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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UMAN TRAVEL/18 유럽여행

[휴먼의 유럽여행] 세 번째 이야기 - 노르웨이 서쪽의 작은도시 스타방에르 -

by Human 2019. 8. 19.


스타방에르 공항, 여정의 시작점에 도착하였다 #iphoneX


:: 스타방에르와 친구들 ::


암스테르담 스키폴 공항을 출발한 KL1201은 무수히 많은 구름과 그 아래의 북해를 지나고 있었다.
계산되는 마일로 455마일, 약 732km의 거리를 순식간에 지나고 있는 순간.

구름이 많은 하늘을 나는 비행기 안에 있다는 것은 꽤 기분이 좋은 일이다.
먼발치에서 보이는 구름은 비행기의 속도를 맞추는 것 같고, 속도를 맞추며 그 본 모습을 보여주기 때문이다.

KL1201은 그런 나의 기분을 아는지 모르는지 곧 자기의 임무를 마치고, 나를 노르웨이 서쪽의 도시 스타방에르에 내려주었다.



KL1201은 약 1시간 10분을 날라 아담한 스타방에르 공항에 도착하였다. #SVG #RX100M3



AVINOR STAVANGER LUFTHAVN SOLA #SVG #RX100M3


창밖으로 북유럽 분위기가 나는 비행기 ( SAS, Norwegian )가 보였으며, 낯선 언어로 표기가 되어 있는 공항의 모습이 보이기 시작했다.

AVINOR : 노르웨이 민간공항을 운영하는 국영 유한회사
LUFTHAVN SOLA : LUFTHAVN 은 노르웨이어로 공항이다.

말인즉슨, 여기는 스타방에르 솔라 공항!

그렇게 노르웨이에 도착하였다.

낮은 하늘에 보이는 무수히 많은 구름과 함께 말이다.

원래 도착 예정 시간보다 4시간이 늦었다.
서둘러 비행기를 나와 짐을 찾고, 나를 기다리고 있는 Magnet을 3년 만에 만났다.



Three Giant Sword ( Sverd i fjell ), 역사적 기념비로 10m 정도 되는 동으로 만든 칼 세 개로 이루어져 있다. #RX100M3



Magnet 덕분에 이 기념비를 만날 수 있었다는.. #RX100M3


공항에서 만난 친구는 나를 스타방에르 시내 호텔까지 데려다 주었다.
고마울 따름이다.

여독이 아직 풀리지 않았기에, 체크인하고 조금 쉰 다음에 저녁 식사를 하기로 한 레스토랑에서 만나기로 하였다.



스타방에르 숙소 THON Hotel Maritim #iphoneX


여정에서 숙소는 중요한 요소 중의 하나이다. 
보통 게스트하우스나 호스텔에 묵는 것을 즐기고 선호하는 나이지만,
언젠가부터 여정의 흐름에 따라 컨디션의 조절을 위해 호텔을 여정의 한 축에 넣기 시작하였고,

보통은 시내에서 멀지 않은 곳으로 예약을 하였는데 스타방에르에서의 선택은 Thon Hotel이였다.

시내에 있고 깔끔하며 훌륭한 조식이 포함되어 있었음에도 2박에 163 미국 달러에 예약할 수 있었는데 시즌에 따라 1박에 100$도 넘어가기에 꽤 좋은 가격으로 예약한 것 같다.



방의 크기는 생각보다 넓었고, 깔끔하며 따뜻했다. #iphoneX



커튼 뒤로 보이는 도시의 모습은 북유럽에 왔음을 느끼게 해 주었다. #RX100M3


방에 짐을 풀고, 옷장에 몇몇 옷을 정리하여 걸어 두었다.
친구에게 줄 선물을 꺼내어 한쪽에 두고, 갈아입을 옷을 준비한 뒤 따뜻한 물에 샤워하였다.

따뜻한 물로 온몸을 감쌌던 시차와 피곤함을 덜어내니 한결 마음이 편해졌다.

‘ 몇 시간 만에 샤워하는 것일까? ‘

샤워를 마친 후 나머지 피곤함과 시차를 덜어내기 위해 알람을 맞추고 짧은 잠을 청하였다.



