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PENTAX P50, 50mm의 시선, 바젤&취리히 ::


하이델베르크를 출발하여 국경을 넘었다.
그리고 여정의 마지막 나라인 스위스의 일정만 남아있었다.

바젤에서는 걷고, 취리히에서는 마셨다.
그 기억만은 또렷이 기억이 났다.

이날 거친 4개의 도시 중 ‘기억에 남는 두 도시’ 필름카메라로 바라보았다.

카메라 : Pentax P50
렌즈 : PHENIX F1.7 50mm
필름 : KODAK Color Plus ISO200 36롤


Basel Central


하이델베르크에서 출발한 FIXI Bus는 바젤 역 반대편에 여행자를 내려 주었다.
중앙역 입구 쪽으로 가기 위해서는 역을 가로 질러 가야했는데, 다행히 길을 찾고 천천히 이동하였다.

겉보기와 다르게 아담한 사이즈의 길은 ‘이 도시에서의 걷기는 힘들지는 않겠구나’라는 생각을 주기에 충분했다.


The Burghers of Calais(칼레의 시민) @kunstmuseum Basel


전 세계에서 12개의 진품이 존재하는 로댕(Rodin)의 ‘칼레의 시민’.
노블레스 오블리주(noblesse oblige)를 표현한 대표적인 작품이다.
칼레의 시민들이 기대했던 영웅적인 모습과는 다르게 묘사되어 처음에는 바닷가에도 전시되었다는 그 작품.

과연 죽음 전의 그 복잡 미묘한 감정까지 느껴지는 몸짓 그리고 표정이었다.


Basel Minster / Basler Münster / 바젤 대성당


바젤의 어느곳에서도 보이는 이 대성당은 말 그대로 도시의 랜드마크이다.
이러한 곳이 이미 1019년부터 지어지기 시작했으니 당시 유럽인들의 과시욕을 알아줄만하다.

때론 크나큰 대성당에 놀라워하기도 하지만, 불필요하게 크나큰 사이즈가 왜 만들어졌는지도 생각하게 된다.


쉬기 딱 좋은 곳


대성당 뒤의 공간은 도시를 관통하는 강가가 한눈에 들어왔고 ,
적당한 공간의 앉는 곳이 있었으며 적당한 세기의 바람과 햇살이 사람들을 반겨주는 곳이었다.

‘한숨 자고 싶다’라는 기분이 괜히 든 게 아니었다.


결혼식


신랑 신부를 어디론가 배웅하고 돌아오는 친구, 그리고 그를 기다리는 다른 친구들.
결혼식은 언제 어디서 보더라도 나를 설레게 한다.


걷다


여정에서 골목 곳곳을 걷는 건 참 기분이 좋다.
뜻하지 않은 풍경을 만나는 것은 물론이며, 도시의 다른 면을 볼 수 있기 때문이다.

마냥 세련되게 느꼈던 바젤의 한 골목에서 스위스의 작은 마을에서나 볼 수 있는 풍경들이 연신 눈에 들어왔다.


Middle Bridge / Mittlere Brücke / 중간다리 @Basel


마을과 마을을 이어주는 다리, 이 다리의 이름은 ‘중간다리’
사람들이 적당히 걸을 수 있는 공간은 물론, 트램까지 오가는 그런 다리였다.


Basel & Basel Minster


다리에서 바라본 Basel Minster(바젤 대성당)
정말 도시 곳곳에서도 잘 보이는 곳에 위치해 있었다.

그래서 랜드마크이다.


Basel Central 2:23pm


이동하는 사람,
배웅하는 사람,
그리고 기다리는 사람이 공존하는 그곳.

기차역이다.


Zurich Central 3:31pm


바젤 중앙역 하고는 크기부터 차이가 있는 취리히 중앙역.
스위스에서 출도착 하는 수많은 국제선 열차 그리고 그것을 이용하는 이용객.
그 옛날 오스트리아 빈 역으로 향하는 야간열차를 탔던 그 역.

이곳은 여행자의 공간이었다.


THE INTERNATIONAL BEER BAR @Zurich


바의 이름부터가 외지인인 나도 쉽게 들어갈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마음이 편했다.

편한만큼 맥주가 술술 잘 들이켜졌다.


THE INTERNATIONAL BEER BAR @Zurich


오픈을 하자마자, 밖은 여러 사람으로 가득찼다.
테라스가 있는 곳을 방문할 때 날씨운은 정말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람들은 각자 취향에 맞는 맥주로 이야기를 이어나누고 있었다.


TOMORROW is TODAY


내일은 오늘이고, 오늘도 오늘이다.
내일의 걱정은 버리고 오늘의 맥주를 마신다.

적어도 이곳에서는 여정에서 한 것 곤두세웠던 긴장을 풀고 마실 수 있었다.


THE INTERNATIONAL BEER BAR @Zurich


취리히에서의 새로운 생활이 앞으로도 행복하고 즐겁기를...


Zurich Central


취리히에서 떠날 시간.
취리히 역 안에는 ‘옥토버페스트’를 옮겨둔 것 같은 행사가 진행되고 있었다.
역시 스위스에서는 술을 즐겨야 한다.


여정의 마지막 나라에 들어왔다.

‘자연’으로 대표되는 스위스에서 도시의 골목을 보고, 이색적인 맥주를 마셨다.
새벽 4시부터 시작된 하루가 그리 피곤하지 않았던 것은 이 나라의 의외의 부분을 많이 담아서였을지도 모른다.

여행의 가장 기본으로 가장 즐거운 하루를 보낸 그런 날이었다.

걷기와 마시기로 말이다.

‘여행은 만남입니다’

2018 휴먼의 배낭여행 50mm의 시선 No. 10
#2018유럽여행 #2018Europe #humantravel #필카꿈나무 #PENTAXP50 #50mm #PHENIX #F1.7 #펜탁스 #KODAK #코닥 #ISO200 #필름사진 #필카 #필름카메라 #Basel #바젤 #취리히 #Zurich #수제맥주 #맥주 #Beer #Bier #Switzerland #Swiss #Journey #즐거움 #추억 #그리고 #기억


스위스에서는 역시 술 한잔(???)이 최고 @Zurich, The International Bar #iphoneX


:: 이동, 걷기 그리고 맥주 ::


휴식 같은 하루가 지나고 새벽같이 하이델베르크를 떠났다. 이번 여정에서 하이델베르크를 떠난다는 것은 독일을 떠난다는 것을 의미했다.
유럽 전역에 버스 노선을 공급해주고 있는 FIXI Bus를 이용하여 독일을 떠나 스위스로 향하였다.

‘오늘은 바젤, 취리히 그리고 인터라켄까지 바쁜 하루군!’

라고 생각했지만 실상 오늘의 메인은 도시를 걷고,
수레스가 소개 해준 도시의 바에서의 맥주 한잔을 한 뒤,
조용한 스위스의 마을까지 가는 것이었다.


