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많은 택시 기사들이 나를 환영하고 있었다. #RX100M3


:: 성계 투어, 쿠스코에서 아구아스 칼리테니스까지 ::


인천에서 타이베이행을 탄지 40여 시간.
다섯 번째 랜딩을 내리자마자 스마트폰을 켰다. 숙소로 가기 위한 우버를 잡기 위한 것.

비행기에서 승무원에게 인사하며 내리자마자 우버를 잡았는데 바로 잡혔다.
찾을 짐이 없으니 바로 공항 밖으로 나왔지만, 출구부터 붙는 택시 기사들의 부담스러운 환영에 몸둘바를 몰랐다.

‘우버~~ 우버~~~’라고 외쳐도 할 수 없다. 나를 열렬히 찾는 환영 인파들.

그들을 겨우 뒤로 하며 공항 입구와 휴대폰을 연신 쳐다보았다.


지금 보니 몰골이 말이 아니다 #RX100M3



공항의 주차장 별여 별 사람들이 다 모여있는 느낌이랄까 #RX100M3


휴대폰의 우버 화면을 보니 내가 부른 택시 기사가 공항으로 진입하고 있다.
미어캣이 된 마냥 공항의 차가 들어오는 입구 쪽으로 고개를 돌리며, 우버에서 표시해주는 차종과 번호를 확인해 보았다.

‘앗 저거다’

별점 4.62점의 Kia 차가 내 눈에 들어왔다.


도착하자마자 불렀던 Uber #iphone5c #Capture


차를 타고 쿠스코 공항을 나서자 조금씩 시내의 모습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40여 시간의 비행 후 도착한 첫 도시.
마추픽추를 가기 위한 거점도시.
해발 3400m에 위치한 고산 지대의 도시.
케추아어로 ‘배꼽’을 의미하는 그 도시 ‘쿠스코’ (Cusco)

그 도시에 내가 와 있다.


MUNICIPALIDAD DEL CUSCO, Bienvenido / Welcome to Cusco city 라고 한다 #RX100M3



Cusco #RX100M3


쿠스코에서 묵을 숙소인 Pariwana Hostel Cusco는 가격도 저렴하고 위치도 좋아서 선택하게 되었다.

바로 마추픽추(Machu Pichu)로 갈 것이기 때문에 아구아스 칼리테니스(Aguas Calientes)로 가져갈 짐을 빼고는 모두 맡기고 출발을 할 생각이었다.


PARIWANA Hostel Cusco #RX100M3


도착을 하니 이날 일일투어를 함께할 동행인인 우니가 숙소로 마중 나와 있었다.
비행기가 늦은 사정은 미리 전달 해 두었던 터라 짐을 맡기는 것을 기다려주었다.

보통 쿠스코의 호스텔이나 호텔은 마추픽추를 오가는 사람들이 거점도시로 삼기떄문에 짐을 맡아주는 숙소가 대부분이고, Pariwana Hostel 또한 맡길 짐에 짐택을 붙여 리셉션 옆의 별도의 방에 짐을 맡아 주었다.

그리고 여행객은 마추픽추를 다녀온 다음에 그 짐을 찾고 이 숙소에 묵으며 쿠스코의 여행을 진행하는 것.

이제 일일투어를 위한 택시로 출발!


일일투어의 동행자들 다음 날의 마추픽추도 함께 한다 #RX100M3


택시투어의 부제는 ‘성스러운 계곡’ 투어로 우리는 마추픽추를 향하가기 때문에 쿠스코에서 출발하여 친체로(Chinchero), 모라이(Moray), 살리네라스(Salineras)를 관광한 뒤 마추픽추로 향하는 기차를 타는 오얀따이땀보(Ollantaytambo)까지 가는 코스이다.

2017년 기준으로 3인의 일일투어 비용은 60 USD 가 들었고, 각 유적지의 입장료는 별도로 준비해야 했다.


쿠스코 -> 친체로 -> 모라이 -> 살리네라스 -> 오얀따이땀보까지의 여정 #googlemap #capture



쿠스코를 지나 먼저 포로이(Poroy)를 지났다. VISA 는 갑작이 왜 보이지 #RX100M3



차는 꽤 깔끔하고 운전자를 포함하여 4명이 타기에 충분하였다. #RX100M3


해발 3400m대를 이동하는 것은 여러모로 쉽지 않았다.
특히 태양이 바로 앞에 있는 것처럼 내려 쬐었기 때문에 선 크림은 필수.

택시는 잘 닦여진 도로를 지나기도, 울퉁불퉁한 도로를 지나기도 하면서 첫 여정지인 친체로까지 내 달렸다.


친체로(Chinchero) 입구(???) #RX100M3


친체로를 들어가기 위해서는 통합 입장권을 구매해야 했는데, 모라이, 피삭, 오얀따이땀보까지 입장할 수 있는 입장권을 70 솔에 구매할 수 있었다.

그리고 추후 갈 살리네라스의 입장권은 10 솔로 별도 구매였기 때문에 투어를 위해서는 총 80 솔의 입장료 비용이 추가로 들었다.


친체로 광장으로 가는 길. 돌계단 그리고 페루의 고양이 #RX100M3


보통 성스러운 계곡 투어의 후기를 보면 친체로에서는 현지인이 안데스 전통의 직물을 만드는 것을 보여주고 판매까지 한다고 하는 이야기를 많이 봤는데. 우리는 3인 자유투어라 그런 건 걱정할 필요 없이 주어진 시간 내 이곳저곳 돌아다녔다.

친체로의 ‘Chinchero’는 ‘무지개 마을’이라는 뜻으로 잉카 왕국의 왕이 휴가를 보내기 위한 궁전을 만든 곳이라고 한다.

해발 고도는 쿠스코보다도 높은 3762m.
투어 출발 전에 소로체빌을 복용해서 인지 아직까지 고산병 증세는 나타나지 않았다.


