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항가는 길 #RX100M3


:: 2018 유럽여행 마지막 이야기 ::


한국으로 돌아가는 아침.

여정의 마지막 밤을 보내는 아쉬움에 잠을 설쳤는데도 꽤 이른 시간에 침대에서 일어났다.


체크 아웃 시간까지는 시간이 남아 있었기에 호수변을 걷기로 했다.


날씨가 좋았다 #iphoneX


어제보다 한 것 좋아진 날씨덕에 마르쉐 광장까지 레만 호수를 벗 삼아 걸으니 건너편의 알프스가 한눈에 들어왔다.

먼 산의 눈이 쌓인 알프스가 여정의 끝에 따라오는 아쉬움을 더 짙게 만들어 주는 것 같았다.


꽃 한송이 #RX100M3



어떤 동상 #RX100M3



어떤 동상 #RX100M3


마르쉐 광장까지 가니 주변의 가게들이 아침부터 문을 열었다.

아침 식사를 할만한 먹음직스러운 빵을 사고 다시 호텔로 돌아갔다.


아침식사 #iphoneX


호텔로 돌아가 돌아갈 짐을 다시 한번 점검하였다.

빼놓은 것은 없는지, 오늘 공항 가서 쓸 여권은 잘 챙겼는지 등등


여행자가 매일 준비하는 하루의 시작은 언제나 바쁘지만 그것이 귀국하는 날이면 그것이 배가 되는 것 같다.

추억은 남겨도 물건은 남기면 안 되기 때문이다.


남은 맥주와 생일콘 #iphoneX



마지막 숙취 해소제 #iphoneX


짐을 모두 정리하고, 남은 맥주를 마셨다.

며칠 전 뮌헨에서 받은 생일콘을 뒤집어쓰고 뒤 늦은 생일 자축을 다시 해 보았다.


이제 정말 떠나는 시간이다.



카메라 가방, 백팩 그리고 캐리어 #iphoneX



Bye~ Montreux #iphoneX


호텔에서 역까지는 전날 유효기간이 끝난 스위스 패스 대신에 이 지역 호텔을 묵으면 무료료 발급해 주는 교통권을 사용하기로 했다.

체크아웃을 하며 리셉션에 오늘 교통권이 필요하다가 이야기하니 ‘Montreux Riviera Card’를 만들어 주었다.


스위스는 물가가 비싸기 때문에 도시 별로 호텔에서 제공해 주는 이러한 교통권이 비용 절감에 큰 도움이 될 거라고 생각이 들었다.

보통은 1박을 하더라도 체크인/체크아웃까지 2일 유효한 교통권을 주니 꼭 확인해 보면 좋을 것 같다.



호텔에서 제공해 주는 교통권, MONTREUX RIVIERA CARD #iphoneX



Montreux station #iphoneX



Luggage @Montreux #iphoneX



공항으로 가는 열차를 기다렸다 #iphoneX


제네바 공항(Genève-Aéroport)까지 가는 직통 열차는 IR(Inter Regio)로 SBB 앱을 통해 미리 예약을 해둔 터였다.

몽트뢰(Montreux) 역에서 제네바 공항까지는 약 1시간 반의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열차 안에서 시간을 충분히 보내며 여유롭게 이동할 수 있었다.


맥주를 깠다, 아니 오픈했다. 11:00am #iphoneX



엽서에 내용을 채워 넣었다 #iphoneX



한국으로 간다 #iphoneX


제네바 국제공항은 (IATA GVA, Geneva Cointrin International Airport) 프랑스와 스위스가 공존하는 특이한 공항이다. 

공항부지가 두 나라 영토에 걸쳐서 있기 때문인데, 내부에 면세점도 두 나라 구역으로 나누어져 있다고 한다.

물론 입국 시에도 프랑스 섹터(Franch Sector)와 스위스 섹터(Swiss Sector)로 나뉘어 있어 나오는 방향에 따라 입국 나라가 바뀌는 특이한 공항이다.


GENEVE AEROPORT, Switzerland side #RX100M3



비행기 세번타고 집으로 가자 #iphoneX


제네바 공항에 들어가자마자 KLM 데스크로 가서 바로 티켓팅을 하였다.

나에게는 3개의 구간이 표시되어 있는 1장의 항공 티켓이 주어졌다.


제네바(GVA)에서 암스테르담(AMS)까지는 KLM Cityhopper

암스테르담(AMS)에서 상해(PVG)까지는 KLM Royal Dutch

그리고 상해(PVG)에서 인천(ICN)까지는 동방항공을 타고 간다.


3개의 비행기를 타지만 길게 느껴지지 않았다.

비행기를 타는 건 즐거운 일이니깐.



점심은 이곳에서 @Montreux Jazz Cafe #iphoneX



무거운 짐을 맡기고 식사할 만한 곳을 찾아보았다. 돌아다니다 보니 눈에 익은 이름의 식당이 보였는데, 그 이름은 Montreux Jazz Cafe.


마치 마지막 여정지인 Montreux 가 

‘식사 한끼 하고가~~’ 라고 말하는 것 같았다.


점심은 이곳에서 해결하기로 마음먹고 들어가 메뉴를 차근차근 골라 보았다.



앙증맞은 메뉴판 #iphoneX



고민이 된다 #iphoneX



맥주는 독일제 ERDINGER! #iphoneX




Pièce du boucher #RX100M3


무엇을 먹으면 좋을까? 라는 생각을 했지만 선택은 쉬웠다.

주문한 음식은 ‘Pièce du boucher’ 굳이 번역하자면 정육점의 한 조각이다. 

소고기를 잘 구워서 야채와 프렌치 프라이와 나온 음식.


맥주와 어울릴만한 음식을 잘 고른 것 같다.


역시 순삭~


주방 분위기가 아주 좋았다. 그러니 음식도 굿 #RX100M3



Thank you Postman #iphoneX


든든하게 식사를 먹고, 며칠 동안 적은 엽서와도 인사를 했다.

우리집을 포함한 각각의 목적지에 잘 전해지기를 바라며 통에 넣고 뒤 돌아 보지 않았다.


이제 출국을 한다 #iphoneX



Genève-Aéroport #iphoneX


여정을 시작할 때는 공항에 가는 것이 마냥 즐겁기만 하다.


하지만 여정을 마무리한 뒤 돌아갈 때는 반대의 느낌이 드는 건 어찌 보면 당연하다.

여정 내내 하루하루가 즐거웠지만, 그 하루하루가 지나가면 시시각각 아쉬움으로 다가온다.


비행기를 타기 위한 게이트로 가기까지 지나간 여정이 머릿속을 스쳐가면서,

‘이랬었다면’이라는 생각을 되풀이 해 보았다.


결국 여행도 평소와 다르지 않다.

우리의 지나간 시간은 ‘참 아쉽다’


아기자기한 제네바 공항 #RX100M3



창 밖으로 KLM City Hopper 가 보인다 #RX100M3



이제 암스테르담으로 #RX100M3


비행기 안에 자리를 잡고 앉으니 이제 귀국하나 싶은 생각이 들었다.

아직 암스테르담과 상해를 거쳐서 한국까지 가는 기나긴 비행 일정이 남아 있어 여정이 조금은 남은 듯한 기분이라 왠지 모를 안심이 들었다.


#KL1930 #GVA to #AMS #iphoneX



Bye~ Switzerland #iphoneX



KLM 특유의 로고가 담긴 간식이 나왔다 #RX100M3


제네바를 뜬 항공기는 스위스와 프랑스 그리고 독일 상공을 거쳐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으로 향했다.

푸른 하늘을 보며 여행에서 찍은 사진을 하나씩 다시 보니 참 좋은 추억을 만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유럽 상공을 날고 있는 2시간 동안 이번 여정의 하루하루를 기억해 본다.


‘아쉽지만 참 즐거웠다.’


암스테르담에 도착했다 #iphoneX



Amsterdam Airport Schiphol #iphoneX


경유지인 암스테르담에 도착했다.