하이델베르크의 새벽, 스위스로 향하는 이들이 버스를 기다리고 있었다 #iphoneX


운 좋게 2층 맨 앞자리에 앉았다. #iphoneX


FIXI Bus의 경로는 이러했다. 
하이델베르크를 출발해서 프랑스와 독일의 국경 옆 5번 국도를 타고 남으로 남으로 내려가는 것.

사실 국경이라고 해 봐야 큰 의미가 없는 EU지만 프랑스 국경 바로 옆의 도로를 달리며, 목적지를 스위스 맞추어 이동하는 기분이 제법 신선했다.


프라이부르크(Freiburg)에 도착했다. #iphoneX


중간에 정차한 프라이부르크는 어디선가 들어본 것 같은 도시의 이름이었는데, 찾아보니 차두리를 필두로 정우영에 권창훈까지 한국 선수가 활약하는 도시였던 것이다. 

그것과는 상관없이 나에게는 지나가는 도시였지만, 이런 도시는 다음에라도 꼭 방문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슬슬 스위스로 진입한다 #iphoneX


프라이부르크에서 내리는 승객에 이어 올라타는 손님을 기다렸던 버스는 다시 출발했다.
다시 남으로 남으로 내려가며 국경인지 아닌지 크게 감흥도 나지 않는 곳을 지나고 바젤(Basel)이라는 간판을 보여주었다.

이제 스위스다.


바젤(Basel) 역에 도착했다. #iphoneX


바젤 역에 도착하자마자 바로 세 가지를 하였다.

큰 짐을 코인락커에 맡겼고,
가진 돈을 스위스 프랑으로 환전하였으며,
4일짜리 스위스 패스를 오픈하였다.

이제 4일간 스위스 패스를 이용하여 자유롭게 여행할 수 있게 되었다.


바젤 역은 생각보다 바빠 보이지는 않았다. #RX100M3


스위스 패스도 가지고 있었고, 스위스 돈도 생겼으니, 이제 바젤을 돌아다닐 시간이다.
패스를 가지고 있으면 바젤의 수많은 박물관을 갈 수 있었지만 나에게는 충분한 시간이 없었다.

1박을 하는 것도 아니었고, 오후에는 수레스에게 소개받은 취리히의 맥주집도 가야 했다.
그리고 저녁에 숙소가 있는 인터라켄으로 이동해야 했다.

‘그냥 천천히 발 닿는 대로 다녀보자’

라는 생각으로 역을 나섰다.


바젤 역을 벗어나 보자 #RX100M3


루체른의 여정은 간단하게 정했다.
스위스 패스로 들어갈 수 있는 박물관 중 ‘kunstmuseum basel’을 시작으로 시내를 천천히 걸으며 시간을 보내보는 것.

역 앞에서 트램을 잡아타고 바로 kunstmusem 방향으로 향하였다.


스위스 패스를 보여주면 티켓(TICKET)을 준다 #RX100M3



kunstmuseum basel, 28.09.2018 #RX100M3


사실 이번 여정에서 박물관이나 미술관을 갈 계획은 없었다. 

하지만, 인구 1만 명당 박물관/미술관이 1개가 있을 정도로 문화 수준이 높은 바젤에서 유럽 내 가장 오래된 공립 미술관으로 손꼽히는 이곳을 그냥 지나갈 수는 없었다. 


들어가기 전 모든 모든 물건을 이곳에 넣고 들어갔다. #iphoneX


사전에 무엇이 전시가 되어 있는지도 모르는 상태에서 무엇이 어디에 있고, 무엇이 어디에 있는지 일일이 알아가며 볼 생각은 없었다.
그냥, 발 길 닿는 대로 kunstmuseum의 전시한 작품을 천천히 발길을 옮기며 감상했다.

매일 어딘가를 방문하고,
매일 어딘가로 걸으며,
매일 어딘가에서 마시고,
매일 누군가와 대화할 때와는 달랐다.

그냥 천천히 이 도시에서 가장 큰 규모의 미술관을 감상했다.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는 오랜 시간 이곳을 감상했다.


kunstmuseum 뒷길 #RX100M3


박물관을 나와서 또 다시 발길이 닿는 대로 걸었다. 일전에 방문했던 스위스의 다른 도시인 루체른(Luzern)이나 인터라켄과는 분명 다른 느낌의 스위스였다.

걷고 또 걸으며 이들이 어떻게 사는지, 어떠한 모습인지, 도시의 모습은 어떤지 감상하며 걸었다.


누군가의 집 @Basel #RX100M3



누군가의 집 @Basel #RX100M3



바젤 민스터(Basel Minster) #RX100M3


Basel Minster는 독일어로 Basler Münster로 쓰이며, 말 그대로 ‘바젤 대성당’이다. 

1019년에 처음 지어졌으며, 1356년 바젤 대지진으로 무너진 것이 1363년 지금의 고딕 스타일로 다시 재건되었다고 한다. 이로 그치지 않고, 그 뒤로 좌/우 타워가 만들어지며 지금의 모습을 갖추게 되어 바젤의 어디에서도 보이는 랜드마크가 되었다.


좌/우의 타워를 마지막으로 지금의 모습이 갖추어진 Basel Minster #RX100M3


사진에서 좌측으로 보이는 탑은 1429년에 지어진 Georgstrum, 그리고 우측으로 보이는 탑은 1500년에 지어진 Martinstrum이라고 한다. 

그리고 우측의 Martinstrum에 기계시계와 해시계가 같이 있는 모습이 특이했다. 두 시계의 시간을 보았을 때는 둘 중 하나의 시간이 맞지는 않았는데 자세히 보니 해 시계가 시간이 맞지 않았다.

‘역시 해시계는 대한민국’


남은 여정을 잘 끝내 달라고 기도했다 #RX100M3



대성당 앞에는 평화로워 보이는 광장과 이를 감싸는 집들이 모여있었다. #iphoneX


대성당 뒤로 라인강이 보이는 장소에 가니 이 도시를 관통하는 강가의 분위기가 한눈에 들어왔다.
도시는 평화로웠고, 그냥 이곳에서 낮잠이나 자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맑은 하늘, 선선한 바람 그리고 적당한 햇살. 풍경 좋은 자리. 이곳은 낮잠을 위한 모든 것이 준비되어 있었다.


평화로운 도심의 강가, 갑자기 저 다리로 가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RX100M3



결혼식을 마친 이들. 오늘이 주말이었던가 #RX100M3


낮잠을 자고 싶다는 생각을 잘 억누르고, 강가에서 보았던 다리로 향하기로 했다.
다리의 이름은 Mittlere Brücke, 영어로는 Middle Bridge, 한국어로는..? 

‘중간 다리?’

가끔은 이 동네의 직관적인 이름들이 참 좋다.


대성당 앞의 광장을 통해 다리로 향했다. #RX100M3


바젤의 도시 곳곳은 걷는 즐거움이 있었다.
건물을 보는 즐거움도 있었고, 이곳을 지나다니는 사람들을 보는 즐거움도 있었다.

이 즐거움에 음악이 빠질 수 없다. 여행을 위하여 담아온 노래를 플레이하고 걷고 또 걸었다.


