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어로범, 히어로즈를 만나다. (1)

빙그레이글스의 이강돈.
쌍방울레이더스 김기태.
그리고 SK와이번즈 박정권.


누가보면 철새 같은 팬심이라고 할지 몰라도 분명 나에게 세팀의 세 타자들은 잊을 수 없는 기억으로 자리 잡고 있다. 특히, 빙그레 과자속에 들어있던 빙그레 이글스의 이강돈 선수의 뱃지를 찾기위해 어머니를 졸라 과자를 샀던 기억은 아직도 잊을 수 없는 추억이다.

그러던 내가 안양LG를 응원하게 되면서 프로야구라는 스포츠는 점점 기억에서 잊혀져 갔고, 프로야구는 쌍방울이 기반으로 있다는 이유만으로 SK와이번즈의 게임을 가끔 챙겨보는 것이 전부였다.


 ( 일이 조금 일찍 끝난 어느날 무심코 처음 목동 구장을 방문하였다. 2011년 5월 26일... )

회사와 가깝다는 이유로 찾은 목동 구장, 맥주 한캔을 집어 들고, 3루쪽 외야에서 관람을 시작하였다. 상대는 기아 타이거즈였고, 1루쪽에서 들려오는 거대한 함성에 3루쪽이 밀리는 느낌이었다. 나는 3루쪽 함성에 목소리를 보태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 트위터를 켰고, 목동구장에 있을만한 사람들을 찾았고 그들과 합류 할 수 있었다.

결과는 5:1 넥센 히어로즈의 패배... 우연히 합류한 분들과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며 시간은 어느덧 새벽 3시가 되었고 택시를 타고 겨우 집으로 돌아올 수 있었다.


( 2011년 5월 26일 VS 기아전.. 처음 응원하는 팀인데 왠지 모를 진한 아쉬움이 길게 남은 날이었다. )

2004년 프로축구 팀인 안양LG 가 서울쪽으로 연고지를 옮긴 후 처음 응원하는 프로팀, 느낌이 나쁘지는 않았다. 전광판을 보며 선수 이름 하나하나를 익혔고, 귀를 쫑긋 세우며 응원단의 목소리를 들었으며, 눈을 치고 뜨고 목동구장의 분위기를 가슴속으로 받아 들여 보았다. 현대유니콘스를 지나 우리 히어로즈 그리고 현재의 넥센 히어로즈로 오기까지의 일련의 과정을 뉴스를 통해 접해 왔기 때문에 짐작만 했던 분위기, 하지만 그들의 열정은 내가 평소에 생각하던 그것 이상이었다. 그리고 한 경기 한 경기 그들과 함께 하기로 마음 먹었다.

2011년 5월 28일 VS 엘지전,
주말경기였기 때문에 어느정도 여유를 가지고 갔던 구장의 응원단 석은 구단의 이상한 OOO데이라는 것 때문에 외인으로 가득차 있었다. 그럼에도 히어로즈를 응원하던 사람들은 한 켠에 밀려목청 것 선수들을 응원하고 있었다.

결과는 4:3 넥센의 패배...
강귀태의 홈런을 포함 장장 10안타를 쳤던 넥센이지만, 엘지의 10회초 1점으로 무너져버렸던 그런 경기였다.
이날, 나이트 라는 투구는 잘던지고 승을 못 챙기는 투수로 내 머리에 각인 되어버렸고,
알드리지라는 타자는 정말 못치는 4번타자로 각인이 되어버렸다.



( 너무나 아쉬웠던 엘지전. 안양LG의 기억 때문에 그리 좋아 하지 않는 팀이지만 두팀이 붙으면 언제나 잼있다. )

6월 8일 vs SK전,
티비로 간간히 SK를 응원하다 처음으로 구장에서 상대팀으로 보게 되었던 날이다. 응원단장이 없어도 딱딱맞는 그들의 응원소리에 기죽지 않기 위해 힘내는 넥센 히어로즈 응원단장 서한국씨(@hk5428)의 힘찬 목소리는 3루쪽의 열기까지 끌어 올려 주었다. 
나이트는 이날도 호투를 하였지만 집중력을 발휘하지 못하는 타자들 떄문에 교체 되었고 이정훈은 패전투수가 되었다. 알드리지는 4타수 무안타로 침묵하였고 히어로즈는 4:1로 패배하였다.
 


