 이 풍경과 멀지 않은 곳에올 초 지진으로 영향 받은 후쿠시마 원전이 있다.
내가 본 푸른 하늘이 원래의 모습을 찾길 바라며... )
2005년 여름 동경에서 아오모리로 향하는 신칸센 안, 일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