광장으로 나가니 역시 이 동네의 명물(?)인 직물을 판매하고 있었다. #RX100M3



높은 고도의 태양을 맞이하는 방법. 모두의 선글라스!! #RX100M3


광장에서 판매하는 직물에는 관심이 없었다.

이 드넓은 평지를 둘러싼 평화로운 산과 낮은 구름 그리고 맑은 날씨가 가히 잉카 왕이 휴식을 하고 같 곳이라는 느낌을 주기에 충분했다.

그래서인가 갑작이 몰려온 피로함에 졸음이 몰아쳤지만 이내 곧 평정을 되 찾았다.


아 졸려!! 졸려!!! #RX100M3



벌떡 일어나 일행이 준비한 사진용 소품을 두르고 한컷을 담았다. #RX100M3


참으로 평화로운 곳이었다.
순박하기 그지없는 동네(?) 주민들이 직물을 포함한 이것저것을 판매하고 있었고,

손을 뻗으면 닿을 것 같은 구름과 올라갈 수 없을 것 같은 높은 산이 이곳을 둘러싸고 있었다.

40여 시간이 넘은 비행 후 도착한 첫 도시의 첫 여정지.
그냥 들판에 누워 자고 싶은 피로감이 계속 남아 있었지만, 탁 트인 친체로의 모습이 내 잠을 꺠워주었다.

아니 자면 안 될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아 내가 남미에 왔구나. 내가 페루구나’라는 생각이 들게 하기에 충분했다.


슬슬 감도 찾고, 정신도 찾아가고 있었다. #RX100M3



손에 잡힐 것 같던 구름 #RX100M3


친체로 마을에는 어디서도 보이는 십자가 하나가 있는데, 이는 스페인 점령 시절 잉카 시절의 신전을 허물고 만든 가톨릭 성당과 성당의 마당 격인 장소에 위치해 있었다.

잉카제국이 오랫동안 지배하던 땅, 왕이 쉬던 곳.
그 제국의 힘이 쇠하고 스페인이 지배하며 세워진 이국적인 종교와 흔적들.

친체로가 가진 두 가지 얼굴이었다.


십자가 중간에는 태양이 새겨져 있다. #RX100M3



범상치 않았던 석벽들 그리고 테라스 #RX100M3


이날 지겹도록 볼 잉카 왕국의 계단식으로 굽이굽이 있는 테라스는 다양한 모습으로 존재했다.

때로는 쉼터로,
때로는 농업용지로,
때로는 소금을 얻는 염전으로... 

그들의 과학적 방법으로 구성해둔 곳에서 잉카 제국이 가지고 있었던 문명의 발전된 모습이 보이는 듯했다.


자 이제 친체로를 떠날 시간이다 #RX100M3


친체로를 뒤로하고 다음 목적지인 모라이(Moray)로 향하였다.
비 포장도로를 달리기 시작하니 뜨거운 햇살과 강한 바람 그리고 먼지가 달리는 택시 안에서 강하게 느껴진다.

그러다 앞에 보이는 우리를 가로막고 있는 경찰차 한대. 

‘무슨 일 일까?’

경찰은 택시기사를 나오라고 하고 무언가 이야기를 한다. 스페인어를 모르니 어떤 영문인지 알 수가 없다.
10분 정도가 지났고 기사는 다시 운전석으로 돌아왔다.

그리고 묵묵히 엑셀을 다시 밟고 반대편으로 달렸다.

영문을 모르니 답답하기 그지없지만, 이내 곧 보이는 ‘Moray’라는 길 안내 표시판이 올바른 방향으로 가고 있음을 알려주었다.


모라이(Moray)로 가는 길 Maras라는 곳을 지나서 갔다. #RX100M3


모라이에 도착하니 이미 많은 사람들이 모여있었다. 입장은 친체로에서 구입한 통합권을 제시하면 되었다.

이곳에서 기대가 되었던 것은 ‘꽃보다 청춘 - 페루’ 편에서의 장면처럼 맨 아래에서 누워 그곳만의 소리를 들어보는 것이었다.
많은 관광객 때문이었을까? 아쉽게도 바닥까지의 길은 막혀있었다.

아쉬움이 발끝에서 머리끝까지 몰려오는 그런 순간이었다.


바닥까지는 내려갈 수 없었다. 그냥 바라만 볼 뿐. Moray #RX100M3



모라이입니다. #RX100M3


이곳이 놀랍고 신비로운 것은 해발고도 3500m의 높이에서 원형으로 테라스를 만들어 경작지를 만들었다는 것.

그리고 이 산악지대에 자로 잰듯한 정확한 원형을 파고 또 파내어, 최상층부와 하층부의 온도차를 약 15도까지 만든 모라이의 테라스는 산악지형에서 부족한 식량을 재배하는데 꼭 필요한 곳이었던 것이다.


옆에서 사진을 찍는 사람들과 비교해 보면 원형의 크기가 얼마나 큰지 짐작할 수 있었다. #RX100M3



테라스 옆을 걷고 또 걸었다. #RX100M3



모라이 원형 테라스 옆 직선의 테라스 #RX100M3



하층부에서부터 상층부까지 층층이 다른 식량을 재배했던 이곳 모라이 #RX100M3


태양력을 사용하는 잉카.
그것만큼이나 뛰어난 천문학을 자랑했던 그들이. 

해발 3500m 나 되는 공간을 경작지로 만들어 생활에 필요한 식량을 재배하는 것은 물론 층층마다 새로운 농작물을 테스트하여 이 험한 환경에서도 살아남아 그들만의 제국을 만들었다는 그런 이야기.

말로만 듣던 ‘잉카 제국’의 힘이 느껴지는 그런 곳 모라이였다.


다음에 올 때는 저 원형 아래에 꼭 누워보고 싶다. ‘과연’ #RX100M3


이 큰 원형을 한 바퀴 휙돌아 다시 출발 지점과 가까운 출구로 나오는 짧은 것 같지만 짧지 않았던 그런 시간을 보내고 다음 여정지인 살리네라스(Salineras)를 향해 떠났다.