제네바 공항의 북적거림과는 다른 또 다른 북적거림.


전 세계의 항공사 중에서도 최초의 민항기인 KLM(네덜란드어 : Koninklijke Luchtvaart Maatschappij) 의 거점 공항.

이 모든 이유들이 하나로 모인 그런 북적거림.


그곳이 암스테르담 스키폴 공항이었다.


Take me home. #KL0895, #AMX to #PVG #iphoneX


암스테르담에서 떠나는 장거리 비행의 자리는 50K로 비상구 옆의 창가였다.


좀 더 여유 있는 자리에서 편하게 비행을 할 수 있었고, 

석양이 지는 모습을 보고 편하게 마실 것을 부탁하였으며,

잠자리도 편하게 들 수 있었다.


50K의 자리는 편했다 #RX100M3



Heineken Beer #RX100M3



첫 식사와 언더락 위스키 #RX100M3



Thanks guys #RX100M3



fly to my home. #iphoneX



언제부터 인가 나에게 있어 장거리 여행은 단순히 도시를 방문하는 것이 아닌 ‘의미를 부여하는 여행’이 되어 있었다.

그리고 단순히 ‘여행’만 하는 것이 아니라 ‘무언가 남기는 여행’이 되어 있었다.


12일간의 여정 동안 어떤 의미를 찾았고 어떤 것은 남겼는지 돌아가는 비행기에서 곰곰이 생각하고 메모장에 정리했었다.

그 메모장을 2년이 지난 지금 다시 꺼내어 보니 오글거리는 것들이 참 많이 적혀있었다.


무언가는 이루었고,

무언가는 완전히 실패했다.


무언가는 다시 진행형을 만들었고,

무언가는 다시 준비하고 있다.


그 ‘무언가’를 다시금 꺼내어 볼 수 있는 지금 이 순간이.

늦었지만 2년 전의 여행기를 돌아볼 수 있는 지금 이순간이.


‘참, 소중하다’


마지막 날 아침에 만난 Freddie Mercury #RX100M3


사실 여정의 마지막 이야기를 정리하는 법을 모른다.

여행이라는 이름으로 많이 돌아다니며 글로, 사진으로 기록하며 다녔지만 그간 제대로 된 여정의 마무리를 연재 형태의 글로 정리해 본 경험이 많이 없기 때문이다.


2019년 1월에 시작한 이 여행기를 1년이 훌쩍 지난 시점에 마무리를 하게 되니, ‘나도 참 게을렀구나’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분명한 것은 12일간의 이야기를 약 30개의 이야기로 나누어 기록하며 ‘여행을 되돌아보는 법’을 조금은 배운 것 같다.


이러한 것이 ‘2018년 유럽 이야기’로만 끝나지 않기를 바라며, 

많이 써온 구문이지만 다소 어색하게 보일지 모르는 한 문장으로 2018년 유럽여행의 ‘마지막 이야기’를 마친다.


‘여행은 만남입니다’


2018년 휴먼의 유럽 여행 Last Story, No.15

#2018유럽여행 #2018Europe #유럽여행 #휴먼의유럽여행 #humantravel #RX100M3 #iphoneX #Montreux #몽트뢰 #Geneva #제네바 #GVA #AMS #암스테르담 #Amsterdam #KLM #Beer #Bier #Switzerland #Swiss #Journey #즐거움 #추억 #그리고 #기억


Good Bye & See You Soon



Queen Studio Experience @Montreux #RX100M3



:: 시옹성 Château de Chillon, 로잔 Lausanne 그리고 Freddie Mercury ::


10월의 첫날이자 여정의 마지막 밤이 있는 날.

출국이 다음 날로 다가왔다고 생각하니 기분이 참 묘했다.


여정의 마지막은 레만 호수변을 다니며 시간을 보낸 뒤에 퀸의 흔적을 좇아 마무리하는 것으로 정했다.


첫 여정지는 시옹성이다 #RX100M3


스위스의 알프스와 레만호가 한눈에 보이는 시옹성(Château de Chillon).

제네바의 종교 개혁가 프랑수와 보니바르(Franncois Bonivard)가 갇힌 사건을 소재로 쓰인 바이런(Byron)의 시 시옹성의 죄수(The Prisoner of Chillon)로 더욱 유명해진 곳이다.


몽트뢰 시내에서는 201번 버스를 타고 한 번에 도착할 수 있었는데, 이 버스는 서쪽인 브베(Vevey)에서부터 오는 버스였다.

버스를 타고 성 근처에 도착하여 입장하기 전에 레만 호수(Lac Léman)와 공존하는 성 주변을 둘러보기로 했다.


주변을 걷는 건 나뿐만이 아니었다. #iphoneX



Château de Chillon #iphoneX



Château de Chillon #iphoneX


입구 쪽으로 가니 관광객들이 상당수 있었다. 

입장료는 12프랑 이지만 스위스 패스를 가진 나는 패스를 보여주고 ‘0프랑’이 적힌 티켓과 한국어 가이드 책자를 받은 뒤 찡끗 미소를 보인 다음에 당당하게 들어갔다.


성 안에서 보이는 레만 호수와 알프스 #RX100M3



성의 지하 #RX100M3


시옹성은 9세기에 시옹을 지나는 상인들에게 세금을 징수하기 위해 세워져서 12세기 이후 사보이 가문이 거주하며 지금의 모습을 갖추었고,

16세기에는 베른 인들이 통치하기도 했다고 한다.


성 내부에는 무기고와 감옥으로 쓰였던 흔적들이 가득했고, 지금의 시옹성을 유명하게 만든 바이런(Byron)의 필체도 존재했다. 

물론 이 필체는 진짜 바이런의 필체가 아니라고 밝혀졌다고 하는데...


이곳에서 밖을 바라보며 갇혀있던 사람들은 어떤 심정이었을까 라는 생각이 드는 그런 장소였다.


과연 다음의 바이런의 시 한 구절이 적힐 수밖에 없는 그런 곳이었다.


‘쇠사슬에 묶이지 않은 영원한 영혼이여,

지하 감옥의 가장 밝은 곳, 자유여’ - 시옹성의 죄수 중


시옹성의 지하 #RX100M3



성의 위쪽으로 가 보았다. #RX100M3



과거 연회장이 있던 자리 #RX100M3


개인적으로 시옹성은 밖에서 보는 기대감에 비해서 안에서는 그렇게 눈에 들어오는 것이 많이 없었다.

죄수들을 동물같이 취급했던 것 같은 몇몇 구조물,

유명 가문의 사람들이 거주하면서 있을 법한 화려한 장식물,

견고하게 보이는 방어벽...


‘유럽 내 어느 성 같이 중세의 모습을 고스란히 갖추고 있네’정도의 느낌이랄까.


성은 참 아담했다 #RX100M3



성 밖에서 레만호를 배경으로 사진을 찍는 사람들이 보였다 #RX100M3


시옹성을 둘러본 뒤 이곳을 올때 탔던 201번 버스를 반대편 정류장에서 타고 다시 호텔로 들어갔다.

조금 휴식을 한 뒤에 로잔(Lausanne)을 다녀올 생각이었다.


호텔에 들어가기 전에 구매한 와인 그리고 맥주 #iphoneX


휴식을 하며 맥주 한잔과 과일을 먹고 마시며 여정을 정리할 엽서를 썼다.

나에게 그리고 지인들에게 한 장 한 장 적어가니 정말 여정이 끝나고 있는 기분이었다.


그리고 다시 로잔으로 가기위해 호텔을 나섰다.


Freddie Mercury #RX100M3


호텔에서 역으로 걸어가며 전날 어두 컴컴하게 만났던 동상을 다시 만났다.

이날 저녁은 이 광장 근처에서 맥주를 마시며 음악을 들을 예정이다.



몽트뢰(Montreux) 역 #RX100M3



몽트뢰(Montreux) 역 #RX100M3


몽트뢰(Montreux)를 비롯한 레만호 근방의 마을(도시?)는 산을 끼고 있기 때문에 호수 쪽을 바라보는 곳이 높은 곳에 존재하여 시야가 넓을 수밖에 없었다.

