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
내가 생각하는 내 어머니는
터져나오는 웃음을 참고 계시며
그와 동시에
터져나오는 눈물을 참고 계시는 분 이다.
요즘 나에게 있어 나의 가족은 내가 그간 신경쓰지 못한 ' 대화 ' 라는 굴레속에 가장 앞 단에 있는 존재이다. 나는 내가 가족들을 정말 잘 챙기고 있는 '아들' 인 줄 알았다. 하지만, 되돌아보면 나 하나의 '즐거움' 만 생각한 채 어머니의 이야기를 들으려도 귀담아 들으려도 하지 않았던 것 같다.
그 내면에는 서른살이 넘었다는 오만감과 자만감이 함께 했을지도 모르고,
' 난 다 컸는데 왜 이렇게 간섭하시지 '
라는 짜증이 섞여 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나의 어머니는 언제나 그 자리에 있다.
내가 젖을 빨던 갓난 아기 시절에도,
처음 학교에 간다고 걱정을 한 몸에 받았던 초등학교 입학식에도,
다른 세상에 가는 것이 조금은 무서웠던 중학교 생활 동안에도,
조금은 문제아였던 고등학교 시절에도,
새로운 도전을 해 본답시고 집을 자주 비웠던 대학교 시절에도,
나의 어머니는 언제나 그 자리에 있다.
어머니는 미술을 전공하셨다. 항상 그림에 관한 열정과 열망이 가득하시지만, 외적인 면 때문에 지속적으로 그리지 못하는 모습이 내심 안타깝다. 집에 걸려있는 어머니의 서양화를 볼 때면
' 이 그림이 작은 갤러리에도 걸리면 얼마나 좋을까 '
라는 생각을 해 본다.
어머니는 글을 쓰셨다. 어릴적 기억을 더듬어 보면 사람들과 글을 모아 수필집을 내셨던 적도 있다. 어머니가 성당에서 청년 성서교육을 했던 시절이 있으셨다. 많은 청년들이 좋아했고, 성서교육을 기본으로 하여 많은 커뮤니티 활동을 하셨다. 그거 벌써 20여년 전... 그리고,
시간이 그렇게 흘러갔다. 그렇게 빨리 지나갈 줄 몰랐다.
어머니도 어느덧 50 중반...
요즘 어머니에게 힘이되는 아들이 되고 싶다는 생각을 종종하게 된다.
물론 나도 어머니께 힘을 얻는 아들이 되고 싶다.
지금까지 볼 날이 뵐 날 보다 많을지도 적을지도 모르는 지금의 시기,
적어도 당신이 터져나오는 웃음을 참는 것을 터뜨려 드리는 시간이
눈물을 참는 것을 터뜨려 드리는 시간보다 훨씬 많을 것을 다짐하고자 한다.
그런 아들이 될 수 있도록 오늘을 살아가고 싶다.
어머니 내 어머니...
감사합니다. 그리고 힘내세요.
사랑합니다.
by human
여행은 만남입니다.
환한 웃음 오래오래 보여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