모라이 근처의 화장실, 스페인어인 baño가 아닌 TOILET 이라고 정확히 적혀 있는게 신기했다 #RX100M3



기념품샵이지만 왠지 들어가기가 꺼려졌단 모라이 근처의 가게 #RX100M3


살리네라스는 모라이에서 멀리 떨어져 있지 않았다.
사유지인 이곳은 성스러운 계곡 투어의 통합권으로는 입장이 안되어 10 솔을 별도로 내고 들어가야 했다.

입구에서부터 몰려있는 작은 가게에서는 이곳에서 재배(??)한 소금이 다양한 사이즈로 팔았지만, 여정 초반부터 짐을 늘리고 싶지 않아 눈을 돌리지 않았다.


Sal Rosada(장밋빛 소금), Flor de Sal(꽃소금???) #RX100M3



이번에는 염전으로 이루어진 테라스와 만났다. #RX100M3


산에서 내려오는 물과 그 옛날 바다였던 곳의 염분이 만나 이 지대를 만들어졌고, 지하에서부터 올라오는 소금물이 작은 통로를 통해 염전에 서서히 들어가도록 만들어져 있다고 한다. 

염전에서 한 달에 생산되는 소금의 양은 약 700kg.

모라이에서는 잉카인들의 원형 테라스에서의 농작기술에 놀라고, 이곳에서는 그들이 지대에 대한 완벽한 이해로 이 높은 해발 고도에서 만들어내는 소금의 기적에 놀랐다.


염전 주위의 작은 길을 따라 이곳을 둘러보는 코스. 살리네라스 #RX100M3



이 높은 곳에 소금밭을 만든 그들의 기술력에 감탄하는 곳. 살리네라스 #RX100M3


염전 주위를 둘러보다 보니 갑자기 힘이 쭉 빠졌다.
비행 후 바로 합류한 성계 투어(성스러운 계곡 투어)의 3번째 방문지인 이곳에서 체력이 한계가 왔음이 절실하게 느껴졌다.

갑자기 이곳에 대한 감흥이 몸의 피로함으로 바뀌는 것 같았다.

‘그래서 여행은 체력이 중요하다’


자기의 소금밭에서 일하는 현지분. 수많은 관광객이 있음에도 아랑곳하지 않았다. #RX100M3



자 슬슬 이곳을 떠나 볼까 #RX100M3


갑자기 체력이 떨어졌다고 느껴졌던 건 비단 체력 문제만은 아니라고 생각되었다.
높은 고도에서 다니는 새로운 여행 패턴.

고산병이라도 오면 뒤의 일정을 다 망칠 수도 있다고 생각이 들어  ‘소르체빌’을 하나 더 입에 털어 넣었다.


마지막 도착지인 오얀따이땀보(Ollantaytambo)로 가는 길 #RX100M3


쿠스코에서 약 100km 떨어진 곳.
마추픽추를 가기 위한 아구아스 칼리테니스까지 가는 기차가 떠나는 곳.

이날의 마지막 도착지인 오얀따이땀보에 도착했다.

기차역으로 가기 전에 마지막 관광지인 이곳은 성스러운 계곡(Sacred Valley)의 중심이 되는 마을로 쿠스코에 이은 잉카제국의 두 번째로 큰 곳이기에 그 규모 또한 만만치 않았다.

해발고도가 이날 다녔던 어느 곳보다도 낮은 2800m 여서 인지 살리네라스에서 느낀 극한의 힘든 느낌이 가셔지는 그런 기분이다.

역서 체력의 한계와 고산의 답답함이 몰려왔던 피곤함이었던 것 같다.


마을이 한눈에 보였던 오얀따이땀보의 신전 #RX100M3



신전을 구성하는 돌산 #RX100M3


앞선 유적지들이 잉카인들의 테라스를 가지고 활용한 다양한 기술에 관련된 것이었다면, 신전은 잉카인들의 남다른 돌을 옮기는 기술이 돋보이는 곳이었다.

바퀴나 철기가 없이 작은 돌부터 큰 돌을 인력으로 옮겨 돌과 돌 사이를 정교하게 맞춘 석벽을 만들고 산을 만들었다.

성스러운 계곡 투어는 비단 고산 지대의 여러 여행지를 방문하는 것만이 아닌 잉카인들이 가진 여러 기술에 놀라는 그런 여정이었다.


굴러다니는 돌 같지만, 오래전 석벽을 정교하게 맞춘 그 시절 잉카인들의 돌이었다. #RX100M3



체력의 한계로 꼭대기까지는 못 올라가 봤지만 신전의 거대함은 느낄 수 있었던 곳 #RX100M3


신전을 둘러보고 내려오니 이제 진짜 마지막 도착지로 이동하는 것만 남았다.
오얀따이땀보 역에서 내려 두고 내린 것은 없는지 빠진 짐은 없는지 살피고 내내 운전으로 수고해준 택시기사에게 인사하였다.

역 근처에는 이미 많은 사람들이 와 이었는데, 대부분이 아구아스 칼리테니스(Aguas Calientes)를 가는 열차를 기다리는 이들이다.

인천에서 쿠스코까지의 기나긴 비행시간을 마무리하고,
바로 성스러운 계곡 투어를 한 뒤에 도착한 이곳 오얀따이땀보.
몸은 고되지만 하나씩 하나씩 남미를 알아가는 그런 기분이다.


수개월 전에 예약한 남미의 기차가 눈 앞에 있으니 내일이면 정말 마추픽추로 간다는 실감이 났다.

그리고 어울리지 않게 들려오는 뱃속의 소리

‘꼬르륵’

자 배를 좀 채우고 마추픽추로 향하는 기차를 타러 가 볼까?