1487년도에 만들어 진것 같은 누군가의 집. 그리고 17번지겠지? #RX100M3



‘중간 다리’, Middle Bridge 가 가까워져 온다. 여유를 즐기는 이들이 부러웠다 #RX100M3



이곳은 8번지이다. 그러면 1438년에 지어진 집? #RX100M3


다리 근처에 도착하니 제법 사람들이 많았다.
사진기를 들고 있는 모습이 왠지 이 도시의 사람들처럼 보이지는 않았다.

‘이들도 관광객이다’


다리 위의 관광객에게 사진을 부탁했다. @Middle Bridge #iphoneX


다리는 건너니 허기가 지기 시작했다.
오후 1시가 조금 넘은 시간, 근처의 Migros 슈퍼에서 간단한 샐러드를 사고 강변에서 햇살 아래 쉬고 있는 이들과 섞여 식사를 했다.

따뜻한 햇살 아래 있으니 다시금 졸리기 시작했다.


강변에서 식사를 하며 쉬었다. #iphoneX



‘이제 다음 장소로 가야지?’ #iphoneX


가을 하늘 아래 강가의 휴식은 참으로 평온하고 좋았다.
어제에 이어 정해지지 않은 일정을 보내고 있던 터였다.
그러다 보니 ‘여기다’ 싶은 곳에서는 자꾸 머무르고 싶었다.

그런 마음은 스위스이기 때문에 더욱 큰것 같은 기분이었다.

마지막으로 스팔렌토르(Spalentor)까지 걷고, 그 길을 통해 이 도시를 둘러보고 취리히로 이동하기로 하였다.


도시이면서도 마을같은 느낌, 유럽의 대부분이 이런 느낌이 아닐까 #RX100M3



전차길과 건물이 공존하는 골목길, 어색하지 않았다 #RX100M3



Spalentor #RX100M3


스팔렌토르(Spalentor)의 의미는 ‘Gate of Spalen’이며, 굳이 비교하자면 우리나라의 남대문, 동대문과 같이 과거 도시를 둘러싸고 있는 성벽의 입구 역할을 하는 곳이다. 

이 문은 그중 외벽에 있었던 게이트에 해당되며, 영문 위키피디아 설명에 따르면

‘one of the most beautiful gates of Switzerland.’
'스위스에서 가장 아름다운 게이트 중 하나'라고 기술되어 있을 정도

물론, 실제로 봤을 때는 ‘아....’ 정도의 느낌이었다.

하지만, 이날의 여정을 마치는 역할로써는 충분한 거점이었다.


Spalentor #iphoneX



다시 바젤 중앙역으로 돌아왔다. #RX100M3



Migros #RX100M3


바젤 역에서 캐리어를 되찾고, 수레스에게 소개받은 맥주 바에 가기 위해 취리히로 이동하기로 하였다. 원래의 일정은 이곳에서 바로 인터라켄을 가는 것이었는데, 그와 뮌헨에서 이야기하며  취리히의 그 바가 꼭 가고 싶어 졌기 때문이다.

그래서 바젤에서 지체 없이 취리히로 향하였다.

‘맥주를 마시러 가자’


Zurich Central #RX100M3


취리히 중앙역은 얼마 만에 와 보는 것일까? 손가락으로 햇수를 세어보니 꽤나 오래된 것 같다. 그것도 헝가리에 가기 위한 야간 열차를 타러 온 것 같은데 그것도 이미 15년 전이다.

왠지 모를 낯선 느낌이 다가오지만, 뭐 어때 

‘난 이 도시에 맥주 마시러 온 거다’


Zurich Central #RX100M3


The International Beer Bar는 중앙역에서 멀지 않았다. 큰 캐리어를 그냥 들고 가기로 했다.
날씨는 청명하여 걷기에 나쁘지 않았다.
그냥 Beer Bar 만 가기가 아쉬워서 였을까.

지나가는 길에 보이는 다리에서 애꿎은 셔터를 눌러보았다.


캐리어, 가방, 카메라 가방, 내 전 재산 #iphoneX



맥주 마시기 참 좋은 날이라는 생각을 한 것 같다. #iphoneX


Beer Bar의 오픈 시간인 4시 보다는 조금 일찍 도착할 것 같았다.
도착하니 직원들이 오픈 준비를 하고 있다. 매니저를 불러달라고 하고, 수레스의 소개를 받고 왔다고 하니 연락을 받았다며 오픈 시간까지 밖에서 좀 기다려 달라고 한다.

천천히 기다리면서 오픈 시간을 기다렸다.

기대가 되는 그런 순간이었다.


THE INTERNATIONAL BEER BAR @Zurich #iphoneX



기다리고 있으니, 오늘의 스페셜 맥주라며 맛보라고 주었다. 와우~ #iphoneX


오픈을 기다리면서 마신 맥주는 에피타이져를 먹은 느낌이었다. 

와인같이 생겼지만 맥주였고,
약 같은 맛이 날 것 같지만 맥주였으며,
주스 같지만 맥주였다.

이 바의 장점은 엄청난 종류의 수제 맥주를 마실 수 있다는 것과 센스 넘치는 캐나다 출신의 매니저가 있다는 것.
가히 맥주에 미친 직원들이 이곳의 분위기를 더욱 즐겁게 해주고 있었다.


혼자 왔으니 역시 내 자리는 카운터! #RX100M3



IPA from Lambrate #RX100M3



It’s empty #RX100M3


오픈 뒤 사람들이 점점 늘어나기 시작했다.
늘어나는 사람만큼이나 다양한 맥주가 보이기 시작했다. 그것을 보는 것도 또 하나의 재미였다.

그리고, 이곳의 계산은 좀 특이하다. 술을 마시는 테이블이나 카운터 별로 조그마한 블록 인형을 주고 그것에 마신 것들을 기록해 두는 방식이다.

나의 블록 인형과 놀며 한잔 두잔 마시기 시작했다.


밖에도 사람들이 몰려들기 시작했다 #RX100M3


혼자 마시다 보니 자연스럽게 매니저와도 대화를 하고 바를 찾은 이들과도 대화를 하게 되었다.
북유럽에서 취리히로 전날 이사 왔다고 하는 부부는 이런 바가 집 근처에 있어 참 좋다고 했다.

2시간여를 마시다 보니 어느덧 인터라켄으로 이동할 시간이 되었다.


취리히에 잘 정착하기를 바라며 #iphoneX


아침에 하이델베르크에서 시작된 여정은 바젤, 취리히를 지나 이제 인터라켄으로 가는 것만 남아 있었다.
취리히에서 인터라켄까지는 열차로 약 2시간, 내가 타고 가는 루트는 중간에 베른(Bern)역에서 기차를 갈아타야 했다.

잘 마셨노라고 매니저와 인사를 하고 The International Beer Bar를 나섰다. 다음 방문을 기약하며..
( 실제로 2019년에 또 갔다. )


이제 인터라켄으로 간다. #RX100M3



생각보다 얼굴이 달아오르지 않았다. #iphoneX


취리히에서 베른으로 가는 1시간 동안, 오늘 지나온 여정을 되돌아 보았다.
녹록지 않은 이동과 여정이었지만, 너무 즐거웠다.