그래서 오전에 방문한 시옹성 같은 곳도 산과 호수 사이를 막아두고 통행세 같은 것을 받을 수 있었던 것 같다.


Montreux #RX100M3



로잔으로 가자 #RX100M3


로잔(Lausanne)은 스위스 내에서 큰 도시로 꼽히는 곳으로 올림픽 박물관을 비롯한 여러 관광지가 있는 곳이다.

생수로 유명한 프랑스의 에비앙(Évian-les-Bains) 지역도 이곳에서 배를 타고 갈 수 있다.


레만 호수 #iphoneX



로잔(Lausanne) #RX100M3


로잔에 도착해서 새삼 느낀 점은 전 날부터 인터라켄에서 넘어오면서 독일어가 사라지고 프랑스어가 들린다는 것.

프랑스 국경과 가까운 도시이기 때문에 프랑스어가 주로 쓰이는 것은 물론이며,

마치 스위스 내에서 도시 이동을 하였지만 독일에서 프랑스로 넘어온 듯한 착각이 들 정도로 도시 분위기도 프랑스 같았다는 것이다.


프랑스어 감성이 흘러나오는 ‘Grancy’ 라는 정거장 이름 #iphoneX


로잔에는 스위스의 유일한 도시 철도가 있다. 

로잔 메트로(Métro de Lausanne)라고 불리는 이 철도 시스템은 도시 철도 시스템을 운영하고 있는 도시 중에서 가장 작은 규모라고 하며 이곳은 M1 / M2의 2개 노선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나는 호수변의 우시(Ouchy-Olympique) 역까지 가기 위해서 2008년에 개통한 M2를 탑승했다.


높은 지대를 오가는 도시 철도이기 때문에 고무타이어로 이동한다고 하는데 실제 탑승했을 때는 타이어 같은 느낌은 나지 않았다.


Ouchy-Olympique #RX100M3


큰 도시라고는 하나 로잔의 인구는 10만 정도. 우리나라의 대 도시에 비하면 번잡스럽지도 않고 평화롭기 그지없었다.

프랑스 에비앙을 비롯한 여러 호수변 도시로 떠나는 선착장 근처에서 쉬며 시간을 보냈다.


너희들 참 평화롭구나 #RX100M3



저 멀리 보이는 곳이 아마 프랑스의 에비앙인 것 같다 #RX100M3



레만 호수 #RX100M3



Lausanne-Ouchy 선착장 #RX100M3



프랑스의 국기가 걸려있는 배 #iphoneX



요란한 소리를 내며 출발하는 스위스의 배 #iphoneX


선착장 주변은 몇몇의 단체 그룹 빼고는 인기척이 크게 느껴지지 않았다.

그래도 스위스나 프랑스의 다른 호수변의 도시로 떠나는 배가 오가며 타고 내리는 사람들은 꾸준히 눈에 들어왔다.


문득, 이 멋진 호수를 배경으로 사진을 남기고 싶어 졌다.


Lausanne #iphoneX



Lausanne #iphoneX



Lausanne #iphoneX


이날의 하루가 슬슬 저물어 간다.

이번 여정의 마지막 밤이 찾아오고 있었다.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의 새벽 공기와 만났던 여정의 첫 날로 돌아가고 싶은 마음이 간절했다.

모든 여행자들이 첫 날을 그리워하듯이 나도 그렇게 첫 날을 그리워하고 있었다.


이제 떠날 시간이다 #RX100M3



이날 기준으로 2020 Tokyo Olympic 까지 D-661 이었지만… #iphoneX



이날 기준으로 2022 Beijing Olympic까지 D-1221 #iphoneX


올림픽 박물관이 근처에 있어서인지 2년 뒤의 동경 하계 올림픽과 4년 뒤의 베이징 동계 올림픽까지 얼마나 남아있는지 알려주는 구조물이 있었다.

스위스의 낯선 도시에서 앞으로 계획된 2개의 올림픽 모두가 아시아권이라니… 


라지만, 동경올림픽은 이 기록을 남기는 시점을 기준으로 1년이 미루어졌으니 ‘그만큼 시계가 바뀌었겠지?’라는 생각이 들었다.


Lausanne #iphoneX



Lausanne #iphoneX



프랑스로 향하는 TGV @Lausanne #iphoneX


3번 플랫폼으로 들어온 IR(Inter Regio) 열차는 출발 시간 17:21에서 10분이 늦게 출발했고,

중간에 브베(Vevey) 역을 지나 20분 만에 나를 다시 몽트뢰로 데려다주었다.


20분은 맥주 한 캔을 마시기에 충분한 시간이다 #iphoneX



해가 점점 지는 듯한 느낌 @Montreux #RX100M3



Montreux #RX100M3


이제 나에게 남은 여정은 프레디 머큐리 동상 근처에서 맥주를 마시며 음악을 듣는 것,

그리고 퀸 스튜디오 체험(Queen Studio Experience)을 방문하는 것만이 남아 있었다.


제법 기대가 되는 마지막 여정이었다.

맥주를 마실 장소를 잡았다 #iphoneX


비긴어게인 시즌 1에 등장했던 몽트뢰 #Jtbc #Capture


몽트뢰(Montreux)는 유희열, 윤도현, 이소라, 노홍철이 음악 방랑 여행을 떠났던 예능인 ‘비긴어게인’에서 등장하여 사람들이 많이 알게 된 곳이지만, 

나에게는 Queen의 프레디가 사랑한 도시로 익히 알고 있던 그런 곳이었다.


퀸(Queen)은 Montreux Mountain Studios(몽트뢰 마운틴 스튜디오)를 찾아 음악 작업을 했고, 이 작고 고요한 마을을 아주 사랑하게 되었다고 하는 그런 이야기.


‘If you want peace of mind, come to Montreux’

‘마음의 평화를 원한다면 몽트뢰로 오라’


그가 친구들에게 자주 한 말이라고 한다.


1991년 몽트뢰에서 앨범 작업을 한 뒤에 런던에 있는 자택에서 숨을 거두고 사후 1995년 ‘Made in Heaven’ 앨범이 발매되었는데, 그 앨범의 재킷 사진은 프레디 머큐리가 자주 찾았던 장터 앞에서 찍은 것.

그가 사망한 지 5년 뒤인 1996년 청동으로 제작된 그의 동상은 ‘Made in Heaven’의 앨범 재킷을 그대로 본떠 만들어진 뒤 지금은 이 마을의 일부가 되어있었다.


나도 마음의 평화를 얻고자, 그리고 여정을 정리하고자 이곳에서 자리를 잡았다.


그가 사랑한 도시에서 그의 음악을 들으며 말이다.



인기척이 적으니 더 고요한 광장 #RX100M3



Freddie Mercury @Montreux #RX100M3



Freddie Mercury @Montreux #RX100M3



Freddie Mercury 그리고 나 #RX100M3


준비한 맥주를 다 마시며, 음악을 들으니 이 마을의 고요함에 더욱 빠지는 것 같았다.

발걸음을 그가 음악을 녹음했던 ‘Queen Studio Experience’로 옮겼다.


몽트뢰 카지노안에 있는 ‘Queen Studio Experience’ #RX100M3



그를 기억하는 많은 이들이 남긴 흔적 #RX100M3


몽트뢰 카지노(Casino Barrière Montreux)에 있는 마운틴 스튜디오(Montreux Montain Studios)는 프레디 머큐리의 흔적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는 전시관 형태로 만들어져 있었다.


그가 썼던 필적,

그가 입었던 옷,

그의 고뇌,

그의 음악,


그가 음악을 만들었던 스튜디오 까지...


이 날 방문객이 거의 없어 혼자 이 공간을 느끼기에 충분한 시간과 여유가 주어져 더욱 좋았다.