‘여행은 만남입니다’

2017년 휴먼의 남미 여행 No.2
#2017남미여행 #2017SouthAmericanTravel #랜선여행 #남미여행 #배낭여행 #휴먼의남미여행 #직장인의배낭여행 #humantravel #RX100M3 #iphone5c #성계투어 #성스러운계곡투어 #쿠스코 #아구아스칼리테니스 #친체로 #모라이 #살리네라스 #오얀따이땀보 #페루레일 #마추픽추


가자 마추픽추로 #RX100M3


스위스에서는 역시 술 한잔(???)이 최고 @Zurich, The International Bar #iphoneX


:: 이동, 걷기 그리고 맥주 ::


휴식 같은 하루가 지나고 새벽같이 하이델베르크를 떠났다. 이번 여정에서 하이델베르크를 떠난다는 것은 독일을 떠난다는 것을 의미했다.
유럽 전역에 버스 노선을 공급해주고 있는 FIXI Bus를 이용하여 독일을 떠나 스위스로 향하였다.

‘오늘은 바젤, 취리히 그리고 인터라켄까지 바쁜 하루군!’

라고 생각했지만 실상 오늘의 메인은 도시를 걷고,
수레스가 소개 해준 도시의 바에서의 맥주 한잔을 한 뒤,
조용한 스위스의 마을까지 가는 것이었다.


하이델베르크의 새벽, 스위스로 향하는 이들이 버스를 기다리고 있었다 #iphoneX


운 좋게 2층 맨 앞자리에 앉았다. #iphoneX


FIXI Bus의 경로는 이러했다. 
하이델베르크를 출발해서 프랑스와 독일의 국경 옆 5번 국도를 타고 남으로 남으로 내려가는 것.

사실 국경이라고 해 봐야 큰 의미가 없는 EU지만 프랑스 국경 바로 옆의 도로를 달리며, 목적지를 스위스 맞추어 이동하는 기분이 제법 신선했다.


프라이부르크(Freiburg)에 도착했다. #iphoneX


중간에 정차한 프라이부르크는 어디선가 들어본 것 같은 도시의 이름이었는데, 찾아보니 차두리를 필두로 정우영에 권창훈까지 한국 선수가 활약하는 도시였던 것이다. 

그것과는 상관없이 나에게는 지나가는 도시였지만, 이런 도시는 다음에라도 꼭 방문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슬슬 스위스로 진입한다 #iphoneX


프라이부르크에서 내리는 승객에 이어 올라타는 손님을 기다렸던 버스는 다시 출발했다.
다시 남으로 남으로 내려가며 국경인지 아닌지 크게 감흥도 나지 않는 곳을 지나고 바젤(Basel)이라는 간판을 보여주었다.

이제 스위스다.


바젤(Basel) 역에 도착했다. #iphoneX


바젤 역에 도착하자마자 바로 세 가지를 하였다.

큰 짐을 코인락커에 맡겼고,
가진 돈을 스위스 프랑으로 환전하였으며,
4일짜리 스위스 패스를 오픈하였다.

이제 4일간 스위스 패스를 이용하여 자유롭게 여행할 수 있게 되었다.


바젤 역은 생각보다 바빠 보이지는 않았다. #RX100M3


스위스 패스도 가지고 있었고, 스위스 돈도 생겼으니, 이제 바젤을 돌아다닐 시간이다.
패스를 가지고 있으면 바젤의 수많은 박물관을 갈 수 있었지만 나에게는 충분한 시간이 없었다.

1박을 하는 것도 아니었고, 오후에는 수레스에게 소개받은 취리히의 맥주집도 가야 했다.
그리고 저녁에 숙소가 있는 인터라켄으로 이동해야 했다.

‘그냥 천천히 발 닿는 대로 다녀보자’

라는 생각으로 역을 나섰다.


바젤 역을 벗어나 보자 #RX100M3


루체른의 여정은 간단하게 정했다.
스위스 패스로 들어갈 수 있는 박물관 중 ‘kunstmuseum basel’을 시작으로 시내를 천천히 걸으며 시간을 보내보는 것.

역 앞에서 트램을 잡아타고 바로 kunstmusem 방향으로 향하였다.


스위스 패스를 보여주면 티켓(TICKET)을 준다 #RX100M3



kunstmuseum basel, 28.09.2018 #RX100M3


사실 이번 여정에서 박물관이나 미술관을 갈 계획은 없었다. 

하지만, 인구 1만 명당 박물관/미술관이 1개가 있을 정도로 문화 수준이 높은 바젤에서 유럽 내 가장 오래된 공립 미술관으로 손꼽히는 이곳을 그냥 지나갈 수는 없었다. 


들어가기 전 모든 모든 물건을 이곳에 넣고 들어갔다. #iphoneX


사전에 무엇이 전시가 되어 있는지도 모르는 상태에서 무엇이 어디에 있고, 무엇이 어디에 있는지 일일이 알아가며 볼 생각은 없었다.
그냥, 발 길 닿는 대로 kunstmuseum의 전시한 작품을 천천히 발길을 옮기며 감상했다.

매일 어딘가를 방문하고,
매일 어딘가로 걸으며,
매일 어딘가에서 마시고,
매일 누군가와 대화할 때와는 달랐다.

그냥 천천히 이 도시에서 가장 큰 규모의 미술관을 감상했다.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는 오랜 시간 이곳을 감상했다.


kunstmuseum 뒷길 #RX100M3


박물관을 나와서 또 다시 발길이 닿는 대로 걸었다. 일전에 방문했던 스위스의 다른 도시인 루체른(Luzern)이나 인터라켄과는 분명 다른 느낌의 스위스였다.

걷고 또 걸으며 이들이 어떻게 사는지, 어떠한 모습인지, 도시의 모습은 어떤지 감상하며 걸었다.


누군가의 집 @Basel #RX100M3



누군가의 집 @Basel #RX100M3



바젤 민스터(Basel Minster) #RX100M3


Basel Minster는 독일어로 Basler Münster로 쓰이며, 말 그대로 ‘바젤 대성당’이다. 

1019년에 처음 지어졌으며, 1356년 바젤 대지진으로 무너진 것이 1363년 지금의 고딕 스타일로 다시 재건되었다고 한다. 이로 그치지 않고, 그 뒤로 좌/우 타워가 만들어지며 지금의 모습을 갖추게 되어 바젤의 어디에서도 보이는 랜드마크가 되었다.