여정에서 마시는 한잔의 힘이 이렇게 강하다.


스위스 첫날의 해도 슬슬 지고 있었다. #iphoneX



Bern Central #iphoneX


베른에 도착하니 다음 열차 시간까지 약 15분의 시간이 있었고, 거짓말같이 뱃속에서는 ‘꼬르륵’하는 소리가 나고 있었다.

근처의 슈퍼를 찾아보니 멀지 않은 곳에 있어 맥주와 간단한 안주거리를 사기로 했다.


내 손에 들린 것은 일용할 맥주와 일용할 살라미 #iphoneX



인터라켄(Interlaken)에 도착하면 어두 컴컴해질 것 같은 시간이다. @Bern #iphoneX


베른 중앙역으로 돌아와 다시 인터라켄으로 향하였다.
앞으로 1시간이면 2박 3일을 보낼 그곳에 도착한다.


인터라켄으로 향하는 열차 안 #iphoneX



어두워진 인터라켄 오스트(Interlaken Ost)역 앞. #iphoneX


어느새 저녁 8시를 넘어선 시간.
내가 예약한 숙소인 Jugendherberge Interlaken (Interlaken Youth Hostel)은 역 바로 옆이라 이동의 부담이 없었다.


Check IN #iphoneX


체크인을 하고 방으로 들어가니 6명이 잘 수 있는 2층 침대 3개가 나를 맞이했다. 하지만, 방안에는 어느 누구의 인기척도 없었는데 이대로면 혼자 오롯이 방을 차지할 것 같은 기분이었다.
이렇게 오늘 하루를 보상받는 것 같았다.

새벽같이 하이델베르크에서 출발한 버스를 타고 바젤로,
바젤에서 기차를 타고 취리히로,
취리히에서 베른 거쳐 열차를 갈아타고 인터라켄으로.

오늘 하루 참 오랫동안 이동을 했지만, 생각보다 피곤하지는 않았다.

이동하고, 걸었으며, 마시고, 먹고, 만났다.

‘굉장한 하루를 보냈다’라고 생각을 했다.

하지만, 오늘이 끝난 건 아니었다.
내 마음속의 잊지 못할 추억이 가득한 라우터브루넨(Lauterbrunnen)이 오늘의 마지막 여정지이다.

편한 복장으로 갈아입었고, 그곳으로 올라가는 오늘의 열차를 타러 다시 역으로 향했다.

오늘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2018년 휴먼의 유럽 여행 No.10
#2018유럽여행 #2018Europe #유럽여행 #휴먼의유럽여행 #humantravel #RX100M3 #iphoneX #Basel #바젤 #취리히 #Zurich #수제맥주 #맥주 #Beer #Bier #Switzerland #Swiss #Journey #Bern #베른 #인터라켄 #Interlaken #즐거움 #추억 #그리고 #기억


이날은 혼자 이 방을 차지했다 #iphoneX

:: PENTAX P50, 50mm 의 시선, 옥토버페스트 ::


맥주, 맥주 그리고 맥주.
뮌헨, 뮌헨 그리고 옥토버페스트.

가을의 뮌헨은 특별했다.
같이 했던 친구들이 있어서 특별했고,
그들과 함께 마신 맥주가 있어서 특별했으며,
그곳이 뮌헨이었기 때문에 더 특별했다.

나의 버킷리스트 ‘옥토버페스트 방문’ 그 특별한 하루의 기록

카메라 : Pentax P50
렌즈 : PHENIX F1.7 50mm
필름 : KODAK Color Plus ISO200 36롤


Eingang / Entrance / 입구


노란 재킷을 입고 있는 이들로 입구는 삼엄하게 보이지만, 실제로 이들은 방문객들을 따뜻하게 맞이해 주었다.
테러의 위험으로 큰 가방을 가지고 못 들어가게 했지만, 이내 곧 보관하는 장소를 안내해 주었다.

이들은 이들의 일을 하고 있는 것 뿐이었다.
하루 종일, 몇 날 며칠 수많은 사람들이 방문하는데도 이들은 이들의 일을 변함없이 하고 있었다.


맥주 필요하니? need more beer?


빅텐트의 안에서도 밖에서도 맥주를 찾는 이들이 몰려들고 있었다.
언제 어디서도 맥주를 찾는 이들을 찾을 수 있도록 서빙을 담당하는 분은 안테나를 들고 있는 것 같았다.

오늘은 몇 잔을 서빙할까?


PAULANER


MassBier(maß bier), 1리터의 맥주잔은 뮌헨에서는 흔하게 볼 수 있다.
‘이거 언제 다 마셔?’라고 생각하는 사이에 없어져 있는 마성의 잔.

이날만큼은 우리나라의 ‘오백’과 다르지 않은 잔이었다.


그분의 시간


깔끔하게 차려입은 어르신이 근처의 테이블에 자리를 잡았다.
자리에 앉은 뒤 손을 들고 주문을 한다. 그리고, 곧 이분의 앞에는 1리터의 맥주가 놓였다.
알 수 없는 표정으로 그곳에서 맥주를 마시고 1/3 정도를 양을 남긴 뒤 이곳을 떠났다.

아직도 그 모습이 잊혀지지 않는다.


이 구역 맥주 대장


우리 구역의 담당 웨이트리스는 시종일관 미소를 우리가 빅텐트에 있는 내내 잃지 않았다.
6잔 이상은 가볍게 들고 와서 ‘훗’ 하는 미소를 지으며 한잔씩 줬던 그녀의 포스.

그래 우리 구역의 맥주 대장은 그녀였다.


이 구역 맥주 대장


대장님은 이곳저곳에서 누군가가 맥주가 필요할 때 나타나 그들의 지갑을 열고 있었다.
그들은 무언가에 홀린 듯이 맥주를 주문하고 지갑을 열어 그녀에게 맥주를 부탁하였다.

얼마 뒤 그녀는 5잔의 MasBier(1리터)를 가져와 맥주가 필요한 이들에게 전달해주고 그녀를 부르는 다른 테이블로 순식간에 사라졌다.


Prost!


우리에게는 ‘건배’
영어권 이들에게는 ‘Cheers’
이곳을 온 독일인을 포함한 전 세계의 방문객에게는 ‘Prost’로 기억되는 곳.

나는 옥토버페스트의 현장에 있다.


Prost!


디지털로 바로 보여줄 수 있는 사진도 아닌데 ‘엄지 척’을 보여주는 둘.
아직 첫 잔을 마시고 있음에도 분위기에 흠뻑 취한 기분을 보여주는 둘.

사진만 봐도 그때의 신나는 미소가 기억이 나는 그 둘.


눈빛


의식을 했는지 안 했는지는 몰라도 분명 그녀는 맥주를 기다리고 있었을 것이다.
기대를 했는지 안 했는지는 몰라도 분명 그녀는 그곳 분위기를 충분히 즐겼을 것이다.

적어도 나에게는 그런 눈빛이 보였다.