Queen Studio Experience #RX100M3



Queen Studio Experience #RX100M3



Queen Studio Experience #RX100M3



Queen Studio Experience #RX100M3



Queen Studio Experience #RX100M3



Queen Studio Experience #RX100M3


No God

No Devil

No Hell

No Heaven

No Black

No White



Queen Studio Experience #iphoneX



Queen Studio Experience #RX100M3



Queen Studio Experience #iphoneX



Queen Studio Experience #RX100M3



Queen Studio Experience #RX100M3


퀸의 과거 앨범을 한눈에 볼 수 있었던 그곳.

내가 아는 퀸의 음악이 귓속에서 들려오는 듯하다.


전시관 곳곳에는 음악을 바로 들을 수 있는 장치도 마련되어 있었는데, 

크지 않은 전시관이었지만 나 같이 퀸을 아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오랫동안 감상하고 나올 만한 그런 곳이었다.


Queen Studio Experience #RX100M3



Queen Studio Experience #RX100M3



Queen Studio Experience #RX100M3



Queen Studio Experience #iphoneX



Queen Studio Experience #RX100M3


전시관의 하이라이트는 스튜디오 체험실이었는데 퀸의 몇몇 곡을 플레이하면서 감상할 수 있는 것은 물론이며,

몇몇 패널을 조정하여 개인의 구미에 맞는 퀸의 노래를 감상할 수 있었다.


방문객도 거의 없는 김에 전시관의 내부에서 구비해둔 모든 곡을 재생하며 들어보았다.


마치 그 당시의 프레디 머큐리가 된 것처럼 말이다.


Queen Studio Experience #RX100M3


이 장소에서 들을 수 있는 곡은 총 네 곡이었다.


Made in Heaven에 수록되어 있는 ‘Made in Heaven’과 ‘Mother Love’

그리고 Jazz앨범에 수록되어 있는 ‘Bicycle Race’와 The Miracle 앨범에 수록되어 있는 ‘The invisible man’이었다.


프로듀서가 된 것처럼 이 앨범을 들으며 시간을 보내고, 올라오는 감흥을 억누르고 전시관을 빠져나왔다.


Queen Studio Experience #RX100M3


전시관을 나오자 이제 오늘의 마지막 밤도 몇 시간이 남지 않았다.

그럴싸한 바를 찾아 여정의 마지막 밤을 마무리하고 싶었지만, 내일의 출국을 위해 짐을 준비를 해야 하기에 더 이상의 모험을 할 수가 없었다.


스튜디오에서 멀지 않은 호텔로 돌아가는 길.

작은 바 하나가 눈에 들어와서 한잔을 더 하고 들어가기로 맘먹었다.


바에는 나 빼고는 동네 주민처럼 보이는 이들이 있었는데 영어 한마디도 못하는 그들과 잠시 말을 섞으며 외롭지 않게 맥주를 마실 수 있었다.


이방인인 나와 기꺼이 한잔을 같이 했던 이 동네 주민 #iphoneX



불어를 하면 참 좋았을 것이라 생각이 들었다 #iphoneX



사장님도 한 컷 #iphoneX


흔한 맥주를 파는 작은 가게, 통성명도 필요 없는 분위기 그리고 말 한마디 통하지 않았지만 하루를 마무리 하기에 충분했다.


이걸 세병 마셨던가 #RX100M3


2018년 유럽여행의 마지막 밤.


프레디 머큐리가 사랑한 레만 호수변을 다니고, 

그의 흔적이 남아있는 광장에서 레만호를 바라보며 시간을 보냈으며,

그가 음악을 만든 스튜디오에서 잠시 그와 같은 생각을 해 보았던 오늘의 여정.


수많은 여행자가 여행을 하는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이 날만큼은 더더욱 ‘목적’에 맞는 여행을 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 목적이 ‘음악’이라서 더 좋았던 이 날 하루.


출국을 위한 짐을 정리한 뒤 사둔 맥주를 마시며 지난 여정의 아쉬움을 정리하느라 잠을 설쳤던 이 날 밤.


여행을 마무리 할 마음의 준비를 하며 그렇게 잠에 들었다.


‘If you want peace of mind, come to Montreux’


2018년 휴먼의 유럽 여행 No.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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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de in Heaven



9.30km를 달렸다. #iphoneX


:: Brienz, Schilthorn & Montreux  ::


아침이 밝았다. 여행지에서 맞는 생일이지만 특별한 느낌은 나지 않았다.
오늘도 여느 여행자처럼 구경하고 이동해야 하는 것을 해야 하기 때문이었다.

그래도 생일 기분을 내기 위해 인터라켄 동네를 생일 날짜에 맞춘 9.30km만큼 달렸다.

그것대로 기분 좋은 시작이었다.


든든한 조식 #iphoneX


인터라켄 오스트(Interlaken Ost) 역 앞의 Youth Hostel 은 시설도 깔끔하고 조식도 아주 좋다.
이틀간 든든한 조식으로 하루를 시작하니 마무리까지 든든할 것 같은 그런 기분이랄까.

오늘의 일정은 이젤트발트(Iseltwald)에서 유람선을 타고 브리엔츠(Brienz)를 갔다가 다시 인터라켄으로 돌아온 뒤,
쉴튼호른(Schilthorn)을 케이블카를 타고 다녀 오는 것.

그리고 이번 유럽여행의 마지막 도시인 몽트뢰(Montreux)로 이동하는 여정이다.

내가 가진 스위스 패스를 여러가지 방법으로 쓸 수 있는 날, 이젤트발트를 가기위한 버스를 타러 역으로 향했다.


생일날이라고 깔끔하게 입었다. #iphoneX


인터라켄에서 이젤트발트로 가는 길은 좁고 경사가 있었다. 스위스에서는 자주 타지 않는 버스이기 때문에 낯선 탓도 있었지만, 좌측으로 보이는 Lake Brienz(브리엔츠 호수)를 구경하며 이동하니 금세 목적지에 도착하였다.

이젤트발트는 호수변의 아기자기한 장난감 같은 집들을 모아 둔 것 같은 곳이었다. 유람선이 출발하기까지는 시간이 조금 남아있었기에, 선착장 주변을 걸으며 시간을 보냈다.


이젤트발트(Iseltwald) #iphoneX



아재다! 아재가 나타났다!! #RX100M3



한 없이 시원한 느낌의 이곳을 유람선을 타고 둘러볼 수 있다 #RX100M3


유람선이 올 시간이 되니 어디서 나타났는지 모를 많은 사람들이 이미 선착장에 모여 있었다.
배 에는 ‘Brienz’라고 적혀있어 목적지가 분명히 적혀있었다.

자리를 잡으니 이내 곧 잔잔한 호수에 ‘뿌~~~웅’ 하는 소리와 함께 유람선이 출발했다.


대부분 밖에 자리를 잡았다. #RX100M3



생일날 날씨도 좋고 바람도 좋고 풍경도 좋으니 기분도 째졌다. #iphoneX



날씨도 한 몫 해주는 유람선 관광 #RX100M3


유람선은 중간에 한 선착장(Giessbach See)을 더 거치고 목적지인 브리엔츠(Brienz)로 향하였다.
쌀쌀함 없이 좋은 날씨에 유람선을 타니 주위의 좋은 풍경이 한눈에 들어왔다.

주변의 관광객들도 연신 셔터를 누르느라 정신이 없었다.


호수에서 평화롭게 SUP(Stand Up Paddleboarding)를 즐기는 누군가 #RX100M3



어느새 출발지와는 반대의 풍경을 만났다. #iphoneX


유람선은 어느새 목적지인 브리엔츠(Brienz)에 도착하였고,
선착장 주변에서 브리엔츠 호수를 좀 더 만끽하며 구경하다가 인터라켄을 돌아가기로 했다.


Brienz #RX100M3



선착장 근방에서 각자의 방법으로 호수를 즐기는 이들 #RX100M


브리엔츠 선착장 근처에는 호수를 제대로 즐길 수 있는 장소가 있었는데, 탁 트인 호수를 바라 볼수 있는 공간에 간이 의자를 비치 해 둔 곳이었다.
바로 그것을 피고 편하게 누웠다. 