좌/우의 타워를 마지막으로 지금의 모습이 갖추어진 Basel Minster #RX100M3


사진에서 좌측으로 보이는 탑은 1429년에 지어진 Georgstrum, 그리고 우측으로 보이는 탑은 1500년에 지어진 Martinstrum이라고 한다. 

그리고 우측의 Martinstrum에 기계시계와 해시계가 같이 있는 모습이 특이했다. 두 시계의 시간을 보았을 때는 둘 중 하나의 시간이 맞지는 않았는데 자세히 보니 해 시계가 시간이 맞지 않았다.

‘역시 해시계는 대한민국’


남은 여정을 잘 끝내 달라고 기도했다 #RX100M3



대성당 앞에는 평화로워 보이는 광장과 이를 감싸는 집들이 모여있었다. #iphoneX


대성당 뒤로 라인강이 보이는 장소에 가니 이 도시를 관통하는 강가의 분위기가 한눈에 들어왔다.
도시는 평화로웠고, 그냥 이곳에서 낮잠이나 자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맑은 하늘, 선선한 바람 그리고 적당한 햇살. 풍경 좋은 자리. 이곳은 낮잠을 위한 모든 것이 준비되어 있었다.


평화로운 도심의 강가, 갑자기 저 다리로 가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RX100M3



결혼식을 마친 이들. 오늘이 주말이었던가 #RX100M3


낮잠을 자고 싶다는 생각을 잘 억누르고, 강가에서 보았던 다리로 향하기로 했다.
다리의 이름은 Mittlere Brücke, 영어로는 Middle Bridge, 한국어로는..? 

‘중간 다리?’

가끔은 이 동네의 직관적인 이름들이 참 좋다.


대성당 앞의 광장을 통해 다리로 향했다. #RX100M3


바젤의 도시 곳곳은 걷는 즐거움이 있었다.
건물을 보는 즐거움도 있었고, 이곳을 지나다니는 사람들을 보는 즐거움도 있었다.

이 즐거움에 음악이 빠질 수 없다. 여행을 위하여 담아온 노래를 플레이하고 걷고 또 걸었다.


1487년도에 만들어 진것 같은 누군가의 집. 그리고 17번지겠지? #RX100M3



‘중간 다리’, Middle Bridge 가 가까워져 온다. 여유를 즐기는 이들이 부러웠다 #RX100M3



이곳은 8번지이다. 그러면 1438년에 지어진 집? #RX100M3


다리 근처에 도착하니 제법 사람들이 많았다.
사진기를 들고 있는 모습이 왠지 이 도시의 사람들처럼 보이지는 않았다.

‘이들도 관광객이다’


다리 위의 관광객에게 사진을 부탁했다. @Middle Bridge #iphoneX


다리는 건너니 허기가 지기 시작했다.
오후 1시가 조금 넘은 시간, 근처의 Migros 슈퍼에서 간단한 샐러드를 사고 강변에서 햇살 아래 쉬고 있는 이들과 섞여 식사를 했다.

따뜻한 햇살 아래 있으니 다시금 졸리기 시작했다.


강변에서 식사를 하며 쉬었다. #iphoneX



‘이제 다음 장소로 가야지?’ #iphoneX


가을 하늘 아래 강가의 휴식은 참으로 평온하고 좋았다.
어제에 이어 정해지지 않은 일정을 보내고 있던 터였다.
그러다 보니 ‘여기다’ 싶은 곳에서는 자꾸 머무르고 싶었다.

그런 마음은 스위스이기 때문에 더욱 큰것 같은 기분이었다.

마지막으로 스팔렌토르(Spalentor)까지 걷고, 그 길을 통해 이 도시를 둘러보고 취리히로 이동하기로 하였다.


도시이면서도 마을같은 느낌, 유럽의 대부분이 이런 느낌이 아닐까 #RX100M3



전차길과 건물이 공존하는 골목길, 어색하지 않았다 #RX100M3



Spalentor #RX100M3


스팔렌토르(Spalentor)의 의미는 ‘Gate of Spalen’이며, 굳이 비교하자면 우리나라의 남대문, 동대문과 같이 과거 도시를 둘러싸고 있는 성벽의 입구 역할을 하는 곳이다. 

이 문은 그중 외벽에 있었던 게이트에 해당되며, 영문 위키피디아 설명에 따르면

‘one of the most beautiful gates of Switzerland.’
'스위스에서 가장 아름다운 게이트 중 하나'라고 기술되어 있을 정도

물론, 실제로 봤을 때는 ‘아....’ 정도의 느낌이었다.

하지만, 이날의 여정을 마치는 역할로써는 충분한 거점이었다.


Spalentor #iphoneX



다시 바젤 중앙역으로 돌아왔다. #RX100M3



Migros #RX100M3


바젤 역에서 캐리어를 되찾고, 수레스에게 소개받은 맥주 바에 가기 위해 취리히로 이동하기로 하였다. 원래의 일정은 이곳에서 바로 인터라켄을 가는 것이었는데, 그와 뮌헨에서 이야기하며  취리히의 그 바가 꼭 가고 싶어 졌기 때문이다.

그래서 바젤에서 지체 없이 취리히로 향하였다.

‘맥주를 마시러 가자’


Zurich Central #RX100M3


취리히 중앙역은 얼마 만에 와 보는 것일까? 손가락으로 햇수를 세어보니 꽤나 오래된 것 같다. 그것도 헝가리에 가기 위한 야간 열차를 타러 온 것 같은데 그것도 이미 15년 전이다.

왠지 모를 낯선 느낌이 다가오지만, 뭐 어때 

‘난 이 도시에 맥주 마시러 온 거다’


Zurich Central #RX100M3


The International Beer Bar는 중앙역에서 멀지 않았다. 큰 캐리어를 그냥 들고 가기로 했다.
날씨는 청명하여 걷기에 나쁘지 않았다.
그냥 Beer Bar 만 가기가 아쉬워서 였을까.

지나가는 길에 보이는 다리에서 애꿎은 셔터를 눌러보았다.


