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PENTAX P50, 50mm의 시선, 브리엔츠 ::


잔잔한 호수가 채워주는 마음의 평화는 빠르게 지나갔던 여정 속에 비타민 같은 존재였다.
스위스는 더 여유를 가지고 방문하고 싶다는 생각을 이번 여정을 통해서 더더욱 느끼게 되었다.

‘다시 꼭 와야지’

카메라 : Pentax P50
렌즈 : PHENIX F1.7 50mm
필름 : KODAK Color Plus ISO200 36롤


Interlaken Ost


브리엔츠를 향하는 유람선을 타기 위해 우선 이젤트발트(Iseltwald)로 가는 버스에 몸을 실었다.
역의 아침은 언제나 붐빈다.

대부분은 이곳에서 융프라우(Jungfrau), 라우터브루넨(Lauterburnnen) 그리고 그린델발트(Grindelwald)로 향한다.


from Iseltwald


지금은 ‘사랑의 불시착’이라는 드라마로 더 유명한 이젤트발트(Iseltwald)는 정말 동화 속 마을 같았다.
시간만 많다면 유람선이 아니라 그냥 마을을 걷고 쉬고 보이는 곳에서 그냥 먹고 마시고 싶은 그런 기분이었다.

사실 스위스의 대부분 호수변이 같은 기분을 들게 한다. 그런 곳이다.


to Brienz


유람선은 다양한 국적의 관광객이 뿜어내는 소리로 웅성웅성 거림이 조화를 이루다가 절경이 나오면 이내 곧 조용해졌다.
선물 같은 날씨를 선사받은 이날.

유람선에서 바라보는 알프스는 너무나 아름다웠다.


구름


선선한 바람.
주위에는 절경.
구름마저 특별하게 보였던 유람선 위.


그들의 일요일


그들이 사는 작은 마을에 음악이 울려 퍼졌다.
호수변을 꽉 채우는 그들의 노래 그리고 일요일.

듣고 있노라면 나의 하루도 특별해질 것 같은 그런 느낌이었다.


to Interlaken


버스와 유람선으로 1시간여의 시간이 걸려왔던 이곳을 기차를 타고 떠났다.
금세 인터라켄에 도착할 것만 같았다.


Brienz


이번 여행 중에 올 생각도 하지 못했던 곳.
하지만, 동행 덕분에 방문하여 뜻밖의 좋은 시간을 보냈던 곳.

여행은 정해진 곳만 가게 되는 것이 아닌 것 같다.


너무나 짧은 시간 동안 둘러보아서 아쉬움이 남는 곳, 브리엔츠(Brienz)
이런 곳은 언제나 ‘다음’을 기약하게 되는 것 같다.

그 ‘다음’에도 아마 아쉬움을 남기겠지만 말이다.

‘여행은 만남입니다’

2018 휴먼의 배낭여행 50mm의 시선 No. 13
#2018유럽여행 #2018Europe #humantravel #필카꿈나무 #PENTAXP50 #50mm #PHENIX #F1.7 #펜탁스 #KODAK #코닥 #ISO200 #필름사진 #필카 #필름카메라 #이젤트발트 #Iseltwald #브리엔츠 #Brienz #Swiss #Switzerland #스위스 #자연 #가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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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스위스 | 인터라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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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30km를 달렸다. #iphoneX


:: Brienz, Schilthorn & Montreux  ::


아침이 밝았다. 여행지에서 맞는 생일이지만 특별한 느낌은 나지 않았다.
오늘도 여느 여행자처럼 구경하고 이동해야 하는 것을 해야 하기 때문이었다.

그래도 생일 기분을 내기 위해 인터라켄 동네를 생일 날짜에 맞춘 9.30km만큼 달렸다.

그것대로 기분 좋은 시작이었다.


든든한 조식 #iphoneX


인터라켄 오스트(Interlaken Ost) 역 앞의 Youth Hostel 은 시설도 깔끔하고 조식도 아주 좋다.
이틀간 든든한 조식으로 하루를 시작하니 마무리까지 든든할 것 같은 그런 기분이랄까.

오늘의 일정은 이젤트발트(Iseltwald)에서 유람선을 타고 브리엔츠(Brienz)를 갔다가 다시 인터라켄으로 돌아온 뒤,
쉴튼호른(Schilthorn)을 케이블카를 타고 다녀 오는 것.

그리고 이번 유럽여행의 마지막 도시인 몽트뢰(Montreux)로 이동하는 여정이다.

내가 가진 스위스 패스를 여러가지 방법으로 쓸 수 있는 날, 이젤트발트를 가기위한 버스를 타러 역으로 향했다.


생일날이라고 깔끔하게 입었다. #iphoneX


인터라켄에서 이젤트발트로 가는 길은 좁고 경사가 있었다. 스위스에서는 자주 타지 않는 버스이기 때문에 낯선 탓도 있었지만, 좌측으로 보이는 Lake Brienz(브리엔츠 호수)를 구경하며 이동하니 금세 목적지에 도착하였다.

이젤트발트는 호수변의 아기자기한 장난감 같은 집들을 모아 둔 것 같은 곳이었다. 유람선이 출발하기까지는 시간이 조금 남아있었기에, 선착장 주변을 걸으며 시간을 보냈다.