피곤함이 어느 정도는 물러난 것 같다. #iphoneX


얼마가 지났을까. 
어느 정도의 시차와 피곤함이 물러난 것 같은 기분이 참 좋다. 

친구가 보내준 식당의 주소를 보니

‘응? 호텔 바로 근처네?‘

레스토랑의 이름은 ‘SÖL‘ 로 우리나라 말로 ‘해’라는 의미이다.
리뷰를 보니 괜찮은 후기들로 가득했고, 나는 지체없이 레스토랑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저녁 식사는 음식과 와인을 각각 코스로 주는 것을 시켰다. #iphoneX


식당을 가니 Magnet이 반갑게 맞이해 주었고, 한 명의 친구가 더 동석할 것이라고 했다.
오늘 먹을 식사와 주류는 각각 코스로 가히 북유럽의 물가를 그대로 빼다 박은 듯한 느낌이었지만,
어떠한 요리와 와인이 나올지 기대가 되었다.

오늘의 이 식당의 저녁 식사 코스요리는 

Bread ( 빵 ), 전식 빵
Grilled Zucchini ( 구운 호박 ), 치즈와 발효 토마토
Kale ( 케일 ), 대구요리
Onion ( 양파 ), 소고기 요리
Rhubarb ( 대황 ), 대황으로 만든 아이스크림
Epleskiver, 디저 이름이었던 것 같은데 뭐지...

로 구성되어 있었다. 

물론 이 구성에 맞는 와인도 함께 코스로 주문할 수 있었다.



주문 한 두 가지 코스가 나오기 전에 먼저 노르웨이의 맥주를 마셔보기로 했다. #iphoneX



7 Fjell Møllaren, 바이젠 맥주로 그럭저럭 먹을 만은 했다. #iphoneX


맥주가 나온 김에 Magnet 와 맥주 이야기를 하다 보니, 진짜 맥주 공장에서 일하는 또 다른 친구가 등장하였다. Kristian은 스타방에르의 대표 맥주인 Lervig 에서 일하는 친구로 맥주에 관해서는 아주 빠삭한 친구였다.

오늘 저녁 식사 멤버가 모이니, 식사를 준비해 주었고 점장(?)인지 매니저인지 모를 가게의 직원은 오늘의 저녁 식사와 와인에 대해서 소개를 해 주었다.



코스에 포함되어있는 와인을 설명해 주고 있는 직원 #iphoneX



Grilled Zucchini, 구운 호박요리가 나왔다. #RX100M3



Kale. 대구요리 #RX100M3


잘 만들어진 노르웨이의 가정식을 먹는 느낌이었으며,
양이 많지 않았지만 정갈한 양에 깔끔하게 식사를 할 수 있었다.

식사와 맞는 와인을 고르는 것 또한 저녁 식사의 또 다른 재미였다.



Cueva VI-VIU SYRAH #iphoneX


처음으로 마신 것은 스페인 레드와인으로 내 입에는 텁텁하니 맞지는 않았다.
외국에서 와인을 고르는 것은 한국에서 고르는 것과 별반 다르지 않다.

‘ 그냥 와인 고르기는 어렵다 ‘



Onion, 소고기 요리 #iphoneX



Underfundig Mjød wine #iphoneX



식사는 전반적으로 만족스러웠으나, 첫 와인은 별로였다.
그것을 만회하려는 듯이 꿀맛이 살짝 나는 덴마크산의 Underfundig Mjød 와인을 추천받았는데 독특한 맛이 입안을 감싸는 느낌이었다.



Rhubarb Ice Cream #iphoneX



Epleskiver, 디저트 #iphoneX


코스요리도 거의 끝나가고 있었다. Rhubarb Ice Cream ( 루바브/대황 아이스크림 )은 처음 먹어보는 것 같은데, 검색해보니 Rhubarb/루바브 로 만든 빵, 아이스크림 등이 많이 소개되어 있었다. 

언젠가 먹어봤을는지도 모르겠다. 그게 그거인지 인식은 못 하고 먹었겠지만...



코스요리를 함께 3인 #iphoneX



나중에 함께 한 Havard 까지 4명이 함께 하게 되었다. #RX100M3


식사 중에 주로 한 이야기는 ( 내가 영어로 한 이야기 ) 보통 맥주에 관한 이야기였다.
Magnet과 3년 전에 만나서 한국과 일본에서 마신 맥주 이야기,

그 뒤로 좋아한 맥주 그리고 앞으로 여행을 다니면서 마실 맥주와 옥토버페스트 이야기...