캐리어, 가방, 카메라 가방, 내 전 재산 #iphoneX



맥주 마시기 참 좋은 날이라는 생각을 한 것 같다. #iphoneX


Beer Bar의 오픈 시간인 4시 보다는 조금 일찍 도착할 것 같았다.
도착하니 직원들이 오픈 준비를 하고 있다. 매니저를 불러달라고 하고, 수레스의 소개를 받고 왔다고 하니 연락을 받았다며 오픈 시간까지 밖에서 좀 기다려 달라고 한다.

천천히 기다리면서 오픈 시간을 기다렸다.

기대가 되는 그런 순간이었다.


THE INTERNATIONAL BEER BAR @Zurich #iphoneX



기다리고 있으니, 오늘의 스페셜 맥주라며 맛보라고 주었다. 와우~ #iphoneX


오픈을 기다리면서 마신 맥주는 에피타이져를 먹은 느낌이었다. 

와인같이 생겼지만 맥주였고,
약 같은 맛이 날 것 같지만 맥주였으며,
주스 같지만 맥주였다.

이 바의 장점은 엄청난 종류의 수제 맥주를 마실 수 있다는 것과 센스 넘치는 캐나다 출신의 매니저가 있다는 것.
가히 맥주에 미친 직원들이 이곳의 분위기를 더욱 즐겁게 해주고 있었다.


혼자 왔으니 역시 내 자리는 카운터! #RX100M3



IPA from Lambrate #RX100M3



It’s empty #RX100M3


오픈 뒤 사람들이 점점 늘어나기 시작했다.
늘어나는 사람만큼이나 다양한 맥주가 보이기 시작했다. 그것을 보는 것도 또 하나의 재미였다.

그리고, 이곳의 계산은 좀 특이하다. 술을 마시는 테이블이나 카운터 별로 조그마한 블록 인형을 주고 그것에 마신 것들을 기록해 두는 방식이다.

나의 블록 인형과 놀며 한잔 두잔 마시기 시작했다.


밖에도 사람들이 몰려들기 시작했다 #RX100M3


혼자 마시다 보니 자연스럽게 매니저와도 대화를 하고 바를 찾은 이들과도 대화를 하게 되었다.
북유럽에서 취리히로 전날 이사 왔다고 하는 부부는 이런 바가 집 근처에 있어 참 좋다고 했다.

2시간여를 마시다 보니 어느덧 인터라켄으로 이동할 시간이 되었다.


취리히에 잘 정착하기를 바라며 #iphoneX


아침에 하이델베르크에서 시작된 여정은 바젤, 취리히를 지나 이제 인터라켄으로 가는 것만 남아 있었다.
취리히에서 인터라켄까지는 열차로 약 2시간, 내가 타고 가는 루트는 중간에 베른(Bern)역에서 기차를 갈아타야 했다.

잘 마셨노라고 매니저와 인사를 하고 The International Beer Bar를 나섰다. 다음 방문을 기약하며..
( 실제로 2019년에 또 갔다. )


이제 인터라켄으로 간다. #RX100M3



생각보다 얼굴이 달아오르지 않았다. #iphoneX


취리히에서 베른으로 가는 1시간 동안, 오늘 지나온 여정을 되돌아 보았다.
녹록지 않은 이동과 여정이었지만, 너무 즐거웠다.

여정에서 마시는 한잔의 힘이 이렇게 강하다.


스위스 첫날의 해도 슬슬 지고 있었다. #iphoneX



Bern Central #iphoneX


베른에 도착하니 다음 열차 시간까지 약 15분의 시간이 있었고, 거짓말같이 뱃속에서는 ‘꼬르륵’하는 소리가 나고 있었다.

근처의 슈퍼를 찾아보니 멀지 않은 곳에 있어 맥주와 간단한 안주거리를 사기로 했다.


내 손에 들린 것은 일용할 맥주와 일용할 살라미 #iphoneX



인터라켄(Interlaken)에 도착하면 어두 컴컴해질 것 같은 시간이다. @Bern #iphoneX


베른 중앙역으로 돌아와 다시 인터라켄으로 향하였다.
앞으로 1시간이면 2박 3일을 보낼 그곳에 도착한다.


인터라켄으로 향하는 열차 안 #iphoneX



어두워진 인터라켄 오스트(Interlaken Ost)역 앞. #iphoneX


어느새 저녁 8시를 넘어선 시간.
내가 예약한 숙소인 Jugendherberge Interlaken (Interlaken Youth Hostel)은 역 바로 옆이라 이동의 부담이 없었다.


Check IN #iphoneX


체크인을 하고 방으로 들어가니 6명이 잘 수 있는 2층 침대 3개가 나를 맞이했다. 하지만, 방안에는 어느 누구의 인기척도 없었는데 이대로면 혼자 오롯이 방을 차지할 것 같은 기분이었다.
이렇게 오늘 하루를 보상받는 것 같았다.

새벽같이 하이델베르크에서 출발한 버스를 타고 바젤로,
바젤에서 기차를 타고 취리히로,
취리히에서 베른 거쳐 열차를 갈아타고 인터라켄으로.

오늘 하루 참 오랫동안 이동을 했지만, 생각보다 피곤하지는 않았다.

이동하고, 걸었으며, 마시고, 먹고, 만났다.

‘굉장한 하루를 보냈다’라고 생각을 했다.

하지만, 오늘이 끝난 건 아니었다.
내 마음속의 잊지 못할 추억이 가득한 라우터브루넨(Lauterbrunnen)이 오늘의 마지막 여정지이다.

편한 복장으로 갈아입었고, 그곳으로 올라가는 오늘의 열차를 타러 다시 역으로 향했다.