이젤트발트(Iseltwald) #iphoneX



아재다! 아재가 나타났다!! #RX100M3



한 없이 시원한 느낌의 이곳을 유람선을 타고 둘러볼 수 있다 #RX100M3


유람선이 올 시간이 되니 어디서 나타났는지 모를 많은 사람들이 이미 선착장에 모여 있었다.
배 에는 ‘Brienz’라고 적혀있어 목적지가 분명히 적혀있었다.

자리를 잡으니 이내 곧 잔잔한 호수에 ‘뿌~~~웅’ 하는 소리와 함께 유람선이 출발했다.


대부분 밖에 자리를 잡았다. #RX100M3



생일날 날씨도 좋고 바람도 좋고 풍경도 좋으니 기분도 째졌다. #iphoneX



날씨도 한 몫 해주는 유람선 관광 #RX100M3


유람선은 중간에 한 선착장(Giessbach See)을 더 거치고 목적지인 브리엔츠(Brienz)로 향하였다.
쌀쌀함 없이 좋은 날씨에 유람선을 타니 주위의 좋은 풍경이 한눈에 들어왔다.

주변의 관광객들도 연신 셔터를 누르느라 정신이 없었다.


호수에서 평화롭게 SUP(Stand Up Paddleboarding)를 즐기는 누군가 #RX100M3



어느새 출발지와는 반대의 풍경을 만났다. #iphoneX


유람선은 어느새 목적지인 브리엔츠(Brienz)에 도착하였고,
선착장 주변에서 브리엔츠 호수를 좀 더 만끽하며 구경하다가 인터라켄을 돌아가기로 했다.


Brienz #RX100M3



선착장 근방에서 각자의 방법으로 호수를 즐기는 이들 #RX100M


브리엔츠 선착장 근처에는 호수를 제대로 즐길 수 있는 장소가 있었는데, 탁 트인 호수를 바라 볼수 있는 공간에 간이 의자를 비치 해 둔 곳이었다.
바로 그것을 피고 편하게 누웠다. 

그리고 눈에 들어오는 광경을 마냥 눈으로 담으며 쉬었다.


센스있는 간이 의자 ‘Have a break’ #iphoneX



의자를 펴고 #iphoneX



휴식 #iphoneX


간이 의자가 생각보다 편안하여 자칫하면 잠이 들 뻔 했다.
오늘의 바쁜 여정을 보내기 위해서는 잠이 들면 되지 않기에 어느 정도 쉬고 다시 자리를 박차고 일어났다.


평화롭기 그지없던 그런 곳이었다. #iphoneX



마을 주민의 노래가 울려 퍼진 그곳 #iphoneX


자리에서 일어나니 어디선가 들려오는 음악소리,
종교활동인지 마을활동인지 알 수는 없었지만 이 분들의 노랫소리는 이 마을에 잘 어울렸다.


누군가의 작품 #RX100M3



기차를 기다리며 맥주 한병 #RX100M3



이틀 동안 찰칵찰칵 여행을 함께한 동행자와는 브리엔츠를 마지막으로 Bye~ #RX100M3


여행에서는 만나는 동행자가 참 중요하다.
전 날의 피르스트와 이곳 브리엔츠까지 충실하게 여행할 수 있었던 것은 동행자 J의 덕분이었는데 참으로 고마웠다.

인터라켄에 도착하여 각자의 목적지로 향하였고, 나는 다시 한번 쉴튼호른으로 향하기 위해 라우터부르넨(Lauterbrunenn)행 열차로 갈아탔다.


Lauterbrunnen again #iphoneX


과거 라우터브루넨의 숙소에서 장장 11시간동안 걸어서 오르고 내려온 쉴튼호른을 15년이 지나 케이블카라는 편한 수단을 타고 간다.
그 당시 오랜시간 동안 걸으며 느낀 벅찬 감동을 이 날 느낄 수는 없겠지만, ‘쉴튼호른’을 올랐던 당시의 느낌은 다시 떠오를 것 같았다.

또 한 번 과거 ‘추억 여행’을 떠나는 기분이었다.


케이블카를 타니 참 쉽게 2677m 지점까지 올라왔다 #iphoneX



올라가면 올라갈수록 흐려지는 날씨. 저 호수가 기억이 났다. #iphoneX


케이블카 아래의 호수를 보니 당시의 그 순간이 떠 올랐다.
라우터브루넨을 출발하고 오르고 또 오르고 몇 시간이 지났을까? 갑자기 산 위에서 맞이해준 호수와 그 위를 지나갔던 케이블카.

많이 지쳐있었기 때문에 ‘부럽다’라는 생각이 절로 들었지만, 점점 정상이 보이는 그 걸음도 자신 있었던 그 시절.

그 시절이 떠 올랐다.


등산하며 케이블카를 부러워했던 15년 전 그때 #OlympusC120


케이블카는 덜크렁거리는 소리와 함께 정상에 도착했다는 안내방송을 들려주었다.
여러 언어가 공존하는 그곳에서 내려, 오전과는 다른 날씨를 보여주는 쉴트호른(Schilthorn)의 정상과 만났다.

7시간여를 걸려 올라왔던 그곳을 30분도 안되는 시간에 올라왔다.

매섭게 부는 바람과 정상 주위를 가득 채운 구름 때문에 아래는 거의 보이지 않았지만 다시 한번 그때의 추억을 느낄 수 있었다.