찰칵


누군가의 모습을 담아주는 카메라를 든 소녀.
그 모습을 현상한 가격은 공짜는 아니었지만, 그 순간을 간직하려는 사람들은 기꺼이 지갑을 열었다.

그리고 그 순간을 구매하였다.


모자 파는 소녀


‘모자 사세요.’
당신의 흠뻑 취한 모습을 한껏 꾸며보세요.
당신의 패션을 레더호젠이 없어도 이 분위기에 맞춰서 꾸며보세요.

그리고, 브래드가 그 모자를 샀다. 그의 벌건 얼굴과 모자는 참 잘 어울렸다.


사랑스러운 커플, 매드와 레아


매트와 레아.
결혼을 앞두고 있었던 이 둘의 유쾌함에 더 즐거웠던 하루.
함께 이 하루를 즐겼기에 더 고마웠던 그런 하루.


수레스와 브래드


베를린에서 처음 만났을 때도,
그리고 이날도 이 둘과의 만남과 이야기는 시작하면 끝이 날줄을 몰랐다.

그리고 자연스레 웃음을 공유할 수 있었다.

big smile


웃음 바이러스는 옆으로 옆으로 퍼져나가 모두가 이 자리를 오래오래 기억할 수 있는 원동력을 만들어 주었다.
이 바이러스에 치료제는 없었다.


Ein Prosit


밴드가 텐트의 분위기를 더욱 고조시킬수록 사람들의 성량과 팔이 올라간다.
밴드가 건배 곡을 부를 때마다 웨이트리스들이 바빠졌다.

‘Ein Prosit’ 모두가 한마음 한뜻으로 외치는 그 말로 분위기가 후끈 달아올랐다.


PAULANER


텐트를 나오기 전 진한 아쉬움이 등 뒤에 남아 나를 붙잡고 있었다.
흥겨운 이들의 만들어내는 텐트 안의 다양한 소리가 나를 붙잡고 있었다.

옥토버페스트 행사장 안의 수많은 빅텐트 중에 파울러너를 선택한 건 아주 탁월했던 것 같다.


WILLKOMMEN ZUM, OKTOBERFEST


하루가 어떻게 지나갔는지도 모르게 시간이 지나갔다. 맥주 축제라고만 알려져 있지만, 사실 행사장 안에는 다양한 즐길거리가 있었다.

각자의 방법으로 옥토버페스트 현장을 즐기러 가는 길
그리고, 각자의 방법으로 옥토버페스트 현장을 즐기고 나오는 길.
그 길을 오가는 이들의 표정은 아주 다양했다.

‘맥주축제’의 대명사처럼 불리는 옥토버페스트.
말 그대로 10월의 축제인 이곳에서 버킷리스트의 한 줄을 지웠다.
그 한 줄을 좋은 사람들과 지웠다.

오래오래 남을만한 기억을 남긴 그런 하루였다.

‘여행은 만남입니다’


2018 휴먼의 배낭여행 50mm의 시선 No. 8
#2018유럽여행 #2018Europe #humantravel #필카꿈나무 #PENTAXP50 #50mm #PHENIX #F1.7 #펜탁스 #KODAK #코닥 #ISO200 #필름사진 #필카 #필름카메라 #뮌헨 #Munich #München #옥토버페스트 #Oktoberfest #맥주 #Beer #Bier #파울러너 #Paulaner #빅텐트 #BigTent #EinProsit #버킷리스트 #Bucketlist


Oktoberfest 가 벌어지는 그곳 Theresienwiese 역의 이른 아침 모습 #RX100M3


:: 2018 옥토버페스트(Oktoberfest) ::


뮌헨에서는 언제나 즐거운 추억만이 가득했다. 배낭여행으로 왔을 때도, 인솔자로 왔을 때도 여러 사건 사고들도 끊이지 않았지만 여정의 끝을 언제나 마리엔 광장에 있는 ‘호프브로이 하우스’에서 끝내며 여행의 기분을 만끽했었다.

이 전까지 4번의 여름과 1번의 겨울에 이 도시에 방문했었지만, ‘가을의 뮌헨’, ‘옥토버페스트의 뮌헨’은 한 번도 온적이 없었다. 

그리고 6번째의 방문만에 뮌헨의 가을에 옥토버페스트의 중심자인 테레지엔비제(Theresienwiese)에 방문할 수 있었다.



Eingang & Ausgang #RX100M3


입구에 자신 있게 들어가려던 찰나 짐을 검사하는 이들이 내 길을 가로막는다. 

‘너 들고 있는 큰 가방 안돼’

옥토버페스트의 행사장에 들어가기 위해서는 안전상의 이유로 일정 사이즈 이상의 가방을 가지고 들어가는 것은 불가능했던 것, 충분히 작은 백팩을 가지고 왔다고 생각했지만 시큐리티는 두고 오거나 근처에 맡기고 오라고 이야기한다. 그리고 입구 주변을 찾아보니 그런 곳이 있다.

‘가방을 맡아준다!!’

물론 돈을 받고...



짐을 맡아주는 사설 보관소 #RX100M3

행사장 밖에 있는 한 보관소에 짐을 맡기는 가격은 크게 비싸지 않았다.
작은 가방 4유로, 큰 가방 6유로..

다시 아까의 입구로 가서 씩 웃어 보이고, 다시 씩 웃어 보이는 시큐리티의 웃음을 되돌려 받았다.

그리고 당당하게 행사장으로 들어갔다.

이제 행사장으로 들어왔다. 간편한 차림의 이들이 이미 들어와 있었다. #iphoneX


이른 오전 시간에 가서 그런지 아직은 사람들이 적다(???) #iphoneX



오늘 마실 곳으로 점찍어둔 곳 ‘PAULANER BIG TENT!!!’ #iphoneX


이 날은 베를린에서 만났던 일행들과 재회하여 이 축제를 즐기기로 하였다. 그들이 오기 전 이 축제의 장을 한 것 느끼고 싶었다.
우선 가기로 한 파울러너(PAULANER) 텐트의 자리를 확인하고, 이곳을 방문한 이들의 면면을 눈동자를 굴리며 살펴보았다.

우선 가장 눈에 뜨이는 것은 복장.