오늘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2018년 휴먼의 유럽 여행 No.10
#2018유럽여행 #2018Europe #유럽여행 #휴먼의유럽여행 #humantravel #RX100M3 #iphoneX #Basel #바젤 #취리히 #Zurich #수제맥주 #맥주 #Beer #Bier #Switzerland #Swiss #Journey #Bern #베른 #인터라켄 #Interlaken #즐거움 #추억 #그리고 #기억


이날은 혼자 이 방을 차지했다 #iphoneX


뮌헨으로 가는 ICE #iphoneX


:: 독일 맥주 하면 뮌헨 ::


전날의 기나긴 하루가 지나고 여전히 맥주의 나라 독일에 있다.

오늘은 맥주의 나라에서 가장 맥주로 유명한 도시 뮌헨으로 간다.

아침 이른 시간 잠에서 깨었다. 뮌헨으로 향하는 ICE를 타기 위해서였다.

게스트하우스의 같은 방 사람들에게 방해가 되지 않는 선에서 준비를 하고, 독일의 첫 여정을 함께 한 호스텔을 나섰다.


베를린 A&O Hostel 독일 전역에 체인을 가지고 있는 호스텔이다 #iphoneX


아침 해가 어스름하게 올라오는 시간 베를린 중앙역으로 향하였다. 

뮌헨으로 향하는 ICE 열차가 기다리는 곳이다.
그곳에서 베를린의 아침을 맞는 이들과 함께 열차를 기다리기로 했다.



베를린 중앙역 #iphoneX



커피 한잔을 주문했다. #iphoneX


열차 시간은 많이 남지 않았지만, 커피 한잔을 마실 시간은 충분하였다.

잠시나마 이들의 틈에서 자연스럽게 독일의 아침을 맞이해 본다.

‘ 어디가 좋을까? ‘ 하고 둘러보던 차에 익숙한 이름의 카페가 있어 들렀는데..
그 이름은 아인슈타인 ‘ EINSTEIN ‘



EINSTEIN Coffee shop에서의 커피 한잔 #iphoneX


베를린 중앙역은 많은 사람과 여행자가 오가는 곳이다. 

오가는 다양한 사람들이 커피 한잔을 주문하고
테이크 아웃을 하고,
자기의 자리를 찾아 앉았으며,

다시금 자신의 갈 곳으로 발걸음을 돌렸다.



다음으로 발걸음을 돌린 곳은 역 내 슈퍼였다. #iphoneX


REWE city는 구글 지도 안에서 ‘Supermarket’으로 검색하면 쉽게 볼 수 있는 곳으로 베를린 중앙역에서도 ICE를 타는 플랫폼 바로 위 층에 자리 잡고 있었다.

슈퍼마켓 REWE 에서 아침으로 먹을 샐러드를 샀고, 당을 채워줄 초코릿까지 사고 다시 플랫폼으로 향하였다.


각자의 목적지로 향하는 탑승객들 #iphoneX


탑승 수개월 전에 독일의 철도 앱인 DB(Deutsche Bahn)를 통해 예약하였지만, 이렇게 많은 사람이 함께 탑승할지는 몰랐었다.
그럴 것도 그런 것이 이 ICE는 뮌헨까지 가는 열차였고, 그곳에서는 세계적으로도 유명한 Oktoberfest가 열리고 있었기 때문이다.

처음에 비어있던 기차 안은 점점 사람들이 몰리기 시작하더니 한량을 꽉 채웠다.

사전에 예약을 하여 차량의 한 쪽에 혼자 앉는 곳에 자리를 잡은 것이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참고로 독일의 장거리 열차는 미리 예약하면 취소 불가 조건등을 붙여서 상당히 저렴하게 예약을 할수가 있다.



바로 식사를... 샐러드 from REWE city #iphoneX


아침 식사를 간단히 마치고 본능적으로 생각이 나는 것이 있었다.

‘맥주를 마셔야겠다’

그리고 무의식적으로 바로 옆의 식당칸으로 향하였다.



식당칸의 메뉴판 #iphoneX


식당칸으로 옮겨 바로 메뉴판을 집어 들고 맥주 리스트를 보았다. 

‘응? 에딩거 500ml 가 4유로?’

무엇을 마실지도 결정하지도 않았는데, 나의 눈은 메뉴판의 ‘EDINGER’이라는 이름에 가 있었다. 그리고 식당칸을 지키고 있는 직원에게 손가락으로 당당히 

‘Please’라고 말을 건네며 미소를 지었다.



EDINGER @DB&ICE #iphoneX


식당칸에서 바라보는 멋진 가을의 풍경 그리고 아침에 마시는 맥주.
이 모든 것이 ‘여행’이라는 한 단어가 가져다주는 선물이 아닌가.

뮌헨까지는 꽤 많은 시간이 남아있었고, 내 좌석도 별도로 있었지만, 이 경치와 맥주 맛이 주는 공간을 그냥 벗어날 수는 없었다
두어잔을 더 마시고 나서야 나는 다시 나의 자리로 돌아갔다.

'한잔 더' 는 뮌헨에서 하기로 하고 말이다.



왜 맥주를 마시는 이들이 안보이는거지 #RX100M3



Oktoberfest @Munich #iphoneX


그토록 가을에 오고 싶었던 이곳.
왠지 얼굴이 벌건 사람들 밖에 안 보이는 것 같은 느낌이었지만 그것이 더욱 이 도시에 맞는 계절에 온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나의 버킷리스트 중 하나를 지우는 순간이다.

‘옥토버페스트 기간에 뮌헨에 가기’



숙소는 중심가에서 조금 떨어진 Leuchtenbergring 역 근처로 잡았다. #iphoneX


옥토버페스트 기간의 숙소 가격은 상상을 초월한다.
사실 이 기간에는 어디를 가도 비싸기 때문에 10만원 가까이하는 중앙역 근처의 게스트하우스에 묵고자 하였지만,

여행자는 다 계획이 있는 법.
내가 활용한 방법은 ‘호텔 포인트로 예약하자’ 였다.

호텔 체인 중의 하나인 IHG 의 포인트를 특정한 기간에 구매하여 100% 추가하여 이 기간 1박에 약 30만원 가까이하는 Holiday Inn 호텔을 2박에 약 20만원 정도에 예약하였으니 말이다.

일명 포숙이라고 하던가...