‘내가 다시 올라왔구나’


다시 걸어서 내려가야 한다는 걱정보다, 올라왔다는 성취감에 들떴던 20대의 나. #OlympusC120



주위의 구름이 많아 아래가 안보인다는 걱정보다 시간이 너무 빨리 지나가서 걱정이 많아진 30대가 된 나 #iphoneX


높이 2,973m의 쉴튼호른.
많은 여행지를 다녔지만, 이곳만큼 종종 기억나는 곳은 없을 것이다.

007 영화로 유명한 곳이지만,
나에게는 ‘이곳을 내 두발로 무모하게 올라왔었다’라는 기억으로 남는 곳.

007 영화의 흔적을 전망대에서 볼수 이는 곳이지만,
나에게는 ‘일행과 케이블카 타고 내려갈까?’라고 고민하다 결국 두발로 내려간 곳으로 기억되는 곳.

15년이 지나 다시 온 이곳은
구름에 가려 잘 보이진 않았지만, 분명 이곳 주변은 달라진 것이 거의 없을 것이다.

세월의 흔적에 변한 것은 나 자신인 것만 같았다.

‘15년 참 빠르다’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 #iphoneX



다시 구름을 뚫고 내려가는 길, 산의 쌀쌀한 기운이 케이블카 안까지 전해졌다 #iphoneX



라우터브루넨의 마을이 보이기 시작했다 #iphoneX


케이블카는 속도감 있게 출발지점까지 이동하였고, 다시 나는 지면에 두 발을 디뎠다.
추억팔이를 끝내고 슬슬 퀸(Queen)의 프레디 머큐리를 기억하기 위해 몽트뢰(Montreux)로 갈 준비를 했다.


Good Bye. Interlaken Ost #iphoneX


인터라켄을 떠나려고 하니 비가 내리기 시작한다.
‘생일 선물로 어제와 오늘 좋은 날씨를 줬으니 이제 떠나’라고 이야기해주는 것 같았다.

언제 와도 반갑고, 언제 가도 기억에 남을 만한 추억이 있는 인터라켄을 떠났다.


Good Bye. Interlaken & Lauterburnnen #iphoneX


몽트뢰(Montreux)를 가는 길은 중간에 비스프(Visp)에서 갈아타야 했다.
늦은 시간에 인터라켄에서 출발했기 때문에 도착하는 시간은 밤 늦는 시간이 될 예정.

기차 안에서 지난 며칠의 스위스 여정을 복기하며 이동하였다.


이동할때는 역시 맥주 #iphoneX



다음 열차를 기다렸다 @Visp #RX100M3



열차를 갈아타고 다시 또 다른 맥주 #iphoneX



Montreux Station #RX100M3


오후부터 만나기 시작한 비는 몽트뢰(Montreux)역에 도착하자 더욱 거세어졌다.
구글 지도가 안내해 주는 버스를 타기 위해 역을 나와 캐리어를 들고 걷는데 맙소사.

엄청난 계단이 기다리고 있었다.


캐리어를 들고 여행하는 나에게는 참 힘든 코스였다 #iphoneX


버스를 타고 얼마 안가 목적지인 호텔에 도착하니, 작은 리셉션에 직원 한 분이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오늘의 마지막 체크인이 아닌지 라고 걱정했지만 그렇지는 않다고 한다.

아침에 뛰고,
오전에 호수 감상을 하고,
오후에 산 정상을 다녀오고,
저녁을 달려 이곳까지 왔다.

‘아 배고파. 햄버거가 먹고 싶어’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생일 날 저녁을 굶을 수는 없는 법.
열려있는 가게를 찾았고, 가벼운 옷차림으로 갈아입고 다시 호텔을 나섰다.


스포츠바 느낌이 물씬 났던 Irish Bar ‘Barrel Oak’ @Montreux #iphoneX



햄버거와 감자튀김 그리고 맥주 최고의 생일 저녁이었다 #iphoneX


시간도 늦었고, 비가 내려서였을까.
손님은 나 혼자 뿐이었는데 시간이 지나자 여행자 같이 보이는 이들이 더 들어오기 시작했다.

이날 중 가장 간편한 옷차람으로 이날 하루를 돌아보며, 생일 날인 김에 지금까지의 여정과 하루하루를 되돌아 본다.

이곳이 Queen의 프레디 머큐리(Freddie Mercury)가 사랑했던 도시여서였을까?

그의 음악들과 하루의 피로함을 날려줄 만한 맥주를 마시며 배를 채우니, 노곤함에 별여 별 생각이 다 나는 듯했다.

그간 즐겁고 안전했던 여정에 감사하며, 남은 이틀간도 잘 마무리되길 바라는 그런 마음.
그런 마음과 함께 다시 호텔로 돌아갔다.


호텔로 돌아가는 길 만난 Freddie Mercury @Montreux #iphoneX


인터라켄에서 일어나 몽트뢰에서 잠이 드는 이 날.

여행자의 일상이다.


마지막 도시를 몽트뢰(Montreux)로 정한 것은 이 여정 이후에 펼쳐질 나의 새로운 하루하루를 준비하기 위해 생각을 정리하기 위함도 있었지만,
내가 사랑하고 좋아하는 음악을 함께하며 의미 있는 여정의 마무리를 만들고 싶었기 때문도 있었다.

내가 기억하는 많은 기억과 추억이 누군가도 같은 기분으로 남길 바라며,
그래야 그것들이 더 의미가 있을 테니 말이다.

그런생각을 하며 하루를 마무리 했기에 이 날의 생일이 더 의미 있었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을 해 본다.