그리고 눈에 들어오는 광경을 마냥 눈으로 담으며 쉬었다.


센스있는 간이 의자 ‘Have a break’ #iphoneX



의자를 펴고 #iphoneX



휴식 #iphoneX


간이 의자가 생각보다 편안하여 자칫하면 잠이 들 뻔 했다.
오늘의 바쁜 여정을 보내기 위해서는 잠이 들면 되지 않기에 어느 정도 쉬고 다시 자리를 박차고 일어났다.


평화롭기 그지없던 그런 곳이었다. #iphoneX



마을 주민의 노래가 울려 퍼진 그곳 #iphoneX


자리에서 일어나니 어디선가 들려오는 음악소리,
종교활동인지 마을활동인지 알 수는 없었지만 이 분들의 노랫소리는 이 마을에 잘 어울렸다.


누군가의 작품 #RX100M3



기차를 기다리며 맥주 한병 #RX100M3



이틀 동안 찰칵찰칵 여행을 함께한 동행자와는 브리엔츠를 마지막으로 Bye~ #RX100M3


여행에서는 만나는 동행자가 참 중요하다.
전 날의 피르스트와 이곳 브리엔츠까지 충실하게 여행할 수 있었던 것은 동행자 J의 덕분이었는데 참으로 고마웠다.

인터라켄에 도착하여 각자의 목적지로 향하였고, 나는 다시 한번 쉴튼호른으로 향하기 위해 라우터부르넨(Lauterbrunenn)행 열차로 갈아탔다.


Lauterbrunnen again #iphoneX


과거 라우터브루넨의 숙소에서 장장 11시간동안 걸어서 오르고 내려온 쉴튼호른을 15년이 지나 케이블카라는 편한 수단을 타고 간다.
그 당시 오랜시간 동안 걸으며 느낀 벅찬 감동을 이 날 느낄 수는 없겠지만, ‘쉴튼호른’을 올랐던 당시의 느낌은 다시 떠오를 것 같았다.

또 한 번 과거 ‘추억 여행’을 떠나는 기분이었다.


케이블카를 타니 참 쉽게 2677m 지점까지 올라왔다 #iphoneX



올라가면 올라갈수록 흐려지는 날씨. 저 호수가 기억이 났다. #iphoneX


케이블카 아래의 호수를 보니 당시의 그 순간이 떠 올랐다.
라우터브루넨을 출발하고 오르고 또 오르고 몇 시간이 지났을까? 갑자기 산 위에서 맞이해준 호수와 그 위를 지나갔던 케이블카.

많이 지쳐있었기 때문에 ‘부럽다’라는 생각이 절로 들었지만, 점점 정상이 보이는 그 걸음도 자신 있었던 그 시절.

그 시절이 떠 올랐다.


등산하며 케이블카를 부러워했던 15년 전 그때 #OlympusC120


케이블카는 덜크렁거리는 소리와 함께 정상에 도착했다는 안내방송을 들려주었다.
여러 언어가 공존하는 그곳에서 내려, 오전과는 다른 날씨를 보여주는 쉴트호른(Schilthorn)의 정상과 만났다.

7시간여를 걸려 올라왔던 그곳을 30분도 안되는 시간에 올라왔다.

매섭게 부는 바람과 정상 주위를 가득 채운 구름 때문에 아래는 거의 보이지 않았지만 다시 한번 그때의 추억을 느낄 수 있었다.

‘내가 다시 올라왔구나’


다시 걸어서 내려가야 한다는 걱정보다, 올라왔다는 성취감에 들떴던 20대의 나. #OlympusC120



주위의 구름이 많아 아래가 안보인다는 걱정보다 시간이 너무 빨리 지나가서 걱정이 많아진 30대가 된 나 #iphoneX


높이 2,973m의 쉴튼호른.
많은 여행지를 다녔지만, 이곳만큼 종종 기억나는 곳은 없을 것이다.

007 영화로 유명한 곳이지만,
나에게는 ‘이곳을 내 두발로 무모하게 올라왔었다’라는 기억으로 남는 곳.

007 영화의 흔적을 전망대에서 볼수 이는 곳이지만,
나에게는 ‘일행과 케이블카 타고 내려갈까?’라고 고민하다 결국 두발로 내려간 곳으로 기억되는 곳.

15년이 지나 다시 온 이곳은
구름에 가려 잘 보이진 않았지만, 분명 이곳 주변은 달라진 것이 거의 없을 것이다.

세월의 흔적에 변한 것은 나 자신인 것만 같았다.

‘15년 참 빠르다’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 #iphoneX



다시 구름을 뚫고 내려가는 길, 산의 쌀쌀한 기운이 케이블카 안까지 전해졌다 #iphoneX



라우터브루넨의 마을이 보이기 시작했다 #iphoneX


케이블카는 속도감 있게 출발지점까지 이동하였고, 다시 나는 지면에 두 발을 디뎠다.
추억팔이를 끝내고 슬슬 퀸(Queen)의 프레디 머큐리를 기억하기 위해 몽트뢰(Montreux)로 갈 준비를 했다.


Good Bye. Interlaken Ost #iphoneX


인터라켄을 떠나려고 하니 비가 내리기 시작한다.
‘생일 선물로 어제와 오늘 좋은 날씨를 줬으니 이제 떠나’라고 이야기해주는 것 같았다.

언제 와도 반갑고, 언제 가도 기억에 남을 만한 추억이 있는 인터라켄을 떠났다.


Good Bye. Interlaken & Lauterburnnen #iphoneX


몽트뢰(Montreux)를 가는 길은 중간에 비스프(Visp)에서 갈아타야 했다.
늦은 시간에 인터라켄에서 출발했기 때문에 도착하는 시간은 밤 늦는 시간이 될 예정.

기차 안에서 지난 며칠의 스위스 여정을 복기하며 이동하였다.


이동할때는 역시 맥주 #iphoneX



다음 열차를 기다렸다 @Visp #RX100M3



열차를 갈아타고 다시 또 다른 맥주 #iphoneX



Montreux Station #RX100M3


오후부터 만나기 시작한 비는 몽트뢰(Montreux)역에 도착하자 더욱 거세어졌다.
구글 지도가 안내해 주는 버스를 타기 위해 역을 나와 캐리어를 들고 걷는데 맙소사.

엄청난 계단이 기다리고 있었다.


캐리어를 들고 여행하는 나에게는 참 힘든 코스였다 #iphoneX


버스를 타고 얼마 안가 목적지인 호텔에 도착하니, 작은 리셉션에 직원 한 분이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오늘의 마지막 체크인이 아닌지 라고 걱정했지만 그렇지는 않다고 한다.

아침에 뛰고,
오전에 호수 감상을 하고,
오후에 산 정상을 다녀오고,
저녁을 달려 이곳까지 왔다.

‘아 배고파. 햄버거가 먹고 싶어’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생일 날 저녁을 굶을 수는 없는 법.
열려있는 가게를 찾았고, 가벼운 옷차림으로 갈아입고 다시 호텔을 나섰다.


스포츠바 느낌이 물씬 났던 Irish Bar ‘Barrel Oak’ @Montreux #iphoneX



햄버거와 감자튀김 그리고 맥주 최고의 생일 저녁이었다 #iphoneX


시간도 늦었고, 비가 내려서였을까.
손님은 나 혼자 뿐이었는데 시간이 지나자 여행자 같이 보이는 이들이 더 들어오기 시작했다.

이날 중 가장 간편한 옷차람으로 이날 하루를 돌아보며, 생일 날인 김에 지금까지의 여정과 하루하루를 되돌아 본다.

이곳이 Queen의 프레디 머큐리(Freddie Mercury)가 사랑했던 도시여서였을까?

그의 음악들과 하루의 피로함을 날려줄 만한 맥주를 마시며 배를 채우니, 노곤함에 별여 별 생각이 다 나는 듯했다.