옥토버페스트의 복장은 남성용/여성용 모두 특징이 있었다. 남성용은 레더호젠(Lederhosen)이라고 불리는 가죽바지에 셔츠 그리고 양말과 신발을 매칭 한 것이 특징이었다. 레더호젠은 독일의 바이에른(Bayern), 오스트리아, 스위스 지역 중 알프스와 인접한 곳에서 많이 입는 옷이라고 한다. 가죽 소재에 세척이 용이하고 작업하기 편한 옷이라 옛날에 많이 입었다고 하는데 옥토버페스트에서 편하게 술을 마시는 남자들을 위한 재격인 옷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여성용은 디른들(Dirndl)이라고 하며, 독일의 남부지방에는 우리나라 한복처럼 의례 가지고 있는 옷이라고 한다. 쓰리피스 구성으로, 흰색의 블라우스와 그 위를 조여매는 원피스 그리고 원피스를 두르는 앞치마로 구성되어 있다. 앞치마의 매듭에 따라 싱글인지 아닌지 알 수 있다고 하는데 매듭이 왼쪽에 있으면 싱글, 오른쪽에 있으면 사귀는 사람이 있거나 약혼 또는 결혼을 한 사람이라는 것을 의미한다고 한다

사실 이곳을 방문했을 때는 거기까지는 모르고 돌아다녔는데, 여정을 다녀온 뒤 글을 쓰기 위해 정리했을 때 옥토버페스트에 딱 맞는 복장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뢰벤브로이(LöwenBräu) 텐트 앞, 각자의 복장으로 방문한 수많은 사람들, 각자 목표로 한 텐트가 있는 것 같다.  #iphoneX



브로이로슬(Bräurosl) 텐트 앞, 점점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었다. #RX100M3



쇼텐하멜(Schottenhamel) 텐트 앞, 이곳이고 저곳이고 들어가고 싶은 텐트뿐이었다. #RX100M3


옥토버페스트(Oktoberfest)에서 맥주를 마시게 되는 빅텐트(Big Tent)는 수많은 방문객을 맞이하기 위해 정말 큰 사이즈로 만들어진 임시 건축물이지만, 너무나 많은 방문객에 큰 사이즈의 빈자리를 걱정하지 않아도 될 정도이다. 보통 한국 관광객들은 사전에 인원을 모아서 예약을 하고 가지만, 나의 경우는 아침 일찍 가서 빈자리를 앉아서 마시는 것으로 결정을 했고 마침 베를린에서 만났던 친구들과 함께 그 빈자리를 함께 찾기로 했기 때문에 크게 걱정하지 않았다.

텐트의 인기도에 따라 다르지만, 보통 일정 시간이 지나면 모든 텐트가 빈자리를 찾아보기 힘들 정도로 붐비는 것을 기본으로 생각하면 될 것 같다. 한국에서 인원을 모으기 힘들다면, 아침 이른 시간에 방문하여 비어 있고 예약도 없는 자리를 차지하고 즐거운 시간을 보내는 것도 한 방법인 것 같다. 


슬슬 친구들이 올 시간이 되었다. #iphoneX


이 날 맥주를 같이 마시기로 한 일행은 베를린에서 다니엘의 소개로 만났던 수레스와 브래드, 그리고 브래드의 친구인 레아와 매트까지 총 4명이었다. 캐나다에서 여행으로 온 브래드, 레아, 매트는 베를린에서 뮌헨으로 넘어오는 일정이 있었는데 마침 나와 일정이 겹쳐서 함께 합류하게 된 것. 거기에 수레스까지 합류하니 맥주를 좋아하는 대 인원이 함께 뭉치게 되었다.

파울러너 텐트에서 말이다.


아직은 한산(?)했다. #iphoneX



발동을 거는 사람들 투성이 #iphoneX



밴드가 자리를 잡고, 사람들도 자기 자리를 잡는 옥토버페스트의 아침(?) #iphoneX


일단 메뉴를 보니, 1리터 맥주인 Massbier 가 11.5유로 우리나라 돈으로 15000원 정도 하는 가격이었다. 사람들은 개의치 않고 1리터짜리를 시킨다. 거기에 안주로는 닭과 돼지고기 등으로 구성된 메뉴가 대부분이다. 사실 이 곳에서 안주의 맛은 큰 의미가 없다.

텐트 안의 사람들이 점점 늘어나고 그들의 테이블에 맥주가 쌓이고 비워지고 그리고 다시 채워지고를 반복해서 보니 술고래들이 모여있는 곳에 온 기분이다.

물론 우리도 다르지 않았다.


우리도 가볍게 맥주를 주문했다. 아주 가볍게 #iphoneX



짠~~~ Cheers~~~ & Prost!! #iphoneX


텐트 한켠의 한산한 파울러너 내의 한 테이블에서 우리의 축제를 시작하였다. 우리 주위에 간간히 아침 맥주를 먼저 즐기는 사람들이 있었지만, 이내 곧 많은 사람들이 주위를 차지하기 시작했다. 다행히 모두 맥주를 좋아하기에 마시는 족족 지나가는 서빙 담당자를 불러서 바로바로 맥주를 주문하였다.

이들은 1리터의 MassBier 를 한손에 5~6개씩 가볍게 들고 맥주를 갈망하는 이들에게 배달(?)해준다.

옥토버페스트에서 맥주 서빙을 하는 이들은 먼저 테이블에서 주문을 받아 텐트 내 맥주를 공급해 주는 곳에 가서 9~10% 정도 싼 가격에 사서 메뉴에 적힌 가격으로 주문자에게 돈을 받는 방법으로 돈을 번다고 한다. 1리터 맥주 한잔에 약 1유로가 남는 것이다. 그리고 보통 5~10% 정도의 팁을 별도로 받는다. 잔돈을 덜 거슬러 주거나 맥주에 거하게 취한 이들이 덜 받거나 그런 방식(?)인 것 같다.

이래저래 재미난 곳이다.


수레스, 브래드, 매트 그리고 레아 이날 함께 텐트를 즐긴 이들이다. #RX100M3



한잔 두 잔 하다 보니 주위에 사람들이 점점 자기의 자리를 찾고 있었다. #RX100M3


맥주를 마시다 보면 가장 중요한 순간이 있다. 바로 ‘화장실’

각 텐트에는 꽤나 큰 화장실이 배치가 되어 있었다. 유럽의 식당에서 화장실을 이용할 때 화장실 앞에 청소하는 사람이 있다면, 보통 팁을 놓고 나오는게 관례인데 이곳에서는 볼 수 없었다. 볼 수 없었던 것인지, 있는데 안 보였던 것 인지는 몰라도 이날은 보지는 못하였다.


확실한 것은 꽤 많은 이들이 화장실을 오간다는 것. 그 오가는 순간에도 사람들은 줄줄이 들어온다는 것.

생각해보니 혼자 왔으면 화장실 문제 때문이라도 오래 못 있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맞아. 한두잔 마실 거 아니잖아?’


안주를 서빙하기 위해 주문한 것들을 기다리고 있는 서빙 담당자들 #iphoneX



GUT, BESSER, PAULANER 영어로 번역하면 Good, Better, PAULANER 이다 #iphoneX



이게 몇 잔째였더라 #iphoneX


시계를 보니 훌쩍 점심시간이 지나있었다. 아직 우리가 마실 맥주는 많이 남아있었다.
맥주를 마시며 동행한 친구들의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수레스는 수제 맥주 가게를 운영하기에 맥주와 땔래야 떌 수 없는 이였다. 처음 만난 것도 베를린의 다니엘이 일하는 수제 맥주 가게에서 만났었으니 말이다. 맥주에 대한 이야기를 하며 더욱 가까워지는 것 같았다. 그리고 이후  스위스 쪽으로 여행 일정이 있다고 하니, 그가 취리히에서 따로 운영하고 있는 맥주 가게를 소개해 주었다. 

그리고 나는 며칠 뒤 인터라켄으로 이동하기 전에 수레스가 소개 해준 취리히의 수제 맥주집에 방문할 일정을 새로 만들었다.