‘Happy Birthday to me’

2018년 휴먼의 유럽 여행 No.13
#2018유럽여행 #2018Europe #유럽여행 #휴먼의유럽여행 #humantravel #RX100M3 #iphoneX #이젤트발트 #Iseltwald #Brienz #브리엔츠 #쉴튼호른 #Schilthorn #몽트뢰 #Montreux #Beer #Bier #Swiss #Switzerland #Journey #인터라켄 #Interlaken #즐거움 #추억 #그리고 #기억 #FreddieMercury #Queen #프레디머큐리



라우터브루넨 첫 방문 당시에 썼던 방명록. 아날로그와 같은 그때의 기억은 소중한 나의 20대의 모습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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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ENTAX P50, 50mm의 시선, 피르스트 ::


하늘 위를 걷는 기분.
몇 날 며칠을 걷더라도 기분이 좋을 것 같은 풍경과 날씨.
여행자에게 있어 피르스트(First)는 스위스의 자연을 만나는 아주 쉬운 방법이었다.

카메라 : Pentax P50
렌즈 : PHENIX F1.7 50mm
필름 : KODAK Color Plus ISO200 36롤


Eigernordwand / Eiger north face / 아이거봉 북편


아이거봉은 알프스 3대 봉우리로 꼽히며, 세계의 산악인들에게 사랑받는 곳이다.
구름 위로 올라온 나에게 수줍은 모습을 보여주었다.

저런 산을 올라갈 일은 없겠지만, 오랫동안 바라볼 수는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곳


사방이 평소에 보기 어려운 절경의 봉우리로 이루어진 피르스트 정상의 식당.
각자가 즐기는 방법으로 그곳에서 시간을 보내며 허기를 보내고 있었던 이들.

무엇을 먹고 마셔도 기분 좋은 그곳, 그리고 그곳의 좋은 날씨가 잊혀지지 않는다.


Wind @Switzerland


적당한 바람은 이곳이 어디인지 알려주고 있었다.
적당한 바람은 이곳에서의 하루가 다른 날보다 순탄할 것이라는 것을 알려주고 있었다.
적당한 바람은 나의 맥주 맛이 괜찮다는 것을 알려주고 있었다.


People on the top @First


정상을 즐기는 이들.
나와 같이 빵과 사과를 맛보며 이 광경을 즐기는 이들도 있었고,
그곳을 달리며 그곳을 만끽하는 이들도 있었다.

구름 위에 있다는 기분이 이런 것이겠지.


Bachalpsee / 바흐알프제


이 호수를 이루는 물은 어딘가에서 모이고 모여서 왔을 것이다.

눈이 있는 곳에서는 그 눈이 녹아서 내려오고
물이 있는 곳에서는 사방에서 이 곳으로 길을 내어 내려왔을 것이다.
이곳을 방문한 이들이 사방에서 모였듯이, 이곳에서 호수를 이룬 물들도 그러했을 것이다.


워낭소리


피르스트 정상에서 내려오는 길.
걷는 길이 너무나 평온하고 익숙했던 것은 소들의 워낭소리 덕이었을 것이다.

그 소리가 모여 이 동네의 자연이 되고, 생활이 된다.


가을


2018년 9월 29일.
가을의 절정에서 지는 해와 만나는 푸르름을 보았다.
마치 ‘여름은 벌써 잊었어?’라고 되묻는 것 같았다.


PRIVAT


누군가의 사유지.
누군가의 개인생활.
누군가의 생활터전.

여행객인 우리가 건드리지 말아야 할 그런 것.


자연을 50mm 화각에 담는 것은 어려운 일이었다. 프로도 아니고 여전히 필름 카메라 꿈나무를 꿈꾸는 나에게는 더더욱 그랬다.
눈앞에 펼쳐지는 믿을 수 없는 광경.

다음에는 더 잘 담아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을 뿐이다.

그리고 더 잘 느끼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을 뿐이다.

‘여행은 만남입니다’

2018 휴먼의 배낭여행 50mm의 시선 No. 12
#2018유럽여행 #2018Europe #humantravel #필카꿈나무 #PENTAXP50 #50mm #PHENIX #F1.7 #펜탁스 #KODAK #코닥 #ISO200 #필름사진 #필카 #필름카메라 #First #피르스트 #아이거 #Eiger #Bachalpsee #바흐알프제 #Switzerland #Swiss #스위스 #자연 #가을 #워낭소리 #그린델발트 #Grindelwal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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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ump #RX100M3


:: 피르스트를 걷다 ::


스위스에서 맞이하는 아침이 찾아왔다. 아침의 인터라켄을 뛰고 숙소로 다시 돌아왔다.
이날은 그린델발트(Grindelwald)로 이동하여 피르스트(First) 정상까지 올라간 뒤 액티비티와 하이킹으로 다시 내려오는 여정으로 준비하였다.

과거 쉴튼호른(Schilthorn)을 무모하게 간 것 빼고는 경험해 보지 않은 스위스의 하이킹.
이래저래 기대가 되는 그런 하루였다.

먼저 하늘 아래 첫 번째 마을이라고 불리우는 피르스트(First, 영어로는 퍼스트) 정상으로 출발했다.