그간 즐겁고 안전했던 여정에 감사하며, 남은 이틀간도 잘 마무리되길 바라는 그런 마음.
그런 마음과 함께 다시 호텔로 돌아갔다.


호텔로 돌아가는 길 만난 Freddie Mercury @Montreux #iphoneX


인터라켄에서 일어나 몽트뢰에서 잠이 드는 이 날.

여행자의 일상이다.


마지막 도시를 몽트뢰(Montreux)로 정한 것은 이 여정 이후에 펼쳐질 나의 새로운 하루하루를 준비하기 위해 생각을 정리하기 위함도 있었지만,
내가 사랑하고 좋아하는 음악을 함께하며 의미 있는 여정의 마무리를 만들고 싶었기 때문도 있었다.

내가 기억하는 많은 기억과 추억이 누군가도 같은 기분으로 남길 바라며,
그래야 그것들이 더 의미가 있을 테니 말이다.

그런생각을 하며 하루를 마무리 했기에 이 날의 생일이 더 의미 있었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을 해 본다.

‘Happy Birthday to me’

2018년 휴먼의 유럽 여행 No.13
#2018유럽여행 #2018Europe #유럽여행 #휴먼의유럽여행 #humantravel #RX100M3 #iphoneX #이젤트발트 #Iseltwald #Brienz #브리엔츠 #쉴튼호른 #Schilthorn #몽트뢰 #Montreux #Beer #Bier #Swiss #Switzerland #Journey #인터라켄 #Interlaken #즐거움 #추억 #그리고 #기억 #FreddieMercury #Queen #프레디머큐리



라우터브루넨 첫 방문 당시에 썼던 방명록. 아날로그와 같은 그때의 기억은 소중한 나의 20대의 모습이었다.



Jump #RX100M3


:: 피르스트를 걷다 ::


스위스에서 맞이하는 아침이 찾아왔다. 아침의 인터라켄을 뛰고 숙소로 다시 돌아왔다.
이날은 그린델발트(Grindelwald)로 이동하여 피르스트(First) 정상까지 올라간 뒤 액티비티와 하이킹으로 다시 내려오는 여정으로 준비하였다.

과거 쉴튼호른(Schilthorn)을 무모하게 간 것 빼고는 경험해 보지 않은 스위스의 하이킹.
이래저래 기대가 되는 그런 하루였다.

먼저 하늘 아래 첫 번째 마을이라고 불리우는 피르스트(First, 영어로는 퍼스트) 정상으로 출발했다.


그린델발트(Grindelwald)에 도착하고 보니 오늘 날씨가 꽤 괜찮을 것 같다는 느낌이 들었다. #RX100M3



피르스트(First) 정상으로 가는 케이블카 정류장 #RX100M3


정상으로 가는 방법은 도보 또는 곤돌라를 타는 방법밖에 없다.
그 높은 정상을 도보로 갈 수는 없으니 피르스트 펀 패키지(First Fun Package)를 이용하기로 했다.

올라가는 곤돌라 편도 이용권에 내려오면서 즐길 수 있는 액티비티의 종류를 결정하는 거였는데, 동행과는 1개의 액티비티만 이용하기로 하고 나머지는 하이킹을 하기로 했다.

스위스 패스 소지자는 할인해서 46프랑!!

이제 곤돌라를타고 출발하자~!


피르스트(First) 정상으로 출발! #iphoneX



곤돌라에 올라타 보니 구름이 몰려오는 듯한 느낌이다. ‘안되는데’ #RX100M3



점점 위로 올라간다. 중간에 구름 위에서 액티비티를 즐기는 사람들이 보인다 #iphoneX


구름이 많이 보여 걱정이 되었던 것도 잠시, 그 구름을 뚫고 올라가니 햇살이 다시 비추고 있었다.
스위스의 산악지대는 구름의 이동이 불규칙하기 때문에 상시 날씨를 확인해야 한다.


First #RX100M3


탁 트인 정상에 올라와 사방에 깔려있는 구름을 보니 꽤 높은 고도에 올라왔다는 생각이 들었다.
오늘의 하이킹이 시작될 피르스트의 정상이었다.

우선 정상에서 사람들이 가장 많이 찾는 First Cliff Walk 에 갔다가, 점심을 먹고 하이킹부터 하기로 하였다.


Hallo #RX100M3


‘경험하고, 걷고, 타고’ 정상에는 할 것이 참 많다. #RX100M3


First Cliff Walk는 피르스트의 정상에서 이곳의 높은 지대를 걸으며 짜릿함을 체험해 보는 곳으로 사람들이 많이 몰리는 방문 스팟 중에 하나이다.
그리고 그중에 가장 사람들이 많이 몰리는 곳은 투명 유리가 있는 지점인데, 이미 많은 사람들이 그곳을 느끼고 담기 위해 줄을 서 있었다.


뒷 쪽으로 보이는 First Cliff Walk, 이렇게 봐도 짜릿한데 투명 유리 위에서 보면. #RX100M3



이미 많은 사람들이 짜릿함을 즐기기 위해 줄을 서 있었다. #RX100M3


10여분의 시간이 지나고 나의 차례가 왔다.
여느 관광객이 그러는 것처럼, 이곳에 있음을 남겨 보았다.


First Cliff Walk의 투명구조물 위 #RX100M3



구름 위에 누워 있는 것 같다. ‘난 괜찮아’ #RX100M3


아래가 보이지 않는 덕에 더욱 몽환적인 분위기가 연출된 이곳 정상에서, 왠지 모를 상쾌함과 경이로움을 느꼈다.

단지 산의 정상에 있을 뿐인데 말이다.


on the sky #RX100M3



하늘 위를 걷다. @First Cliff Walk #RX100M3



하늘 위를 찍다. #RX100M3


이곳에서 풍경에 놀라고 감동하는 이은 나뿐만이 아니었다.
최소한의 안전장치 이외에는 없는 이곳에서, 관광객 모두가 절제하며 자연이 주는 아름다움을 만끽하고 있었다.


구름 위의 하늘은 정말 파랬다 #iphoneX


점심시간이 지난 줄도 모르고 정상 위를 즐기다 보니 허기가 졌다.
오늘은 하이킹을 하면서 내려가야 하기 때문에 든든히 먹어야 했다.

정상 위에는 동양인(특히 한국인)을 위한 신라면도 판매하고 있었기 때문에 그것을 먹기로 했다.


베른 알프스(Bern Alps)지역의 2,167m 지점에서 먹는 신라면의 맛이란 #iphoneX



인터라켄 지역의 Rugenbräu 맥주 #RX100M3



First 정상의 식당 #RX100M3


산의 정상에서 먹고 마시는 라면과 맥주의 맛이 나쁘지 않다.
주위를 보니 한국인들은 라면, 외국인들은 소시지가 포함된 음식을 먹는 그런 분위기이다.

이곳을 떠나면 꽤나 오랜 시간 걸으며 아래까지 내려가야 했기에 그린델발트(Grindelwald)에서 출발하기 전 사가지고 온 빵도 먹고 출발하기로 했다.
그냥 먹기 아까우니 풍경이 아주 좋은 곳을 골라서 먹었다.

구름을 보면서 빵을 먹으니 소화도 잘 되는 기분이랄까.


빵을 먹을 곳은 이곳이다 #iphoneX



빵만 먹기는 아쉬워서 점프도 했다. #RX100M3



왠지 모르게 신선놀음을 하는 기분이 들었다. #RX100M3


배도 든든하게 채우고 발걸음을 옮겼다.
우선 하이킹 코스는 바흐알프제(Bachalpsee)를 갔다 오는 왕복 코스, 넉넉하게 2시간 정도의 시간을 잡으면 될 것 같았다.

피르스트 정상에서 하이킹을 출발하는 이들의 복장은 각양각색이다.

산에서 며칠을 보낼 것만 같은 이들,
제대로 하이킹을 즐기려는 이들,
나처럼 펀 패키지를 포함한 당일 일정으로 피르스트에 올라온 이들.

모두가 같은 생각으로 걷고 있는 듯 했다.