( 비로 경기가 잠시 중단되었던 vs SK전.. 1루쪽을 보니 이미 많은 응원단들이 지붕 아래로 대피하였다. )

그 뒤로 6경기를 관람하는 동안 나는 한번도 승리의 기쁨을 누리지 못하였다. 트위터에서 함께 응원하던 사람들은 성모군(@sungkiyup)과 함께 새로운 패배의 아이콘이라는 별명을 붙여주었고, 5월부터 어정쩡하게 응원을 시작한 놈이 괜한 징크스를 만드는가 싶어서 경기장을 가는 발걸음이 무거워 지기 시작하였다.

프로경기라는 것은 함께 힘차게 응원하는 것은 기본이요, 팀을 사랑하는 것은 응원을 하며 천천히 쌓아가는 필수요소라고 생각한다. 거기에 승리라는 기쁨은 팬들을 하나로 묶는 결정체이다. 축구 응원을 하며 그것을 누구보다도 더 잘 알고 있었기 때문에 경기장에서 9경기를 보는 동안 한번도 못 이겼던 순간 순간은 스트레스를 풀러 경기장에 갔다가 되려 스트레스를 받을 수 밖에 없었던 그런 순간 이었다. 그리고 함께 응원하는 사람들에게 왠지모를 미안함까지 들었다.
 


( 2011년 6월 21일 VS 엘지전, 7:3 패배.. 엘지에게만큼은 왠지 지고 싶지 않다. 응원은 의병대장 신중군 @shin_joong )

직관 연패 중이었던 6월 28일 VS 두산 전,
나는 트위터에 그날 홈런을 치는 선수의 이름으로 유니폼 마킹을 하겠노라고 트위팅을 하였고 3:2로 이기고 있던 경기는 두산의 5회 몰아치기로 인해 3:6으로 역전을 당하였다.
그러던 순간 6회 초, 그간 내가 보는 경기마다 거의 무안타였던 한 선수가 이현승의 공을 걷어내어 홈런을 만들어 냈다.

그 후 7월 14일 나는 삼성전에 우천으로 취소된 목동경기장을 찾았고,
나는 등번호 32의 알드리지 선수의 마킹을 한 유니폼을 손에 넣을 수 있었다.
 


 ( 나의 프로야구 첫 레플리카 32번 알드리지 로 마킹을 하였다. )


트위터에서 히어로즈를 응원하는 분들 중 @hihi_daniel 님의 글을 보며 넥센 히어로즈에 관해 많이 알게 된다. 또한, 트위터에서 #히어로즈 #nexen 의 테그를 쓰는 넥센 히어로즈당(일명, 넥당)을 하나로 모아주는 부채도사님(@soksok2) 의 야구사랑에 언제나 감탄하게 된다. 

언젠가 부채도사님이 트윗으로 한 말을 나는 기억한다.
' 야구장 한켠에서 혼자 응원하던 사람들이 이렇게 함께 모여 응원하는 모습을 보는 것은 또 하나의 감동이다. ' 라고... ( 맞나요? ^^ )


함께 모여 승리의 기쁨을 함께 할 수 있는 시간, 프로스포츠가 주는 최고의 시간이 아닐까 한다. 12경기를 보며 9경기 연속으로 패배를 보았고, 3경기 연속으로 승리의 순간을 보았다.

그 승리의 순간은 다음 이야기에서 함께 하고자 한다. 

히어로즈 초보 응원자 히어로범의 야구 이야기, 앞으로도 계속 됩니다. ^^

human

여행은 만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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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Fly Huma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