그린델발트(Grindelwald)에 도착하고 보니 오늘 날씨가 꽤 괜찮을 것 같다는 느낌이 들었다. #RX100M3



피르스트(First) 정상으로 가는 케이블카 정류장 #RX100M3


정상으로 가는 방법은 도보 또는 곤돌라를 타는 방법밖에 없다.
그 높은 정상을 도보로 갈 수는 없으니 피르스트 펀 패키지(First Fun Package)를 이용하기로 했다.

올라가는 곤돌라 편도 이용권에 내려오면서 즐길 수 있는 액티비티의 종류를 결정하는 거였는데, 동행과는 1개의 액티비티만 이용하기로 하고 나머지는 하이킹을 하기로 했다.

스위스 패스 소지자는 할인해서 46프랑!!

이제 곤돌라를타고 출발하자~!


피르스트(First) 정상으로 출발! #iphoneX



곤돌라에 올라타 보니 구름이 몰려오는 듯한 느낌이다. ‘안되는데’ #RX100M3



점점 위로 올라간다. 중간에 구름 위에서 액티비티를 즐기는 사람들이 보인다 #iphoneX


구름이 많이 보여 걱정이 되었던 것도 잠시, 그 구름을 뚫고 올라가니 햇살이 다시 비추고 있었다.
스위스의 산악지대는 구름의 이동이 불규칙하기 때문에 상시 날씨를 확인해야 한다.


First #RX100M3


탁 트인 정상에 올라와 사방에 깔려있는 구름을 보니 꽤 높은 고도에 올라왔다는 생각이 들었다.
오늘의 하이킹이 시작될 피르스트의 정상이었다.

우선 정상에서 사람들이 가장 많이 찾는 First Cliff Walk 에 갔다가, 점심을 먹고 하이킹부터 하기로 하였다.


Hallo #RX100M3


‘경험하고, 걷고, 타고’ 정상에는 할 것이 참 많다. #RX100M3


First Cliff Walk는 피르스트의 정상에서 이곳의 높은 지대를 걸으며 짜릿함을 체험해 보는 곳으로 사람들이 많이 몰리는 방문 스팟 중에 하나이다.
그리고 그중에 가장 사람들이 많이 몰리는 곳은 투명 유리가 있는 지점인데, 이미 많은 사람들이 그곳을 느끼고 담기 위해 줄을 서 있었다.


뒷 쪽으로 보이는 First Cliff Walk, 이렇게 봐도 짜릿한데 투명 유리 위에서 보면. #RX100M3



이미 많은 사람들이 짜릿함을 즐기기 위해 줄을 서 있었다. #RX100M3


10여분의 시간이 지나고 나의 차례가 왔다.
여느 관광객이 그러는 것처럼, 이곳에 있음을 남겨 보았다.


First Cliff Walk의 투명구조물 위 #RX100M3



구름 위에 누워 있는 것 같다. ‘난 괜찮아’ #RX100M3


아래가 보이지 않는 덕에 더욱 몽환적인 분위기가 연출된 이곳 정상에서, 왠지 모를 상쾌함과 경이로움을 느꼈다.

단지 산의 정상에 있을 뿐인데 말이다.


on the sky #RX100M3



하늘 위를 걷다. @First Cliff Walk #RX100M3



하늘 위를 찍다. #RX100M3


이곳에서 풍경에 놀라고 감동하는 이은 나뿐만이 아니었다.
최소한의 안전장치 이외에는 없는 이곳에서, 관광객 모두가 절제하며 자연이 주는 아름다움을 만끽하고 있었다.


구름 위의 하늘은 정말 파랬다 #iphoneX


점심시간이 지난 줄도 모르고 정상 위를 즐기다 보니 허기가 졌다.
오늘은 하이킹을 하면서 내려가야 하기 때문에 든든히 먹어야 했다.

정상 위에는 동양인(특히 한국인)을 위한 신라면도 판매하고 있었기 때문에 그것을 먹기로 했다.


베른 알프스(Bern Alps)지역의 2,167m 지점에서 먹는 신라면의 맛이란 #iphoneX



인터라켄 지역의 Rugenbräu 맥주 #RX100M3



First 정상의 식당 #RX100M3


산의 정상에서 먹고 마시는 라면과 맥주의 맛이 나쁘지 않다.
주위를 보니 한국인들은 라면, 외국인들은 소시지가 포함된 음식을 먹는 그런 분위기이다.

이곳을 떠나면 꽤나 오랜 시간 걸으며 아래까지 내려가야 했기에 그린델발트(Grindelwald)에서 출발하기 전 사가지고 온 빵도 먹고 출발하기로 했다.
그냥 먹기 아까우니 풍경이 아주 좋은 곳을 골라서 먹었다.

구름을 보면서 빵을 먹으니 소화도 잘 되는 기분이랄까.


빵을 먹을 곳은 이곳이다 #iphoneX



빵만 먹기는 아쉬워서 점프도 했다. #RX100M3



왠지 모르게 신선놀음을 하는 기분이 들었다. #RX100M3


배도 든든하게 채우고 발걸음을 옮겼다.
우선 하이킹 코스는 바흐알프제(Bachalpsee)를 갔다 오는 왕복 코스, 넉넉하게 2시간 정도의 시간을 잡으면 될 것 같았다.

피르스트 정상에서 하이킹을 출발하는 이들의 복장은 각양각색이다.

산에서 며칠을 보낼 것만 같은 이들,
제대로 하이킹을 즐기려는 이들,
나처럼 펀 패키지를 포함한 당일 일정으로 피르스트에 올라온 이들.