‘자연을 벗 삼아 즐겁게만 걷자’라고...


바흐알프제(Bachalpsee) 방향으로 걷는 이들에 섞였다. #RX100M3


하이킹 코스는 생각했던 것보다 험하지 않았다. 완만한 오솔길을 천천히 걸으며 천천히 눈 앞에 펼쳐지는 광경은 상상 그 이상이었다.
많은 관광객들이 찾는 것에는 이유가 있었다.


가는 길 곳곳에서 펼쳐지는 대 자연의 아름다움 #RX100M3



그 자연의 한 부분도 되어 보고 #RX100M3



자연의 한 부분이 된 이들을 담기도 하였다. #RX100M3


놀라움의 연속인 하이킹 코스를 걸으며, 왜 진작 이런 코스를 과거에 걷지 못했는지 후회가 들었지만 이미 지난 일.
‘오늘의 이 좋은 날씨에 걸을 수 있는 것도 행운 아닌가.’

그런 생각을 하며 한 걸음 한 걸음 호수 방향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눈으로 담는 곳곳이 모두 잊지 못할 장면이었다. #RX100M3



걷는 이들을 위한 의자 #RX100M3



좌측은 바흐알프제, 우측은 피르스트임을 알려주는 이정표와 함께 있었던 건물 #iphoneX


얼마 정도를 걸었을까 내 눈 앞에는 산 위에 있을 법하지 않은 호수가 펼쳐졌다.
많은 이들이 호수 주변에 앉아 휴식을 즐기고 있었다.

어떤 이들은 식사를 하고 있었고,
어떤 이들은 호수에 비치는 산의 모습을 담고 있었으며,
어떤 이들은 호수에 비치는 산의 모습과 자신의 모습을 함께 담고 있었다.


눈 앞에 펼쳐진 호수의 모습 #RX100M3



뒷 산(?)과 어울려 참 멋진 모습을 연출해 준다 #RX100M3



한 80년대 포즈를 한번 취해주고 #iphoneX



최신 포즈를 함께 담고 싶었지만 마음대로 되지 않았다 #iphoneX


호수 하나를 보았는데 왜 아이처럼 들떴을까. 이러한 하이킹은 굉장히 오랜만에 했기 때문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매일 뛰기나 했지, 자연을 걷고 보고 느끼는 생활은 굉장히 오래 전에 했던 것이다.

‘한국에 돌아가면 다시 하긴 할라나?’

이러한 의문을 품은 채 내려가는 곤돌라를 타기 위해 왔던 길을 되돌아 갔다.


자 다시 출발이다 #RX100M3



이곳에서도 선택할 수 있는 방향은 꽤 많았다 #iphoneX



슈렉펠트(Schreckfeld)로 내려가자!! #iphoneX


피르스트 정상으로 돌아와 내려가는 곤돌라를 타고 다음 정거장인 슈렉펠트(Schreckfeld)로 향했다.
이곳은 마운틴 카트(First Mountain Cart)를 탈 수 있는 곳이다.

마운틴 카트를 타기 위한 줄은 생각보다 길었는데, 액티비티 입구에서 직원이 티켓을 확인하고 머리 사이즈를 확인 한 뒤 그에 맞는 헬멧을 찾아다 주는 순서였다.

‘나에게 맞는 헬멧이 있을라나’라고 생각하며 걱정에 걱정을 거듭했다.

그리고 이곳에서 카트를 타면 곤돌라의 다음 정거장인 Bort(보어트)까지 내려가야 했고 경사가 가파르기 때문에 안전하게 내려가는 것이 필수였다.


다행히 맞는 헬멧을 찾고 안전하게 Bort까지 내려갔다 #RX100M3


마운틴 카트를 타고 내려가며 산 위에서 만끽할 수 있는 절경은 다 보면서 내려간 것 같다.
무동력의 카트에 의지하여, 브레이크와 핸들만의 조작으로 나만의 액티비티를 만끽했던 그 순간.

‘이 맛에 피르스트에 와서 액티비티를 즐기는구나’라고 생각을 하였다.



이제 다시 본격적인 하이킹 모드 #RX100M3


Bort(보어트)에서 그린델발트(Grindelwald)까지는 지도상으로 약 4.1km 그리고 고도는 약 500m의 차이가 있었다.
길이 잘 되어 있었기 때문에 천천히 내려가며 즐기기에는 아주 좋은 코스였다.

9월 말 가을의 선선하고 깨끗한 공기, 주변을 둘러싼 알프스 그리고 조용한 하이킹 코스.
기분 좋은 한 걸음 한 걸음이었다.


저 길을 따라 계속 내려가야 했다 #RX100M3



‘나는 자연인이다’ 포스가 나지는 않았다 #RX100M3



점프로 대신 #RX100M3


나에겐 하이킹 코스였지만, 이 동네에 거주하는 스위스 인들에게는 삶의 터전이자 소를 키우는 자연이 준 선물.
그래서 그런지 곳곳에 소를 키우는 곳이 쉽게 눈에 띄었다.

소 목에 걸린 방울에서 울려 퍼지는 ‘워낭소리’가 길가에 가득 찼다.


낯선 곳에서 들리는 익숙한 소리 #RX100M3



그들의 터전, 그들의 대지 #RX100M3



그 누구도 방해할 수 없는 그들의 보금자리 #RX100M3


계속 걷다 보니, 하나 둘 띄엄띄엄 있던 건물들의 수가 점점 늘어났다.
건물의 수가 늘어나는 것만큼, 소들의 수가 줄어들었다. 

조금은 큰 마을에 가까워지는 것 같다.


오후 5시 반을 지나는 시간, 슬슬 해가 낮아지고 있었다 #RX100M3



점점 더 많은 수의 집들이 보이기 시작했다 #RX100M3


개인적으로 이번 하이킹의 메인 코스는 양쪽으로 산이 둘러싸인 쭉 뻗은 길이었다

그 길을 달리며 마지막까지 여정을 잘 마치겠노라고 다짐했다.
여정 후에도 열심히 하루하루를 보내겠다고 다짐했다.


달리다.



그리고 달리다.



계속 달리다.



그리고 점프!



아차차~ #RX100M3



슬슬 하이킹의 끝이 보인다. 해도 ‘고만 걸어~’라고 이야기하는 것 같았다. #iphoneX


그린델발트(Grindelwald) 마을로 다시 되돌아와 하이킹으로 허기진 배를 채우기 위해 식당을 찾았다.
식당의 이름은 ‘Memory Bistro Bar’

치즈 듬뿍 샐러드와 소시지 그리고 맥주가 맛있는 그런 가게였다.


맥주 한잔을 하니 살 것 같았다 #RX100M3


요리와 맥주를 마시며 눈이 너무나 시원했던 이날 하루를 되새겨 보았다.
‘또 와서 걸어야겠다!’라는 생각을 하며, 되새기고 또 되새겨보았다.

식사를 마치고, 이대로 하루를 마치기 아쉬워 근처의 맥주 바에 들렀다.


그리고 또 다른 맥주 #iphoneX



여행을 마친 이들의 쉼터 같았던 곳 #RX100M3


선물과 같았던 하루.

피르스트 정상에서는 구름과 뒤 섞인 산 아래의 비현실적인 광경을 만났으며,
바흐알프제에서는 낯선 호수와 만났다.

슈렉펠트에서 출발한 마운틴 카트에서는 눈 앞에 시원하게 펼쳐지는 자연을 만났으며,
그리고 보어트에서 출발했던 하이킹 코스로 알프스에서 사는 이들의 생활과 만났다.

전과 다른 스위스를 만난 이 날.

‘다음에 올 때는 준비를 제대로 해서 하이킹 코스로 다니고 싶다’라고 생각을 했다.

이제 남은 여정은 3일.

남은 스위스의 일정을 즐기도록 하자.