수레스와는 앞으로도 맥주와 관련된 이야기를 많이 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iphoneX


브래드는 캐나다 밴쿠버에서 일을 하는데 이번에 다른 친구들과 유럽여행을 왔다고 한다. 꽤 긴 여정으로 유럽에 왔기에 이 날 이후로 그의 페이스북을 통해 여러 나라의 다양한 여정지에 대한 소식을 접할 수 있었다. 캐나다를 너무나 사랑하는 브래드의 이야기를 하나하나 들으면 나 까지도 내 나라에 대한 사랑이 더 넘치게 되는 것 같았다.

미국인들과 비슷하면서도 왠지 다른 캐네디언들의 촌철살인적인 이야기들.
그와의 이야기는 즐거웠다.


벤쿠버에 가면 맥주 한잔~ #iphoneX


레아와 매트는 결혼을 앞두고 있는 이들로 브래드와 같이 여행을 다니는 커플이었다. 유쾌한 레아와 매트로 인해 이 날 술자리 내내 웃음이 떠나질 않았다. 

연신 밴쿠버로 놀라오라는 이들의 권유. 꼭 캐나다를 다시 방문하겠다고 다짐하였다.


마셔 마셔 더 마셔~~ #iphoneX



웃음이 떠나지 않는 자리였다. #iphoneX


분위기는 점점 고조되어 밴드가 슬슬 빅텐트의 사람들을 움직이는 지경에 이르렀다.

밴드는 옥토버페스트 빅텐트에서 주로 부르는 여러 음악을 다루지만 역시 대표적인 음악은 ‘Ein Prosit’이다. 대표적인 건배 노래로 이 노래가 빅텐트 안에 울려 퍼지면 모두가 잔을 위로 올리고, 어떤 이들은 테이블 위로 올라가기도 한다.

모두가 ‘Ein Prosit ~ Ein Prosit’(아인 프로~~짓, 아인 프로~~~짓)이라고 함께 떼창을 한 뒤에 ‘ 예~~~~~~’라는 감탄사와 함께 들고 있는 한잔을 비우는 그 순간.

서빙 담당자는 바빠지고, 맥주가 부족한 이들의 함성이 여기저기에서 쏟아져 나온다.


서빙 담당자만 있는 것이 아니다. 모자도 팔고, 과자도 판다 #iphoneX



브래드는 결국 모자를 샀다. #iphoneX



그리고 우리는 맥주를 또 주문했었더랬지 #iphoneX


시간은 빠르게 지나갔다. 오전에 시작한 술자리는 오후 2시를 넘어가고 있었다.

오전은 그 조용한 분위기를 우리끼리 즐겼다고 한다면,
오후는 주위가 꽉 들어찬 시끄러운 분위기를 우리가 즐기고 있었다.

옥토버페스트의 빅텐트에서는 그렇게 즐기는 것 같다.

맥주를 즐기고,
음악을 즐기고,
사람들을 즐기고,
무엇보다도 이 분위기를 즐기는 것.

‘오길 참 잘했다.’라고 느끼는 순간이었다.


미국에서 왔다는 옆 테이블 여행객과 건배를 했다. #iphoneX



옆 테이블 독일인과 함께 즐겼다. #RX100M3



레아도 다른 테이블의 일행과 한잔을 즐기고 있었다. #iphoneX



수레스도 다른 이들과 함께 즐겼다. #iphoneX


옆 테이블의 이들이 바뀔 때마다.

이 곳을 즐기고 있다는 생각은 떠나가질 않았다. 이런 곳을 혼자가 아니라 이곳을 즐길 수 있는 친구들과 왔다는 것은 참으로 복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사람들이 점점 들어차니 이곳은 하나의 용광로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런 용광로를 맥주로 식히며, 이들의 축제를 즐겼다. 여정 중에 가장 즐거운 순간이었다.


저마다의 방법으로 이 용광로를 즐기는 이들 이곳이 옥토버페스트 빅텐트이다 #iphoneX



빅텐트의 하루도 그렇게 지나가고 있었다. #iphoneX



PAULANER #iphoneX


시간은 흐르고 흘러 어느덧 오후 5시 정도가 되었지만 캐나다 출신의 맥주 괴물들은 끝낼 기미를 보여주지 않았다. 나는 오늘 저녁 기차로 하이델베르크(Heidelberg)로 이동해야 했기에, 이들과 작별인사를 하고 오랜 시간 정을 붙인 이 빅텐트에서 자리를 비워주었다.

수레스, 브래드와 인사를 하고 마중을 같이 나와준 레아와 매트와 함께 행사장 밖으로 이동하였다. 오후 5시가 되니 더 몰리는 사람들, 이 저녁은 또 어떠한 일들이 이곳에서 벌어질까.

하루를 몇 처럼 즐기고 이곳을 떠나기에 더할 나위 없이 속이 시원했다. 그리고 마음속에서 즐거움이 떠나질 않는다.

오전에 맡겨둔 가방을 찾고, 훗날 캐나다에 꼭 방문하리라 약속을 하고 레아와 매트와 헤어졌다.

‘Good bye & See you later~’


여전히 밝은 오후 5시경 사람들은 여전히 몰려들고 있었다. #iphoneX



이제야 입장하는 이들, 이들의 하루는 언제 끝날까?? #iphoneX


5개의 MassBier를 6~7시간에 걸쳐서 마셨기 때문에 술에 크게 취했다는 느낌은 받지 못했다. 하지만, 여행지에서 짐을 찾고 이동을 하는 날이기 때문에 신경을 곤두세우고 이동할 수밖에 없었다. 호텔에 돌아가서 캐리어와 큰 짐을 찾고 다시 뮌헨 중앙역으로 이동.

나는 다음 여행지를 준비하고 있었다.


U-Bahn 을 타고 Leuchtenbergring역으로 #iphoneX



해가 어스름하게 지고 있다. 기나긴 오늘 하루가 끝나간다. #iphoneX



기차에서 먹을 음식과 맥주를 샀다. 오늘 하루는 아직 남았기에 #iphoneZ


빅텐트에서 맥주를 많이 마셨지만, 저녁시간이 되니 배에서 음식을 달라고 한다. 뮌헨 중앙역 지하의 슈퍼에서 좋은 냄새가 나는 훈제 닭과 맥주를 샀다. 

맥주는 이곳 뮌헨에서 멈출 수 없는 생수 같은 것이었다.
적어도 이날 나에겐 그랬다.


Munich Central Station, München Hofbahnhof, 뮌헨 중앙역. 7:30PM #RX100M3



타고 갈 열차가 도착하였다. ‘Wiedersehen München’ #iphoneX


Bucket List, ‘내 인생에 죽기 전에 하고 싶은 것’들 중에 있었던 그것.
상상하던 것 이상으로 즐거운 시간을 보냈던 이 날.

뮌헨에서는 마리엔 광장(Marienplatz)의 추억이 대부분인 나에게 이 날의 강열한 기억은 오래오래 남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그 강열하고 즐거운 기억은 혼자 만든 것이 아니라, 이날을 함께한 이들이 있었기에 가능했다는 것을 감사하게 생각하며 하이델베르크로 향하는 열차에 몸을 실었다.