모두가 같은 생각으로 걷고 있는 듯 했다.

‘자연을 벗 삼아 즐겁게만 걷자’라고...


바흐알프제(Bachalpsee) 방향으로 걷는 이들에 섞였다. #RX100M3


하이킹 코스는 생각했던 것보다 험하지 않았다. 완만한 오솔길을 천천히 걸으며 천천히 눈 앞에 펼쳐지는 광경은 상상 그 이상이었다.
많은 관광객들이 찾는 것에는 이유가 있었다.


가는 길 곳곳에서 펼쳐지는 대 자연의 아름다움 #RX100M3



그 자연의 한 부분도 되어 보고 #RX100M3



자연의 한 부분이 된 이들을 담기도 하였다. #RX100M3


놀라움의 연속인 하이킹 코스를 걸으며, 왜 진작 이런 코스를 과거에 걷지 못했는지 후회가 들었지만 이미 지난 일.
‘오늘의 이 좋은 날씨에 걸을 수 있는 것도 행운 아닌가.’

그런 생각을 하며 한 걸음 한 걸음 호수 방향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눈으로 담는 곳곳이 모두 잊지 못할 장면이었다. #RX100M3



걷는 이들을 위한 의자 #RX100M3



좌측은 바흐알프제, 우측은 피르스트임을 알려주는 이정표와 함께 있었던 건물 #iphoneX


얼마 정도를 걸었을까 내 눈 앞에는 산 위에 있을 법하지 않은 호수가 펼쳐졌다.
많은 이들이 호수 주변에 앉아 휴식을 즐기고 있었다.

어떤 이들은 식사를 하고 있었고,
어떤 이들은 호수에 비치는 산의 모습을 담고 있었으며,
어떤 이들은 호수에 비치는 산의 모습과 자신의 모습을 함께 담고 있었다.


눈 앞에 펼쳐진 호수의 모습 #RX100M3



뒷 산(?)과 어울려 참 멋진 모습을 연출해 준다 #RX100M3



한 80년대 포즈를 한번 취해주고 #iphoneX



최신 포즈를 함께 담고 싶었지만 마음대로 되지 않았다 #iphoneX


호수 하나를 보았는데 왜 아이처럼 들떴을까. 이러한 하이킹은 굉장히 오랜만에 했기 때문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매일 뛰기나 했지, 자연을 걷고 보고 느끼는 생활은 굉장히 오래 전에 했던 것이다.

‘한국에 돌아가면 다시 하긴 할라나?’

이러한 의문을 품은 채 내려가는 곤돌라를 타기 위해 왔던 길을 되돌아 갔다.


자 다시 출발이다 #RX100M3



이곳에서도 선택할 수 있는 방향은 꽤 많았다 #iphoneX



슈렉펠트(Schreckfeld)로 내려가자!! #iphoneX


피르스트 정상으로 돌아와 내려가는 곤돌라를 타고 다음 정거장인 슈렉펠트(Schreckfeld)로 향했다.
이곳은 마운틴 카트(First Mountain Cart)를 탈 수 있는 곳이다.

마운틴 카트를 타기 위한 줄은 생각보다 길었는데, 액티비티 입구에서 직원이 티켓을 확인하고 머리 사이즈를 확인 한 뒤 그에 맞는 헬멧을 찾아다 주는 순서였다.

‘나에게 맞는 헬멧이 있을라나’라고 생각하며 걱정에 걱정을 거듭했다.

그리고 이곳에서 카트를 타면 곤돌라의 다음 정거장인 Bort(보어트)까지 내려가야 했고 경사가 가파르기 때문에 안전하게 내려가는 것이 필수였다.


다행히 맞는 헬멧을 찾고 안전하게 Bort까지 내려갔다 #RX100M3


마운틴 카트를 타고 내려가며 산 위에서 만끽할 수 있는 절경은 다 보면서 내려간 것 같다.
무동력의 카트에 의지하여, 브레이크와 핸들만의 조작으로 나만의 액티비티를 만끽했던 그 순간.

‘이 맛에 피르스트에 와서 액티비티를 즐기는구나’라고 생각을 하였다.



이제 다시 본격적인 하이킹 모드 #RX100M3


Bort(보어트)에서 그린델발트(Grindelwald)까지는 지도상으로 약 4.1km 그리고 고도는 약 500m의 차이가 있었다.
길이 잘 되어 있었기 때문에 천천히 내려가며 즐기기에는 아주 좋은 코스였다.

9월 말 가을의 선선하고 깨끗한 공기, 주변을 둘러싼 알프스 그리고 조용한 하이킹 코스.
기분 좋은 한 걸음 한 걸음이었다.


저 길을 따라 계속 내려가야 했다 #RX100M3



‘나는 자연인이다’ 포스가 나지는 않았다 #RX100M3



점프로 대신 #RX100M3


나에겐 하이킹 코스였지만, 이 동네에 거주하는 스위스 인들에게는 삶의 터전이자 소를 키우는 자연이 준 선물.
그래서 그런지 곳곳에 소를 키우는 곳이 쉽게 눈에 띄었다.

소 목에 걸린 방울에서 울려 퍼지는 ‘워낭소리’가 길가에 가득 찼다.