2018년 휴먼의 유럽 여행 No.12
#2018유럽여행 #2018Europe #유럽여행 #휴먼의유럽여행 #humantravel #RX100M3 #iphoneX #그린델발트 #Grindelwald #피르스트 #First #바흐알프제 #Bachalpsee #하이킹 #hiking #슈렉펠트 #보어트 #달리다 #Rugenbräu #Beer #Bier #Swiss #Switzerland #Journey #즐거움 #추억 #그리고 #기억


이곳을 오래오래 기억하고 싶다. #RX100M3


라우터브루넨을 가자 #iphoneX


:: 나의 기억 속에 오래오래 남은 그곳, 라우터브루넨(Lauterbrunnen) ::


24살의 나는 50일의 계획을 잡고 유럽 배낭여행 중이었다. 오래된 일기장을 꺼내어 확인 해 보니 여정의 39일째 되는 날 인터라켄에서 라우터브루넨으로 가는 열차를 탑승했다.

숙소 예약도 하지 않았지만, 그냥 아무 게스트하우스에 침대가 남으면 들어갈 생각이었다.
결국, 우연히 열차 안에서 만난 분이 예약한 게스트하우스인 Stoki House로 따라가서 남은 침대를 얻었더랬다.

그리고 2박 정도를 생각했던 그곳 생활이 하루를 늘리고 또 하루를 늘려서 4박 5일이 되었다는 그런 이야기, 그런 기억.

그곳이 라우터브루넨이었다.


이때는 몰랐다 내가 5일이나 그곳에 있을 줄은 #OlympusC120


편안한 옷으로 갈아입고, 스위스 패스와 현금 조금 그리고 작은 카메라만 가지고 숙소를 다시 나섰다.
열차시간은 밤 10시 2분, 아마 돌아올 때는 열차가 끊길 것 같았다.

이 시간에 올라갈 수 있는 건, 꽤나 늦은 시간까지 운영하는 버스가 있었기 때문이다.


최대한 간편하게 나가자. 방에 사람이 없으니 셀카도 쉽다 #iphoneX



늦은 밤 인터라켄 오스트(Interlaken OST) 역 #iphoneX


인터라켄을 출발하여 올라가는 거의 마지막 열차였으나 인기척은 거의 없었다.

이미 여행자들은 여행을 마친 시간이었고,
이 여행자의 마을에서 현지인들은 하루를 마치고 정리하는 시간이었기 때문이다.


’EURAIL NOT VALID’ 난 스위스 패스가 있다 9:45 pm #RX100M3 



Interlaken Ost #RX100M3



Interlaken Ost #iphoneX


두어 명의 여행객들이 열차를 기다렸을 뿐 그 이상의 인기척은 없었다.
보통 이 역은 그린델발트(Grindelwald)와 융프라우를 가는 수많은 관광객들로 아침부터 북적이는 곳이다.

내가 갔던 라우터브루넨(Lauterbrunnen)은 보통 쉴튼 호른(Schilthorn)을 가기위한 거점 정도로만 인식되는 마을이다.

그런데 그 마을에 4박 5일이나 있었으니 오래 기억에 남을 만도 하다.


숙소 앞에서는 슈퍼에서 가장 싼 맥주를 사다가 마시곤 했다. #OlympusC120



열차가 도착했다. #iphoneX


열차를 타고 올라가려니 옛날의 기억들이 다시 찾아오는 것 같았다.

하루는 폭포를 구경하러 갔고,
하루는 쉴튼 호른을 케이블카가 아닌 두 발로 오르고 내렸다.
하루는 삼계탕을 해 먹는다고 부산을 떨었고,
그 동네의 55센트짜리 맥주는 죄다 쓸어왔었다.

그리고 매일매일 오가는 사람들과 밤늦게까지 직접 만든 요리로 이야기를 하며 보냈었다.


그 당시 마신 맥주가 아마 이런 느낌이었지 #iphoneX



열차가 출발했다. 밤 10시 22분에 라우터브루넨에 도착한다 #iphoneX


밤늦게 시골마을에 가 봐야, 가고 싶은 곳을 마음껏 돌아다니지는 못 할 것이다.
분명히 그럴 거라 생각을 했다.

도심지 같이 이곳저곳에 가로등이 있을 것이라 생각이 들지 않았다.

그냥 그곳을 오랜만에 걷고 싶었다.

과거의 기억을 하나하나 꺼내어 추억하고,
‘그땐 참 좋았지’ 라며, 되뇌고 싶었다.

그런 생각을 하다 보니 어느덧 열차는 라우터브루넨에 도착했다는 방송을 해주고 있었다.


Lauterbrunnen 10:22 pm #RX100M3



Lauterbrunnen 10:22 pm #RX100M3



이 마을의 랜드마크 같았던 폭포 #OlympusC120



여전히 폭포는 힘차게 흐르고 있었다. #RX100M3


역 주변은 사실 크게 기억이 나지 않았다.
맥주와 식재료를 샀던 슈퍼인 COOP 정도만이 내 기억 속에 남아 있었다.

깜깜한 마을을 홀로 깊은 곳까지 걸어가는 것은 위험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운이 좋은 것인지 적당히 걸어서 갈 수 있는 곳에 지금 시간까지 운영하고 있었던 작은 바가 있어 그곳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그 시절 Stoki House 가 있을법한 곳을 바라 보았다. 주인 할머니는 잘 계실까? #RX100M3



Hotel Hornerpub #iphoneX


역에서 500~600m 정도 떨어져 있는 곳에 적당하게 쉬어 갈 만한 바를 찾았다.
맥주 한 잔, 작은 햄버거 하나.

오늘 하루를 마무리하기에 참 좋은 장소였다.


맥주 그리고 햄버거 #iphoneX


언제나 그랬듯이 가지고 다니는 수첩에 오늘의 일들을 몇 가지 적어 본다.
맥주 한 모금으로 한 줄 한 줄 정리해 본다.

어느 날 보다 기나긴 이 하루를 정리해 본다.

그러다 영국에서 바이크 여행을 온 둘을 만났는데...


바이크 여행 중인 카리나와 마이크, 근처 캠핑장이 이들의 숙소였다. #iphoneX


영국에서 시작된 이들의 여행은 유럽 대륙으로 이어져 몇 날 며칠을 여행 중에 있었다.
이런 이야기를 들을 때면 다양한 문화와 국가가 엮여있는 유럽이 부럽기도 하다.

마이크의 SNS 에는 온통 바이크로 하는 여행에 관한 찬사와 이야기가 있는데, 그의 이야기를 보면 언젠가는 이런 형태의 여행도 꼭 해보고 싶다는 욕심이 들었다.

이들과는 짧은 인연이었지만, 언젠가 서로의 국가를 방문하리라 약속을 하고, 지금도 SNS으로 안부를 주고받고 있다.


BEER IS CHEAPER THAN THERAPY #매우공감 #iphoneX



다시금 라우터브루넨 역으로 #iphoneX


짧은 라우터브루넨의 방문을 마치고 다시 역으로 돌아가는 길,

‘지금보다 젊었기 때문에 즐거웠을까?’
‘지금보다 걱정할 것이 없었기 때문에 즐거웠을까?’
‘지금보다 자유로웠기 때문에 즐거웠을까?’

‘그러면 즐거움의 본질이란 무엇일까?’

많은 생각을 했던 것 같다.

이도 저도 따지지도 않고 마냥 즐거웠던 시절이 때로는 그립다.


다시 돌아온 인터라켄 오스트(Interlaken Ost) 역 #iphoneX


기차가 모두 끊긴 시간 나는 인터라켄으로 향하는 마지막 버스를 타고 내려오니 어느덧 자정까지 10분이 남았다.
아침 4시에 일어나 20시간의 기나긴 하루를 꼬박 보낸 이날 하루.

잊혔던 기억을 되살리며 이날의 추억 마져도 스쳐 지나갈 수도 있다는 그런 생각.

그때 4박 5일간 만났던 이들이 생각나고 보고 싶었던 그럼 밤.

이 작은 마을의 소중한 기억이 오래오래 남길 바라며.

2018년 휴먼의 유럽 여행 No.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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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ey There, Lauterbrunn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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