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HUMAN TRAVEL/Essay

[휴먼의 여행에세이] Travel Essay 여덟 번째 이야기 - 여행 그리고 이동(5) -

by Human 2012. 6. 28.


( 비행기를 기다리며 엽서를 쓰는 시간은 누군가에게 소중한 시간을 선물하는 기분이 든다 )

2011년 6월 한국으로 돌아가는 비행기를 기다렸던 Narita Airport, Japan


여덟 번째 이야기 - 여행 그리고 이동(5) -


:: 이동이 주는 기다림의 여유 ::


' 기다리는 동안 일을 잘 처리하는 자에게는 모든 것이 온다 ' - 에디슨


여행에 있어 이동은 이동의 전과 후 그리고 이동 중의 수 많은 기다림을 내포한다. 때문에, 이동은 비단 한 지점에서 한 지점으로의 움직임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비행기, 버스, 기차, 배를 기다리는 기다림의 시간 또한 여행의 일 부분이다. 


장기간의 배낭여행을 처음 했던 2000년 나의 기다림의 친구는 단연 음악이었다. 이승환을 좋아 하는 나는 그의 각종 히트 음악을 모아 일명 ' 이승환 베스트 앨범 ' 를 만들었고 Live 앨범이었던 무적전설의 4개의 테잎을 친구 삼아 여행을 다녔다. 

무언가를 기다리며 하루하루의 음악을 듣고 있노라면 한국에 대한 생각과 나의 앞으로의 대한 생각이 절로 들었다. 음악과 함께 끄적이는 일기와 엽서는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친구였다.


세월이 지나면서 가지고 다니던 워크맨은 씨디 플레이어로, 씨디 플레이어는 MP3 플레이어... 그리고 아이폰으로 변하였고,

여행 중 들고 다니는 노트북은 3kg 가 넘는 Sotec 의 것을 거쳐 2kg 가 넘는 LG 노트북으로 그리고 1kg 가 채 안되는 맥북에어로 변화하게 되었다.


최근 여행에서 가장 많이 느끼는 것은 바로 이 ' 기다림 ' 에 여유가 사라지고 있다는 점이다. 

늘어나는 전자 기기들은 ' 여유 ' 를 빼앗아 가기 시작했다.

SNS에 정보를 공유하는 시간은 나만의 사색의 시간을 빼앗아 가기 시작했다.

줄어드는 시간은 무언가를 쓰고 읽고 했던 시간을 빼앗아 단순히 무언가를 듣고, 무언가를 보고, 무언가를 찍는 시간을 만들어 내었다.


' 과연 나의 여행에서 기다림이 주는 여유는 어디로 사라졌을까? ' 



( 비행기를 기다리며 일기와 함께 당시 한창 고민하던 단어에 대해 생각하였다. )

2007년 2월 토론토에서 리자이나로 향하는 비행기를 기다리며.. Toronto Airport, Canada


이동 수단을 기다리는 시간 또한 여행의 일 부분이며, 그 시간을 여유라는 선물과 함께 보낼 권리는 누구에게나 있음에도, 그 찰나의 시간을 참지 못하고 의미 있는 시간으로 보내지 못했던 여행이 머릿속에 떠올랐다.


' 그래서 일까? '


여행에서 ' 여유 ' 를 찾는다는 것은 언제부터인가 ' 핑계 ' 가 된 느낌이며, 나의 기다림은 점점 사라져 가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글을 쓰고 있는 순간에도, 내가 느낀 ' 기다림 ' 에 대한 생각을 얼마나 잘 전달 할 수 있을까에 대한 의문과 함께 그 때의 기분을 잘 되뇌어 보자는 생각이 들었다.


나의 ' 기다림 ' 은 어디에 숨어 있을까?