낯선 곳에서 들리는 익숙한 소리 #RX100M3



그들의 터전, 그들의 대지 #RX100M3



그 누구도 방해할 수 없는 그들의 보금자리 #RX100M3


계속 걷다 보니, 하나 둘 띄엄띄엄 있던 건물들의 수가 점점 늘어났다.
건물의 수가 늘어나는 것만큼, 소들의 수가 줄어들었다. 

조금은 큰 마을에 가까워지는 것 같다.


오후 5시 반을 지나는 시간, 슬슬 해가 낮아지고 있었다 #RX100M3



점점 더 많은 수의 집들이 보이기 시작했다 #RX100M3


개인적으로 이번 하이킹의 메인 코스는 양쪽으로 산이 둘러싸인 쭉 뻗은 길이었다

그 길을 달리며 마지막까지 여정을 잘 마치겠노라고 다짐했다.
여정 후에도 열심히 하루하루를 보내겠다고 다짐했다.


달리다.



그리고 달리다.



계속 달리다.



그리고 점프!



아차차~ #RX100M3



슬슬 하이킹의 끝이 보인다. 해도 ‘고만 걸어~’라고 이야기하는 것 같았다. #iphoneX


그린델발트(Grindelwald) 마을로 다시 되돌아와 하이킹으로 허기진 배를 채우기 위해 식당을 찾았다.
식당의 이름은 ‘Memory Bistro Bar’

치즈 듬뿍 샐러드와 소시지 그리고 맥주가 맛있는 그런 가게였다.


맥주 한잔을 하니 살 것 같았다 #RX100M3


요리와 맥주를 마시며 눈이 너무나 시원했던 이날 하루를 되새겨 보았다.
‘또 와서 걸어야겠다!’라는 생각을 하며, 되새기고 또 되새겨보았다.

식사를 마치고, 이대로 하루를 마치기 아쉬워 근처의 맥주 바에 들렀다.


그리고 또 다른 맥주 #iphoneX



여행을 마친 이들의 쉼터 같았던 곳 #RX100M3


선물과 같았던 하루.

피르스트 정상에서는 구름과 뒤 섞인 산 아래의 비현실적인 광경을 만났으며,
바흐알프제에서는 낯선 호수와 만났다.

슈렉펠트에서 출발한 마운틴 카트에서는 눈 앞에 시원하게 펼쳐지는 자연을 만났으며,
그리고 보어트에서 출발했던 하이킹 코스로 알프스에서 사는 이들의 생활과 만났다.

전과 다른 스위스를 만난 이 날.

‘다음에 올 때는 준비를 제대로 해서 하이킹 코스로 다니고 싶다’라고 생각을 했다.

이제 남은 여정은 3일.

남은 스위스의 일정을 즐기도록 하자.

2018년 휴먼의 유럽 여행 No.12
#2018유럽여행 #2018Europe #유럽여행 #휴먼의유럽여행 #humantravel #RX100M3 #iphoneX #그린델발트 #Grindelwald #피르스트 #First #바흐알프제 #Bachalpsee #하이킹 #hiking #슈렉펠트 #보어트 #달리다 #Rugenbräu #Beer #Bier #Swiss #Switzerland #Journey #즐거움 #추억 #그리고 #기억


이곳을 오래오래 기억하고 싶다. #RX100M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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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스위스 | 인터라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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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우터브루넨을 가자 #iphoneX


:: 나의 기억 속에 오래오래 남은 그곳, 라우터브루넨(Lauterbrunnen) ::


24살의 나는 50일의 계획을 잡고 유럽 배낭여행 중이었다. 오래된 일기장을 꺼내어 확인 해 보니 여정의 39일째 되는 날 인터라켄에서 라우터브루넨으로 가는 열차를 탑승했다.

숙소 예약도 하지 않았지만, 그냥 아무 게스트하우스에 침대가 남으면 들어갈 생각이었다.
결국, 우연히 열차 안에서 만난 분이 예약한 게스트하우스인 Stoki House로 따라가서 남은 침대를 얻었더랬다.

그리고 2박 정도를 생각했던 그곳 생활이 하루를 늘리고 또 하루를 늘려서 4박 5일이 되었다는 그런 이야기, 그런 기억.

그곳이 라우터브루넨이었다.


이때는 몰랐다 내가 5일이나 그곳에 있을 줄은 #OlympusC120


편안한 옷으로 갈아입고, 스위스 패스와 현금 조금 그리고 작은 카메라만 가지고 숙소를 다시 나섰다.
열차시간은 밤 10시 2분, 아마 돌아올 때는 열차가 끊길 것 같았다.

이 시간에 올라갈 수 있는 건, 꽤나 늦은 시간까지 운영하는 버스가 있었기 때문이다.


최대한 간편하게 나가자. 방에 사람이 없으니 셀카도 쉽다 #iphoneX



늦은 밤 인터라켄 오스트(Interlaken OST) 역 #iphoneX


인터라켄을 출발하여 올라가는 거의 마지막 열차였으나 인기척은 거의 없었다.

이미 여행자들은 여행을 마친 시간이었고,
이 여행자의 마을에서 현지인들은 하루를 마치고 정리하는 시간이었기 때문이다.


’EURAIL NOT VALID’ 난 스위스 패스가 있다 9:45 pm #RX100M3 



Interlaken Ost #RX100M3



Interlaken Ost #iphoneX


두어 명의 여행객들이 열차를 기다렸을 뿐 그 이상의 인기척은 없었다.
보통 이 역은 그린델발트(Grindelwald)와 융프라우를 가는 수많은 관광객들로 아침부터 북적이는 곳이다.