여정의 딱 중간 지점이었던 뮌헨에서의 추억을 안주삼아 슈퍼에서 산 맥주를 마시며 다음 여행지로 이동하였다.
귓가에 울리는 ‘Ein Prosit’의 음정을 기억하며 말이다.

‘Ein Prosit ~ Ein Prosit ~’

2018년 휴먼의 유럽 여행 No.8
#2018유럽여행 #2018Europe #유럽여행 #휴먼의유럽여행 #humantravel #RX100M3 #iphoneX #뮌헨 #Munich #München #옥토버페스트 #Oktoberfest #파울러너 #Paulaner #빅텐트 #BigTent #Germany #독일 #맥주 #Bier #Beer #EinProsit #친구 #즐거움 #추억 #그리고 #기억


한 칸을 혼자 전세 내서 맥주를 마시는 기분이란, 겪어보지 않으면 모른다 #iphoneX

:: PENTAX P50, 50mm 의 시선, 뮌헨으로 ::


아침 이른 시간부터 시작하는 하루가 연이틀 계속되고 있었다. 
해가 떠오르기 전에 숙소를 떠나는 것이 조금은 피곤했지만, 가을 뮌헨으로 향하는 기분은 아주 좋았다.

아침 해, 커피, 기차 그리고 맥주까지. 

필름 카메라의 렌즈로 들어오는 광경은 그런 것이었다.

카메라 : Pentax P50 
렌즈 : PHENIX F1.7 50mm
필름 : KODAK Color Plus ISO200 36롤



새벽을 걷다


숙소에서 베를린 중앙역까지는 그리 멀지는 않았지만,
새벽이 가져다주는 피로감의 무게가 조금은 느껴지는 그런 아침이었다.

하지만, 이내 곧 '다음 여행지에 대한 기대' 라는 것이 다가와 발걸음을 가볍게 해 주었다.



베를린 중앙역 6:57 am


가을로 접어들었지만 아직 베를린의 해는 참 길었다.
베를린 중앙역 앞에는 여행자같이 보이는 사람은 물론, 동네 사람들, 이민자로 보이는 사람들 

그리고 월요일을 맞이하는 사람들까지 다양한 사람들이 자신들의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EINSTEIN CAFE 7:05 am


아침은 이들과 비슷한 방법으로 보내고 싶었다.
역 안에서 찾은 카페에서 커피 한잔을 시키고, 전날의 기록을 수첩에 기록하기 시작하였다.
월요일이라서 그런지 많은 직장인이 테이크아웃을 해가는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그 와중에 BERLIN이 아래 적혀있는 시계도 이 아침이 흘러감을 알게 해 주었다.



각자의 목적지로 향하는 사람들 by ICE ( Inter City Express )


열차가 플랫폼으로 들어와 승객들을 기다리고 있었다.
몇 개월 전에 예약을 해 두었기에 ‘이 자리겠구나’라고 상상만 하던 좌석에 착석을 하고, 
목적지인 뮌헨으로 향하였다.



뮌헨 시청자 앞 그리고 사람들


뮌헨은 유럽의 여러 도시 중에서도 여러 번 방문했던 도시이기에, 시청 앞 광경이 낯설지는 않았다.
하지만 나 또한 이들과 크게 다르지 않은 여행자.

카메라를 들고, 주위를 살펴보며, ‘내가 이곳에 있구나’라고 생각하였다.



꽃가게 @마리엔 광장 


마리엔 광장은 유명한 관광지이기도 하면서, 현지인들이 많이 찾는 중심가이다.
가을을 꽃과 함께하려는 이들이 발걸음을 멈추고 형형색색의 꽃들과 만나고 있었다.



Schneider Weisse



Schneider Weisse 


어느 곳이나 사람이 많았지만, Bräuhaus (Brewery)라는  단어가 강렬하게 들어오는 Schneider Weisse 식당을 발견하여 들어갔다.
그곳에는 맥주가 있었고, 안주가 있었으며, 사람이 있었다.

나는 마냥 즐거웠다. 자유를 만끽하는 그런 느낌이었다.



뮌헨의 U-Bahn


중심가에서 조금 벗어나고 싶은 생각이 들었다.
U-Bahn 을 타고 몇 정거장 위로 올라가 보았다.

생긴 것과 말이 조금 다를 뿐이지, 내가 수도권에서 이용하는 그것과 큰 차이는 없었다.



평화로운 영국 정원


어둠이 깔려오기 바로 전의 시간.
여름에는 많은 사람이 나와서 일광욕을 즐기는 그곳, 영국 정원을 둘러보았다.
북적한 중심가를 벗어나 공원을 천천히 걸으니 나와 비슷한 걸음을 걷는 오리들까지 눈에 들어왔다.



그들의 동네


걷다 보니 그들의 생활이 좀 더 눈에 들어왔다.
어디를 가든 맥주 로고가 있었고, 어디를 가든 맥주와 함께 할 수 있는 식사가 있었다.
그리고 음식을 기다리는지 동행을 기다리는지 알 수 없는 어르신도 있었다.



Trumpf oder Kritisch


하루를 마무리하려는 이들이 가득 모인 이곳.
월요일인지 금요일인지 알 수 없는 분위기.

분명한 건 이곳에서 마신 맥주는 맛있었고, 이곳에서 나눈 대화는 즐거웠다는 것.



플랫폼


늦어진 시간만큼이나 줄어든 사람들,
다음 날 아침이 되면 다시 이 동네의 사람들로 북적이게 되겠지.
문득 자정이 가까워진 2호선 사당역의 4호선에 내려가는 그 공간이 떠올랐던 그곳.



호프브로이하우스


여전히 시끌벅적하고,
여전히 많은 맥주잔이 눈에 들어왔으며,
여전히 밤을 잊은 이곳.

비단 한잔을 더 하고 가진 않았지만, 이곳에서 만들었던 지난날의 추억이 주마등처럼 지나갔다.

뮌헨은 배낭여행뿐 아니라 패키지여행으로도 여러 번 방문한 도시로 2006년에 방문한 이래로 다시 온 곳이었다.
방문한 횟수만큼이나 남기고 싶은 기억도, 잊고 싶은 기억도 있는 곳.

그런데도 그날의 장면들이 하나하나 지나가는 건 좋은 기억이 더 남은 도시였기 때문이 아닐까.
그래서인지 여유를 가지고 그 기억을 하나하나 더듬은 이 날의 하루는 잊지 못할 것 같다.

‘여행은 만남입니다.’

2018 휴먼의 배낭여행 50mm의 시선 No. 6
#2018유럽여행 #2018Europe #humantravel #필카꿈나무 #PENTAXP50 #50mm #PHENIX #F1.7 #펜탁스 #KODAK #코닥 #ISO200 #필름사진 #필카 #필름카메라 #베를린 #뮌헨 #Berlin #Munich #ICE #맥주 #Beer #Bier #뜻밖의추억팔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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