( 폭설에 갖힌 때에도 여유를 잃지 았았던 나... )

2007년 2월 밴프에서 벤쿠버로 가는 길목, 폭설에 길이 막혀 10시간 대기 했던 주유소에서 

Rocky Mountain, Canada


눈을 감으면 지금도 기다림을 즐겼던 순간 순간이 떠오른다.

세상과 세속이 주는 긴급함이 나를 ' 여유 ' 와 ' 휴식 ' 조차 즐길 수 없는 사람으로 만들었을지는 몰라도, 나는 내가 가지고 있는 기억과 다짐의 힘을 믿는다.


때문에, 여행에서 겪었던 ' 기다림 ' 의  시간은 지나고 나서도 다시끔 마음의 ' 여유 ' 를 찾게 해주는게 아닌가 싶다.


1년여의 휴식기를 가진 나의 여행이야기에 다시끔 숨을 불어 넣을 수 있는 계기를 준건, 나 자신에게 했던 약속을 지키는 것과 동시에 

나의 여행을 

나의 기다림을

나의 여유를 되찾고자 하는 욕심이 깔려 있는게 아닐까 싶다.


지금도 잊을 수 없는 기나긴 이동과 기나긴 기다림의 시간이 머릿속에 떠오른다.


인천에서 리자이나로 이동했던 34시간의 에어캐나다.

시애틀에서 라스베가스로 이동했던 33시간의 그레이 하운드.

울룰루에서 앨리스 스프링으로 운전 했던 7시간의 렌터카.


이 모든 것을 이겨낼 수 있었던 것은 기다림이 주는 ' 여유 ' 를 만끽했었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그 여유를 다시 찾고 싶다. 

그 여유를 여행에서 느꼈던 소중한 기억과 즐거운 추억과 함께 되 찾고 싶다.


그 여유가 이 글을 읽는 당신에게는 언제나 존재 하기를...

그 여유가 이 글을 읽는 당신의 소중한 여행에는 언제나 함께 하기를...

그 여유와 함께 여행 후의 변화한 당신의 모습을 발견하기를, 바라고 또 바라겠습니다.



( 마음의 여유가 생겼을 때 나는 비로서 세상을 향해 뛸 수 있는 용기를 가질 수 있었다. )

2011년 1월 시애틀의 한 Pier에서.. Seattle, USA


여행에세이라는 이름으로 연재를 시작한 것이 작년의 5월 11일이었다. 

당시, 매주 월요일의 시간에 많은 사람들과 여행 이야기를 나누고 싶다는 야심찬 생각으로, 바쁜 일상을 쪼개어 생각을 적고 사진을 정리하였다.


언제부터인가 루즈해져 있는 내 자신을 발견하였다. 

감정이 메말라 있는 내 자신을 발견하였다.

속도에 충실한 내 자신을 발견하였으며,

원리, 원칙과 논리에 놀아나는 내 자신을 찾게 되었다.


여행이 주는 장점을 잃어 버린채, 여행이 주는 자극적인 면만 찾은게 아닌가 반성하게 되었다.


자신이 가지고 있는 ' 여행 ' 이라는 시간에 더욱 충실하기 위해서는, 세상이 요구하는 ' 속도 ' 와 ' 소통 ' 에서 조금은 벗어나,

좀 더 자신을 돌아보며 소중한 시간을 즐길수 있는 ' 여유 ' 가 필요하다.


그 여유를 다시 찾기 위해 지난 달 미국여행 때 다짐했던 것들을 하나씩 실행 할 예정이다.


여행 에세이의 재기도 그 일 부분이며, 이 곳에 소중한 시간을 투자해 주시는 분들께 더 즐거운 경험을 나눌 마음의 준비가 이제는 된 것 같다.


Enjoy Our Travel ...


다음 이야기에서 만나요 :)


The End of Travel Essay No.8


by Human


여행은 만남입니다.



( 다시 찾은 여행의 기다림에서 난 분명 무언가 배웠다... )

2012년 5월 Miami 에서 Philadelphia 로 가는 비행기를 기다리며.. Miami Airport, US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