아무튼 나는 이 초 성수기에 시설이 꽤나 좋은 호텔에 묵을 수 있었다. 게스트 하우스에 묵는 가격으로 말이다.



자 이제 나가볼까? #iphoneX


예약한 Holiday Inn Munich - Leuchtenbergring 에 도착하여 체크인하고 보니 호텔 방은 생각보다 넓었고 무려 더블베드를 주어 넓게 잘 수 있을 것 같은 생각이 들었다.
뮌헨 시내에는 몇몇 Holiday Inn 호텔이 있었지만, 이곳이 적당한 포인트로 숙박할 수 있었고, 역에서 가까웠기 때문에 선택하였다.

꽤 넓은 데다가 근처에 슈퍼까지 있으니 입지도 너무 좋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제 뮌헨 시내로 나가 마리엔 광장을 살짝 보고, 뮌헨 맥주를 마시러 가자!’



나름 자주온 뮌헨이기에 친근한 뮌헨 시청 #iphoneX


시내로 나가니 이미 수많은 사람들이 뮌헨의 가을을 만끽하고 있었다.
축제 기간이라 그런지 어디를 가나 사람이 가득하였지만 모두의 얼굴에는 많은 사람 속의 짜증이 아니라, 무언가에 홀린 듯한 즐거움이 묻어났다.

나도 그 속에 함께 있는 것이다.

‘가을의 뮌헨에 있는 것이다’



먹음직한 학센바우어 #RX100M3



그리고 맥주 #iphoneX


시청 근처에 있는 Schneider Weisse 에는 이미 많은 사람이 자리를 차지하고 있었다.
옥토버페스트가 열리는 곳만큼은 아니지만, 이곳의 분위기를 즐기려는 수많은 사람들이 각자의 테이블에 적지 않은 맥주잔을 올려두고 각자의 언어로 대화를 하고 있었다.

‘이곳 맛있지 않냐?’
‘한잔 더해!’
‘오늘은 몇 시까지 놀래?’
‘내일은 어디 갈까?’

내가 모르는 언어를 맥주 한잔하며 귀 기울이며 마음대로 해석할 수 있는 것은 이미 주위의 분위기도 내 여정에 함께 한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 아닌가.



몇 잔째였는지 기억이 안 난다 #RX100M3


1차(?)를 마치고 다시금 뮌헨의 밖의 공기를 마시러 나와 도심의 곳곳을 걸어 보았다.

딱히 어디를 가야 한다는 것 없었다. 그냥 발길 닿는 대로 걸을 뿐...
때로는 그런 것이 더 기억에 남는 하루가 될 것이기에.



한 잔하고 나오니 슬슬 해가 지고 있었다. #iphoneX



어딜가도 들어가고 싶은 곳 투성이다 #RX100M3



뮌헨 거리에는 당장이라도 들어가서 함께 하고픈 가게들이 즐비했다. #iphoneX



해는 뉘엿뉘엿지고 ‘한잔 더 해’라고 이야기하는 것 같았다 #iphoneX


이전에 뮌헨에 왔을 때는 마리엔광장을 중심으로 중앙역을 오가는 곳만 걸어보았지만, 이번 여정은 좀 달랐다.
여행자가 안 갈만한 길을 걷고 또 걸으며 그냥 축제 기간 이 동네를 사는 사람들의 모습을 볼 수 있었다.

뮌헨의 곳곳에는 여행 책자에 소개된 곳 이외에도 들어가고 싶은 곳이 너무나 많이 보였고, 그중 한곳을 2차(?)의 장소로 결정하였다.



역시 맥주 한잔을 더 시켰다 #iphoneX


우연히 들어간 가게는 Trumpf oder Kritisch 라는 곳으로 직역하면 ‘으뜸 혹은 위기’ 라는 뜻인데.
잘하면 승리? 못하면 위기? 뭐 그런 원초적인 가게 이름이다.

힘이 느껴지는 독일어만 들리는 것 보니 분명 동네의 술집에 온 느낌인데.

맥주 맛까지 강열하게 목을 스쳐지나가니 기나긴 오늘 하루를 마무리 하기에는 재격인 술집에 들어온 그런 느낌이었다. 
종업원은 이 축제 기간에 옥토버페스트 텐트가 아닌 이 가게에서 한잔하는 우리를 이상하게 쳐다보는 느낌이었지만, 이내 곧 분위기를 즐거운 모습에 미소를 보내준다.

생각해보니 이날 마신 맥주의 잔이 꽤 되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슬슬 숙소로 돌아가 내일을 준비한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충분히 마셨다' 라고는 생각이 들지 않았던 것은 그냥 뮌헨에 왔기 때문이 아니었을까.



숙소로… 아니 호프브로이하우스로... #RX100M3


새벽에 베를린에서 시작한 일정은 뮌헨의 이름 모를 지역의 동네 술집에서 끝내게 되었다.

솔직히 숙소에 돌아오는 길에 호프브로이하우스 를 살짝 들러서 분위기를 보긴 했지만, 
그곳까지 즐기기에는 이날 너무나 많은 맥주 친구들을 만났다는 생각이 들어서 우버를 불러서 호텔로 돌아가게 되었다.

하루가 지나가는게 아쉬운 순간, 호텔로 돌아가는게 아쉬웠던 그 순간.

하지만, 분명한 것은 

가을의 뮌헨은 
그냥 한잔함에 끝이 없으며,
분위기에 취해 한잔함에 끝이 없으며,
즐거움에 취해 한잔함에 끝이 없으며,
축제가 주는 기분으로 한잔함에 끝이 없는 그런 곳이다.

버킷리스트의 한 줄을 지우는 가을 뮌헨에서의 첫날이 이렇게 지나간다.

내일은 그 도시에서 조금 떨어진 잘츠부르크에서의 하루를 보낸다.
그 여정 또한 즐거움에 취한 그러한 하루가 되길 바라며...


2018년 휴먼의 유럽 여행 No.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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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프브로이 하우스의 천장이다 #iphone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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