그럴 것도 그런 것이 Kristian이 Lervig 맥주 브랜드에서 일하고 오늘 모인 모두가 맥주를 좋아하기 때문이다.
낯선 땅의 첫날은 이 지역의 친구 덕분에 다양한 곳에서 일하는 노르웨이 친구들을 만나게 된다는 것.

아주 행운이 아닐 수 없다.

식사를 마친 우리는 본격적으로 맥주를 마시기 위해 번화가(????)로 향하였다.

음식과 술값은 개인당 약 13만 원 정도가 나왔는데, 이 동네에서 코스요리로 이 정도의 식사비는 평균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가격과 상관없이 좋은 음식, 와인을 제공해 주는 좋은 식당에서 즐거운 친구들을 만나게 해 준 이 기회 자체가 너무나 행복하고 즐겁다는 생각이 들었다.



화장실조차 정갈한 이곳은 노르웨이 스타방에르의 레스토랑 솔( Restaurant SÖL ) 이 다 #iphoneX


이제 4인은 스타방에르에서 유명한 골목으로 향한다.

아주아주 번화한 곳이다.

50m 정도 뻗어있는 Øvre Holmegate 거리였는데, 이들이 이끌어주는 카페 같은 바 같은 술집인 Bøker og Børst 로 자리를 옮겼다.



비가 주적주적 내리는 날이었지만, 역시 번화가는 번화가였다. #iphoneX


구글 지도에는 커피숍/커피전문점이라고 소개가 되어 있으며 아침 식사의 여러 후기가 있는 이곳이지만, 
저녁에는 Lervig 의 여러 맥주를 포함한 다양한 주류를 파는 바로 면모 하는 것 같다.

이들이 가져다주고 추천해 주는 맥주를 한잔 한잔 마시며, 스타방에르가 가진 저녁의 풍경을 눈과 귀 그리고 목으로 느낄 수 있었다.



언뜻 보면 바와 같은 느낌의 Bøker og Børst #RX100M3



무엇을 주문할까나? 신중해진(?) Magnet #iphoneX



이들이 주문한 맥주 종류는 상상을 초월한다. 맥주의 맛을 느낄 수 있는 곳 #RX100M3


그 뒤로 잭 블랙을 닮은 Oscar까지 합류하여, 한 잔 두 잔을 여러 이야기로 시간을 보내다가 어떤 이유로 시작된 팔씨름으로 분위기는 후끈 달아올랐다.

어찌 보면 이들의 모임에 함께 한 모양새가 되었지만, 북유럽의 한 도시에서 금요일 저녁 시간을 보내는 이들이 우리의 그것과 크게 다르지 않다는 생각이 드니 무언가 안심이 되었다.

짧은 시간이었지만, 낯선 이방인에게 시간을 함께해 준 이들에게 감사함과 고마움이 느껴진 순간이었다.
3년 전에 만났을 다름없는 친근함으로 함께한 Magnet에게도 말이다.

물론 우리는 내일 또 다른 일정으로 다시 만나지만...



동경의 타카다노바바의 선술집에서 만난 뒤 3년 만이었다. #RX100M3



조니 뎁을 닮은 멋쟁이 Havard, 언젠가 다시 만날 수 있겠지? #RX100M3


낯선 곳을 여행한다는 것은 기본적인 ‘ 용기 ‘를 필요로 하는 것 같다.
그 용기를 기반으로 사람을 만나고, 그 만남은 다른 만남을 만들어 준다.

오늘 만난 이들을 통해 내가 더 해야 할 것들에 대해 생각해 보며, 숙소로 돌아왔다.

인천에서 암스테르담으로 비행기 안의 여정을,
암스테르담 시내에서 걸으며 짧은 여정을,
낯선 도시였지만 이내 곧 친근해진 스타방에르에서 한잔을 할 수 있는 그런 여정을 보내며 기나긴 9월 21일을 정리해 본다.

이 느낌 그대로 남은 여정도 나에게 다가오기를.


2018년 휴먼의 유럽 여행 No.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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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의 여정을 위해 Cheers #RX100M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