내가 갔던 라우터브루넨(Lauterbrunnen)은 보통 쉴튼 호른(Schilthorn)을 가기위한 거점 정도로만 인식되는 마을이다.

그런데 그 마을에 4박 5일이나 있었으니 오래 기억에 남을 만도 하다.


숙소 앞에서는 슈퍼에서 가장 싼 맥주를 사다가 마시곤 했다. #OlympusC120



열차가 도착했다. #iphoneX


열차를 타고 올라가려니 옛날의 기억들이 다시 찾아오는 것 같았다.

하루는 폭포를 구경하러 갔고,
하루는 쉴튼 호른을 케이블카가 아닌 두 발로 오르고 내렸다.
하루는 삼계탕을 해 먹는다고 부산을 떨었고,
그 동네의 55센트짜리 맥주는 죄다 쓸어왔었다.

그리고 매일매일 오가는 사람들과 밤늦게까지 직접 만든 요리로 이야기를 하며 보냈었다.


그 당시 마신 맥주가 아마 이런 느낌이었지 #iphoneX



열차가 출발했다. 밤 10시 22분에 라우터브루넨에 도착한다 #iphoneX


밤늦게 시골마을에 가 봐야, 가고 싶은 곳을 마음껏 돌아다니지는 못 할 것이다.
분명히 그럴 거라 생각을 했다.

도심지 같이 이곳저곳에 가로등이 있을 것이라 생각이 들지 않았다.

그냥 그곳을 오랜만에 걷고 싶었다.

과거의 기억을 하나하나 꺼내어 추억하고,
‘그땐 참 좋았지’ 라며, 되뇌고 싶었다.

그런 생각을 하다 보니 어느덧 열차는 라우터브루넨에 도착했다는 방송을 해주고 있었다.


Lauterbrunnen 10:22 pm #RX100M3



Lauterbrunnen 10:22 pm #RX100M3



이 마을의 랜드마크 같았던 폭포 #OlympusC120



여전히 폭포는 힘차게 흐르고 있었다. #RX100M3


역 주변은 사실 크게 기억이 나지 않았다.
맥주와 식재료를 샀던 슈퍼인 COOP 정도만이 내 기억 속에 남아 있었다.

깜깜한 마을을 홀로 깊은 곳까지 걸어가는 것은 위험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운이 좋은 것인지 적당히 걸어서 갈 수 있는 곳에 지금 시간까지 운영하고 있었던 작은 바가 있어 그곳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그 시절 Stoki House 가 있을법한 곳을 바라 보았다. 주인 할머니는 잘 계실까? #RX100M3



Hotel Hornerpub #iphoneX


역에서 500~600m 정도 떨어져 있는 곳에 적당하게 쉬어 갈 만한 바를 찾았다.
맥주 한 잔, 작은 햄버거 하나.

오늘 하루를 마무리하기에 참 좋은 장소였다.


맥주 그리고 햄버거 #iphoneX


언제나 그랬듯이 가지고 다니는 수첩에 오늘의 일들을 몇 가지 적어 본다.
맥주 한 모금으로 한 줄 한 줄 정리해 본다.

어느 날 보다 기나긴 이 하루를 정리해 본다.

그러다 영국에서 바이크 여행을 온 둘을 만났는데...


바이크 여행 중인 카리나와 마이크, 근처 캠핑장이 이들의 숙소였다. #iphoneX


영국에서 시작된 이들의 여행은 유럽 대륙으로 이어져 몇 날 며칠을 여행 중에 있었다.
이런 이야기를 들을 때면 다양한 문화와 국가가 엮여있는 유럽이 부럽기도 하다.

마이크의 SNS 에는 온통 바이크로 하는 여행에 관한 찬사와 이야기가 있는데, 그의 이야기를 보면 언젠가는 이런 형태의 여행도 꼭 해보고 싶다는 욕심이 들었다.

이들과는 짧은 인연이었지만, 언젠가 서로의 국가를 방문하리라 약속을 하고, 지금도 SNS으로 안부를 주고받고 있다.


BEER IS CHEAPER THAN THERAPY #매우공감 #iphoneX



다시금 라우터브루넨 역으로 #iphoneX


짧은 라우터브루넨의 방문을 마치고 다시 역으로 돌아가는 길,

‘지금보다 젊었기 때문에 즐거웠을까?’
‘지금보다 걱정할 것이 없었기 때문에 즐거웠을까?’
‘지금보다 자유로웠기 때문에 즐거웠을까?’

‘그러면 즐거움의 본질이란 무엇일까?’

많은 생각을 했던 것 같다.

이도 저도 따지지도 않고 마냥 즐거웠던 시절이 때로는 그립다.


다시 돌아온 인터라켄 오스트(Interlaken Ost) 역 #iphoneX


기차가 모두 끊긴 시간 나는 인터라켄으로 향하는 마지막 버스를 타고 내려오니 어느덧 자정까지 10분이 남았다.
아침 4시에 일어나 20시간의 기나긴 하루를 꼬박 보낸 이날 하루.

잊혔던 기억을 되살리며 이날의 추억 마져도 스쳐 지나갈 수도 있다는 그런 생각.

그때 4박 5일간 만났던 이들이 생각나고 보고 싶었던 그럼 밤.

이 작은 마을의 소중한 기억이 오래오래 남길 바라며.

2018년 휴먼의 유럽 여행 No.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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